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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당신은 <어셈블리>를 봐야한다, 아니 보게 될 것이다. 현재의 정치 상황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드라마가 등장했다. ‘국회’라는 단어로 풀어서 쓸 수 있는 라는 드라마다. 이 글의 제목이 다소 강하다고 생각이 드는가? 하지만 를 한 회라도 제대로 본 사람이라면 이미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것이고, 아직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글을 읽고 한 번쯤 드라마를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제작 발표회를 통해 보도 자료가 나간 시점부터 나는 이 드라마에 대한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 두 가지 때문이었는데, 하나는 드라마를 집필하는 작가였고, 또 다른 하나는 처음으로 드라마에 뛰어든 배우였다. 극본을 담당하는 이는 잘 알려진 대로 KBS 을 집필했던 정현민 작가다. 전작을 통해 이미 자신의 능력을 만천하에 드러냈고, 사람들은 그가 긴 호흡으로 풀어낸 드라마.. 더보기
<너를 사랑한 시간> 꿈의 '남사친' 이진욱의 매력만을 더욱 부각시키는 드라마 누군가 ‘이 구역의 강자는 나야!’ 라는 말을 에서 한다면, 그 역할은 당연히 이진욱의 몫이 될 것이다. 여전히 시청률 저하로 허덕이고 있지만, 그것 외에도 평가할 지표가 많은 요즘이다. 그래서인지 이 드라마는 신선함과 완성도를 포기하고 이진욱 부각시키기에 주력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글에도 이진욱과 하지원의 연기에 주목하는 글을 썼지만, 5,6회를 보고난 후에도 결국 내게 남는 잔상은 이진욱이 보여준 멋진 행동들과 스타일, 그리고 연기였다. 제작진의 작전은 나름 성공하고 있다. 남자인 내가 봐도 이진욱은 멋있고 자연스러우니까. 연애 드라마에서 연기자들이 특히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을 꼽자면, ‘자연스러움’일 것이다. 실제 연애에서 남녀가 사랑을 논한 것이 이후에 이불킥할만한 상황이 된다 하더라도, 연기.. 더보기
<너를 사랑한 시간> 너무나도 섬세한 우리의 현실을 드라마가 보여주려면 요새 단어로 ‘심쿵’하게 만드는 남자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로맨스 드라마의 선두주자, 이진욱이다. 드라마의 시청률은 저조하지만, 여심을 흔들려고 작정하고 쓴 대본을 구현하는 그의 연기는 일품이다. 많은 사람들이 멜로드라마의 진부함을 지적하고 있지만, 이진욱과 하지원이 보여주는 연기에 대해서는 그래도 박수를 보내고 있다. 드라마는 진부하다. 순진하지만 당차고 매력이 넘치는 여자가 꼭 사랑 앞에서 데이고 힘들어한다. 그런 그녀를 지켜보는 17년지기 남자는 정말 누가 봐도 반할만한 멋진 남자다. 하지만 그는 17년지기 여자를 짝사랑한다. 둘의 감성은 이미 통했으나 이성의 끈을 붙잡고 겨우 아닌 척 친구로 지내고 있다. 이 진부한 이야기를 살리기 위해 드라마는 디테일로 승부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4회 동안 에.. 더보기
<너를 사랑한 시간>, 지상파 버전의 <로맨스가 필요해2>가 될까? 로코의 선두주자들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 분명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로는 참패를 했다. 이틀 연속 6퍼센트 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경쟁작인 , 이 모두 10퍼센트 이상을 얻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상대 드라마가 중장년층을 공략했기에 고정 시청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한 탓이다. 드라마의 초반부는 대놓고 발랄한 사랑 드라마임을 밝혔다. 아예 그런 방향일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일까, 생각보다 산뜻했다. 두 주연의 연기도 무난했고(나이는 완전히 속일 수 없었으나), 내용의 흐름도 이해하기 쉬웠다. 자타공인 연출인 조수원 피디 덕에 진행도 깔끔했고, 크게 걸릴 것이 없었다. 항상 그렇듯, 너무 무난하면 인상에 남는 것이 별로 없다. 오히려 내 기억에 남은 것은 모든 성공한 멜로드라.. 더보기
PD지망생이 본 <프로듀사>, 이건 모독이다. 5월 둘째 주 콘텐츠 파워 지수 1위란다. 그리고 뉴스 구독과 SNS 언급횟수에서 1위를 차지해 화제성을 입증했다고 KBS 뉴스는 말했다. 자화자찬이다. 화제가 된 것은 맞다. 하지만 그리 좋은 화제는 아닌 것 같다. 표민수PD 체제로 바꾸면서 드라마의 형태를 갖춰가려했지만, 나는 4회까지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푹 숙일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내가 PD지망생이라서 이 드라마에 심한 잣대를 들이밀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나의 잣대가 무리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잣대인지 하나씩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너무나도 먼, 별에서 온 그대가 사는 세상? 화제작 , 이 만났다고 해도 무방하다. 화려함과 위트로 무장했던 ‘별그대’, 감성과 극적 요소의 힘을 보여준 ‘그사세’, 이 .. 더보기
<앵그리맘> 현실을 정확히 은유한 신인 작가에게 박수를 나는 드라마가 현실을 반영해야한다는 현실주의자다. 지난 몇 개월간 드라마 리뷰를 하면서 꾸준히 이 지론을 지켜왔다. 장르가 판타지고, 사극이더라도 그 안에 담긴 메시지만큼은 현실과 맞닿아있어야 진가가 드러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나는 드라마나 문학을 전공하지 않았고, 이론적으로 잘 알지 못한다. 화려한 이론의 잣대를 대보고 싶지만, 나는 그저 드라마의 작가가 대본을 집필할 때 숨겨둔 마음을 드라마를 보며 발견할 뿐이다. 14회가 방영된 지 이틀이나 지났지만, 이 드라마가 보여주고, 고발하고, 비유한 진실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드라마를 보면서, 좀 청승맞게 울었다. 최근의(아직도 최근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고, 떠올리지 않았다 하더라도 슬펐다. 이 일을 구체적인 단.. 더보기
<앵그리맘> 13회에서 주목할 만한 두 가지 요즘 마블사의 어벤져스 시리즈가 화제다. 모든 난관을 뚫고 지구를 지키기 위해 온 몸 바쳐 헌신하는 히어로들의 모습을 보다보면 고개가 저절로 숙여질 정도다. 지난 주말에 그 영화를 보고 나서 오랜만에 을 챙겨보니 인물들이 자신들의 뭔가를 지키기 위해서 애쓰는 모습에 이상하게도 히어로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1. ‘조방울파’는 교육계의 어벤져스가 될 수 있을까. 처음엔 딸을 지키기 위해 혼자서 학교에 뛰어든 조강자(a.k.a 조방울)은 학생들과 동고동락하고 몇 번씩 생사의 위기를 넘나들면서 자신의 세력을 키워갔다. 그리고 ‘조방울파’가 생겼다. 특이하게도 이 계파에 소속된 사람들은 서로 자신이 조방울파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하는 행동을 보면 꼭 조방울파다. 13회에서 그런 장면들이 유독 많이 등장했다... 더보기
<초인시대> 3회, 유병재가 젊은이를 대변하는 아이콘이 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전형 통과 소식이 속속들이 들려오는 늦봄이다. 동시에 졸업사진을 찍는 초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3회는 현실의 시계에 맞춘 듯, 병재의 친구 창환과 지은이 졸업사진을 찍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우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EP5의 제목도 . 의미심장하다. 학사모를 쓰고 우는 학생들을 보고 어린 아이가 엄마에게 질문한다. 저 형과 누나들은 왜 울고 있냐고. 엄마는 진실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이런 설명을 해준다. 오랫동안 함께 해 온 친구들과 헤어질 생각을 하니 슬퍼서란다. 중고등학교 졸업식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을 보자니 또 그곳에서도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이어지는 다음 장면. 예상했듯 이들은 헤어지는 게 슬퍼서 울지 않았다. 졸업유예제도가 없어지면서 취업을 못한 채 세상으로 .. 더보기
<초인시대> 2회, 삼포(三抛)세대를 위해 삼무(三無)남이 떴다. 드디어 완성되었다. 세 사람의 ‘없음’이 채워졌다는 말이다. ‘없음’이 완성된다는 이 철학적이고도 역설적인 말은 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30분짜리 에피소드 3,4회가 묶여서 방영된 2회는 지난주의 기대를 잇겠다는 듯 쉴 새 없이 웃기고, 젊은이들에게 쓰디 쓴 메시지를 던졌다. 먼저 연애, 취직,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에 대응하는 ‘삼무’에 대해서부터 얘기해보자. 쓸모없는 남자, 유병재와 능력없는 남자, 김창환은 스물다섯까지 동정인 남자들이다. 그 둘은 초능력을 얻게 되었고 첫 회에서 만나 서로 의기투합하며 지내는 관계가 되었다. 하지만 지구의 멸망이라는 엄청난 위기를 막기 위해 두 명의 초능력만으로는 부족했으니, 이들은 한 사람의 동정남이 더 필요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지난 회에서 병재가 좋아하는 .. 더보기
<앵그리맘> 9회, 강자 씨, 이제 저희 손도 시원하게 따주세요. 요즘 우리가 사는 현실은 항상 그래왔지만 더욱 만만치 않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이라는 계속 기억해야 하는 시간을 지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어느 고인이 밝힌 리스트 때문에 시끄럽다. 젊은이들은 여전히 취업 준비에 헉헉대고 있으며, 어른들은 혀만 차고 있다. 무엇하나 우리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는 것이 없는 것만 같다. 이 탄탄한 전개를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지 못하는 건, 위의 문단에서 말했던 모든 사실들이 이 드라마에 담겨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몇몇 시청자들은 이 너무나도 현실을 가혹하게 드러내서 불편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정확한 지적이다. 딸을 지키기 위해 학교에 뛰어든 화난 엄마가 발견하는 진실들은 어둡고 슬프기 그지없다. 그녀의 작지만 당찬 노력은 번번이 권력과 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