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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친일인명사전>, 뭐가 그리 두렵나 광복 70주년 3·1절이 지나갔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통령은 3·1절 기념사를 되뇌었고, 각종 행사들이 열렸다. 태극기 애국 논쟁을 제외하면 70주년 3·1절 치고는 지나치게(?) 조용하게 흘러가고 말았다. 그런데 오늘자 신문을 보니 흥미로운 기사가 있었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 2009년 발간한 을 서울시내 중고등학교에서 비치하려 하자 보수단체에서 이에 제동을 건다는 내용이었다. 기사를 보고 두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하나는 최근 들어 보수단체들이 분야 가리지 않고 맹활약하고 있어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하는 점이었고, 다른 하나는 보수단체가 왜 나라를 팔아먹은 이들에게 온정을 베푸는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물론 이 나라 무수히 많은 보수단체들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묶는다는 점은 어리석은 짓일 것이다. 다만 보.. 더보기
의전서열 거스른 인사, 국회의원 특보가 소통의 길? 어제(27일) 청와대 인선 개편 작업이 있었다.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혹시?’ 하는 기대 따위는 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청와대 인사에 대해서 실망조차 하지 않는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필자 또한 국정원장이 비서실장이 되었고, 여당 국회의원들이 청와대 정무특보 자리를 꿰찬 것에 대해 잠시나마 놀라긴 했어도 ‘충격’까지 받지는 않았다(어쩌면 반복되는 인사 참극에 대한 내성인지도 모르겠다). 의전서열 11위 → 18위? 그러다가 점심에 신문을 읽다 재밌는 칼럼을 발견했다. 중앙일보 이규연 논설위원의 글이었다. 요지는 의전서열 18위 비서실장이 국정축이 되는 것이 정상이냐며 김기춘 비서실장 사례처럼 차기 비서실장이 ‘왕실장’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해당 칼럼은 비서실장 발표 전에 쓰인 글이.. 더보기
충무공에 대한 단상(斷想) 며칠 전 광화문을 지나다가 이순신 동상 앞 세월호 유가족들의 천막이 눈에 들어왔다. 매번 무심결에 지나치던 천막에는 ‘여전히’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유가족은 자식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그곳에서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혹자는 이제 세월호법이 통과됐는데 왜 여전히 광화문을 ‘점거’하고 있냐며 그들을 공격하기도 한다. 이제 천막 주위에는 적막함이 가득하다. 용기 있는 누군가는 말한다. “여기서 가장 힘든 분들은 유가족들입니다. 그분들 힘내시라고 격려하는 게 저희들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젠 그런 말이 통하지 않는다. 세월호 사태가 일어난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그동안 소통은 온데간데없고 독선과 아집만이 가득했다. 그럼에도 용감한 시민들은 계속해서 등장했지만 유족.. 더보기
새누리당 저가담배가 의미하는 것 명절부터 눈 찌푸리게 하는 소식이 나왔다. 이번엔 저가담배란다. 새해 담뱃값 오른 지 얼마 됐다고 다시 저가담배를 운운하는지 의뭉스럽다(물론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아 직접적으로 피곤할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발언의 당사자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다. 정부에 할 말은 하겠다더니 정부도 어이없어 할 만한 발언을 하고 말았다. 여당의 저가담배 아이디어는 아마도 다음과 같은 루트로 나왔을 것이다. 명절 전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역구를 돌다보니 과거 새누리당을 지지하던 노년층 대다수가 담뱃값 인상에 불만을 표한다. 재보궐을 앞둔 시점에서 노년층의 지지를 잃어서는 안 될 새누리당에선 이들을 달래기 위한 정책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 이 과정에서 하나의 ‘아이디어’ 차원에서 저가담배 도입안이 나온 것이다. 비록 그.. 더보기
기대와 걱정이 교차한 <걱정 말아요 그대>(<톡투유> 방청+시청 후기) 를 버리고 를 선택했다. 선택의 이유는 간단했다. 첫째는 모처럼 만에 김제동이 단독으로 MC로 나선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둘째는 직접 를 다녀온 만큼 방송이 어떻게 편집됐을까 하는 기대와 우려가 반반씩 섞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제동은 다음 뉴스펀딩 에서 ‘걱정 말아요 그대’의 ‘그대’는 자기 자신이라고 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이지만 6년 만에 단독 MC 자리를 꿰찬 만큼 부담감이 작용했을 것이다(물론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러면서 그는 걱정을 대신 해결해주는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걱정을 공감하고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 진행자와 게스트가 아닌 시청자가 주인공인 프로그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녹화에 (방청객으로) 참여했고 첫 방송을 지켜본 내가 냉정하게 내린 결론은 .. 더보기
당신이 놓치기 쉬운 2편의 설날 시사교양프로그램 다시, 설날이다. 언제부턴가 내게 설날은 즐거운 명절인 동시에 불편한 이벤트로 자래매김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동안 못 봤던 친척들을 만난다는 것에서 묘한 설렘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만나서 서로 의례적인 안부를 물을 때, 이후 서로 공유할 만한 주제가 없을 때 명절의 허무함을 느끼곤 했다. 그럴 때 난 항상 TV를 틀어 어색한 공기를 전복시키려 했다. 다만 TV의 프로그램에서도 모든 가족, 친척들의 취향을 맞추기는 어려웠다(어려웠을 것이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족들은 기호, 연령층에 따라 서로 다른 예능, 영화, 드라마에 열광한다. 이러한 편차들은 대개 누군가의 배려와 양보 속에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가령 부모님은 주말마다 가족끼리 왜 이래라는 드라마를 보시는데, 이 드라마가 상당히 높은 시.. 더보기
문재인의 당 대표 선출, 야당 개혁 신호탄 될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8. 전당대회가 끝났다. 승부는 예상보다 박빙이었다.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후보의 격차는 단 3.52%포인트 차였다. 문 대표 측은 선거 중반까지만 해도 박 후보 측을 10%포인트 이상 앞섰지만, 박 후보의 당권 대권 분리론과 ‘여론조사 룰 변경’에 대한 논란 제기가 어느 정도 먹혀들면서 문 대표는 (예상보다) 고전했다. 이미 대표가 선출된 마당에 각 후보들의 선거 전략과 전당대회 당원 참석율 등을 머리 아프게 통계 내고 싶지는 않다.(사실 그런 것들은 뉴스에서 이미 다루고 있으니 검색하시면 된다). 내가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 남겨진 과제들. 그러니까 문 대표가 수행해야할 과제들, 그리고 지극히 주관적으로 야당에 대한 기대하는 부분을 논하려고 한다. 따라서 이 글은 다.. 더보기
[사제폭탄테러 오군 인증샷 논란] 테러범이 우상이 되는 사회 여기 이상한 나라가 있다. 테러를 저지른 자는 풀려나 자랑하듯 인증 글을 작성하고, 테러를 당한 자는 강제추방 당한다. 국민이 직접 뽑은 국회의원은 테러범에게 격려 편지까지 보낸다(본인은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IS가 아니다. 우리나라 이야기다. 오늘(5일)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문제의 글 하나가 올라왔다. 제목은 . 글쓴이는 지난해 12월 10일 ‘신은미·황선의 토크 콘서트’에서 인화물질이 든 양은냄비를 가방에서 꺼내 번개탄과 함께 불을 붙여 폭발을 일으킨 오모 군으로 추정된다. 그는 글에서 자신의 범행을 뉘우치기는커녕 떳떳한 모습을 보이고, 구치소에 있는 동안 받은 편지들을 공개했다. 그는 “폭죽만들다 남은 찌거기로 연막탄을 급조하게 만들어서 토크콘서트 해산 시키려고 했는데 뒤에 있던 할아.. 더보기
대구 어린이 황산 테러,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나 인정한다. 나는 법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래서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관련 뉴스를 보고 이 글을 쓰는 것이 옳을까 망설인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내 글이 조금이나마 피해자 부모님의 억울한 사정을 알리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음에 있다. 16년 전, 그러니까 1999년 5월 20일 대구 동구 효목동 골목길에선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6살로 학습지 공부를 가던 김태완 군에게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이 황산을 뿌린 것이다. 이 사고로 태완 군은 얼굴과 전신에 황산을 뒤집어쓰고 49일간 힘겹게 치료를 받다 숨지고 말았다. 이것이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의 전말이다. 다시 오늘(2월 3일), 대구고법 제3형사부는 황산테러 피해자인 김태완 군의 부모가 용의자로 지목한 .. 더보기
(무능한) 야당, 할 말 있습니까? 없습니다. 초장부터 무능했다. 오늘(2월 2일) JTBC 토론회에서 당 대표 후보자들이 버인 토론 말이다. 전당대회 룰을 두고 다투는 모습은 그야말로 꼴불견이었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게임 시작도 전에 유불리를 민감하게 따지는 모양새랄까. 정작 시청자들은 궁금해 하지도 않을 부분에 대해 처음부터 열을 올리는 문재인 후보와 박지원 후보의 모습은 실망 그 자체였다. 오히려 그런 이야기만 할 바엔 중간에 나가겠다고 한 이인영 후보가 차라리 나아 보였다. 야당의 문제점에 대한 진단과 해법도 달랐다. 문재인 후보는 자신의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과 그리 높지 않은 당 지지도와의 연관성을 굳이 강조했으며(나는 별로 이 연관성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박지원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비난하러 나온 것인지 자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