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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단어로 ‘심쿵’하게 만드는 남자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로맨스 드라마의 선두주자, 이진욱이다. 드라마의 시청률은 저조하지만, 여심을 흔들려고 작정하고 쓴 대본을 구현하는 그의 연기는 일품이다. 많은 사람들이 멜로드라마의 진부함을 지적하고 있지만, 이진욱과 하지원이 보여주는 연기에 대해서는 그래도 박수를 보내고 있다.

드라마는 진부하다. 순진하지만 당차고 매력이 넘치는 여자가 꼭 사랑 앞에서 데이고 힘들어한다. 그런 그녀를 지켜보는 17년지기 남자는 정말 누가 봐도 반할만한 멋진 남자다. 하지만 그는 17년지기 여자를 짝사랑한다. 둘의 감성은 이미 통했으나 이성의 끈을 붙잡고 겨우 아닌 척 친구로 지내고 있다. 이 진부한 이야기를 살리기 위해 드라마는 디테일로 승부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4회 동안 <너를 사랑한 시간>에서 파생된 기사는 주로 이진욱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원의 머리칼을 쓰다듬는 이진욱의 부드러운 손길, 취향저격이라는 표현으로 설명되는 그의 올바른 남자사람친구 패션, 그가 보여준 매너, 또 하지원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길까지. 아마 그가 보여준 매력 모음집으로 글을 써도 충분히 한 편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드라마는 내용보다 장면마다 나타난 디테일로 화제를 모았다. 나름 성공적이다. 물론 요즘 같이 드라마 시청률 가뭄시대에 폭발적 영향을 끼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그러므로 드라마는 여기서 머물러서 안 된다. 지상파라는 사실 때문에 표현의 정도에 한계를 두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너를 사랑한 시간>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극도로 세밀함을 살리는 편이 필요하다.

 

이진욱과 하지원의 감정선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쾌감을 느끼는 부분은 그런 것들이다. 현실에 이진욱 같은 남자는 없다. 아니, 성격과 행동의 측면에서는 있을 수 있다. (본인 연애의 초창기 시절을 기억해보라!) 그런 의미에서 제작진들부터 본인의 연애세포를 마구 일깨울 필요가 있다. 그토록 세밀하고 세밀한 사랑의 밀담을 담아낸다면 드라마는 좀 더 힘을 받지 않을까? 아니면 Mnet에서 대놓고 현실밀착을 표방한 드라마, <더러버>처럼 화제를 일으킬만한 설정과 이야기를 담는 것이 필요하다.

 

편안하게 자신의 과거 연애, 또는 상상 연애를 그리며 보기에 <너를 사랑한 시간>은 적당한 대리만족이 된다. 하지만 계속 언급 되는대로 진부함의 측면에서는 비판을 벗어날 길이 없다. 상반기에 <킬미힐미>가 멜로를 기반으로 했지만, 조금은 용감한 설정을 했던 것처럼, <너를 사랑한 시간>에서도 단순한 편안함보다는 한 단계 더 나아간 장면과 이야기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 출처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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