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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 꿈의 '남사친' 이진욱의 매력만을 더욱 부각시키는 드라마

누군가 ‘이 구역의 강자는 나야!’ 라는 말을 <너를 사랑한 시간>에서 한다면, 그 역할은 당연히 이진욱의 몫이 될 것이다. 여전히 시청률 저하로 허덕이고 있지만, 그것 외에도 평가할 지표가 많은 요즘이다. 그래서인지 이 드라마는 신선함과 완성도를 포기하고 이진욱 부각시키기에 주력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글에도 이진욱과 하지원의 연기에 주목하는 글을 썼지만, 5,6회를 보고난 후에도 결국 내게 남는 잔상은 이진욱이 보여준 멋진 행동들과 스타일, 그리고 연기였다.

제작진의 작전은 나름 성공하고 있다. 남자인 내가 봐도 이진욱은 멋있고 자연스러우니까. 연애 드라마에서 연기자들이 특히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을 꼽자면, ‘자연스러움’일 것이다. 실제 연애에서 남녀가 사랑을 논한 것이 이후에 이불킥할만한 상황이 된다 하더라도, 연기자들은 그런 떨림마저 안고 갈만큼 섬세하게 감정을 드러내야 한다. 가끔 연기자들이 안타깝게도 그런 떨림까지 잡아내지 못하고, 정말 연기를 위해 연기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이진욱은 꾸준히 드라마를 해온 덕인지 어렸을 때의 감정, 나이가 들어서의 감정, 자신이 사랑하는 이에게 감정을 드러낼 수 없을 때의 모습,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이 싫진 않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묘한 느낌 모두 잘 표현해낸다. 무엇보다 그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가끔 잘생긴 외모 탓에 현실과의 괴리를 느낄 때도 있지만 그의 표정, 말투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그의 마음에 공감이 된다.

 

드라마의 이야기 구조 또한 그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킨다. 연하남 기성재(엘 분)의 등장과 오하나(하지원 분)의 전 남자친구, 차서후(윤균상 분)이 이어서 등장한 것이 그랬다. 이 두 사람은 충분히 멋진 외모와 스타일을 지녔지만, 연기의 자연스러움에서 확실히 최원(이진욱 분)의 내공에서 밀렸다. 나이와 훈훈함으로는 앞서 이야기한 두 사람이 더 우위에 있을지도 모르나, 대본상으로도, 또 그걸 구현해내는 역량 면으로도 이진욱이 앞섰다. 한 여자를 계속 바라보고 기다리며, 그녀의 모든 걸 있는 그대로 받아주겠다고 말하는 ‘남자사람친구’가 어디있겠는가!

 

앞으로 드라마는 이진욱이 하지원의 남자사람친구에서 남자친구, 사랑하는 사람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찬찬히 그릴 것이다. 더 진부해지기 이전에 디테일로 승부하며 차라리 이진욱을 이 시대에 여성들이 꿈꾸는 남자사람친구이자 남자친구이자 사랑하는 이로 만드는 것이 어떨까.

 

사진 출처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