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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단막극 다시보기

<KBS 드라마 스페셜 2015 짝퉁 패밀리> 당신의 굴레는 무엇인가요 언젠가 이런 상상을 한 적이 있다. 아무도 나를 귀찮게 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맘대로 하는 시간. 이런 생각은 대부분 우리가 어떤 굴레에 갇혀서 맴돌 때 하게 된다. 그 굴레는 학교, 직장일 수도 있겠고, 연인, 가족일 수도 있겠다. 늘 그렇듯, 굴레는 좀처럼 벗어나기 어렵다. 시즌3의 첫 작품, 는 가족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서른여섯 여성의 현실적 이야기를 담았다. 은수(이하나 분)는 철없는 엄마와 자신의 등록금을 들고 도망간 의붓아버지 때문에 젊은 시절을 가족에게 헌신했다. 피도 안 섞인 남인 미성년 동생은 그녀에게 ‘야, 야’거리며 시비 걸기에 바쁘다. 서른여섯이 되도록 결혼도 못하고 낮에는 치과에서, 저녁에는 알바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녀는 가족 같지도 않은 가족의 굴.. 더보기
분명 웃고 있는데 눈물이 나네요. <나의 판타스틱한 장례식> 나는 분명 웃고 있었다. 하지만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행복했다. 하지만 내 마음 어딘가는 울고 있었다. SBS의 추석 특집 드라마, 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이다. 웃고 있지만 울게 하고, 행복하지만 슬픈, 역설과 아이러니한 감정으로 가득한 드라마였다. 후속 기사에서 언급되었듯, 드라마는 명절 첫 아침부터 사람들을 울렸다. 대부분의 댓글은 이랬다. 하릴없이 아침에 뒹굴다 TV를 틀었는데, 보다보니 자세를 고쳐 앉게 되었고, 결국엔 눈물 콧물을 쏙 빼고 말았다고. 정확한 표현이었다. 나 역시 드라마를 보며 똑같은 과정을 겪었다. (옆에 부모님이 계셔 눈물 콧물은 가까스로 참아냈다) “우리가 삶을 사랑하는 것은 삶에 익숙해져서가 아니라, 사랑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니체의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 더보기
<KBS 드라마 스페셜 2015 그 형제의 여름> 단순한 이야기로 감동을 만드는 힘 2015년 의 시즌2가 끝났다. 멜로, 역사, 공포, 성장, 가족까지 뚜렷한 색을 지닌 단막극을 제작해 총 5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매주 방송된 작품들을 챙겨보며 리뷰를 했고, 이제 마지막 편까지 왔다. 은 혼혈아 아이를 둔 가정의 성장기를 유쾌하게 그린 가족 드라마다. 이야기는 92년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로 시작된다. 부산 소년 동길(최권수 분)은 그런 서태지를 동경한다. 틈만 나면 서태지에게 편지를 쓰고, 그의 자료들을 돌려보고 춤을 따라 춘다. 하지만 동길에게는 불편한 존재가 있다. 함께 살고 있지만 가족이라 인정할 수 없는, 철저히 남인 아버지 최국진(유오성 분)과 학교에서 블랙조라고 괴롭힘 받는 혼혈아 동생 최영길(박이사야 분)이다. 동길은 국진이 돌아가신 엄마를 대.. 더보기
<KBS 드라마 스페셜 2015 알젠타를 찾아서> 절벽을 뛰어내려야 사는 우리들의 삶 아르젠타비스, 알젠타, 천둥새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전설의 새. 날개를 펼치면 8m에 달하는 몸길이 때문에 혼자서 날지 못했다고 한다. 절벽을 뛰어내려 바람을 이용해 하늘 높이 날았다는, 뛰어내려야 날 수 있는 역설적인 존재다. ‘알젠타를 찾아서’라. 일단 제목이 궁금했다. 처음 듣는 단어이기도 했고, 절대반지를 찾는 것도 아니고 알젠타를 찾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드라마는 장대높이뛰기 선수에 대한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장래가 촉망받는 여자 장대높이뛰기 선수 승희(이수경 분)은 시작부터 무릎의 고장으로 선수 생명이 위험하다는 진단을 받는다. 국가 대표가 되기 위한 목표를 멈출 수 없던 그녀는 약물에 손을 대려고 하나 육상연맹 간부인 아버지에게 들키고 만다. 한편 나라를 떠나 배신자로 불리던 여자 .. 더보기
<KBS 드라마 스페셜 2015 라이브쇼크> 테러, 좀비 드라마라는 신선한 충격 시기는 조금 놓쳤지만, 약속했던 단막극 시리즈, 리뷰를 이어가려고 한다. 이번에 이야기할 작품은 무더위에 잠 못 이루던 밤을 시원하게 달래준 작품, 다. 테러와 좀비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함께 끌어들인 드라마였다. 자칫하면 이도저도 아닌 짬뽕이 될 우려가 많은 소재였다. 특히 영화보다 집중도가 떨어지는 드라마라는 장르적 특성을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 하지만 좀비에게 쫓기는 추격의 긴장감과 어린 여동생을 꼭 구해낸다는 오빠의 신파적 요소가 잘 곁들여져 집중력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었던 좋은 단막극이 탄생했다. 이야기의 시작은 극한 알바에서 시작된다. 아르바이트 관련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송은범(백성현 분)은 어린 동생 송은별(김지영 분)와 단 둘이 살고 있었다. 은범은 생계를 위해 알바를 하는 현실을 살.. 더보기
<KBS 드라마 스페셜 2015 붉은 달> ‘김대리’가 아닌 ‘김대명’의 내공을 보여준 한 시간 영화에서는 사극 스릴러를 종종 볼 수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쉽지 않다. 제작비 측면에서도 어렵지만 장르 특성상 개방된 환경에서 몰입하기가 어렵고, 역사적 고증 작업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처럼 영화에서는 역사 스릴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현재 MBC 외에는 크게 떠오르는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사극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단막극으로 사극 스릴러가 만들어졌다는 건 이례적이었다. 작품 은 tvN 으로 스타덤에 오른 김대명이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이후 얻은 인기와 함께 여러 영화에는 캐스팅 되었으나 드라마로는 처음이었다. 앞으로 개봉될 영화 , 에서는 주연을 맡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작품에서 주연을 맡은 건 이 처음이었다. 이번 드라마는 과연 김대명은 극을 이끌고 갈 힘이 있는 배우인가.. 더보기
<KBS 드라마 스페셜 2015 귀신은 뭐하나> 서로 사랑하기라는 마법을 전한 이준의 연기 ‘마법사’라는 단어, 언뜻 들으면 참 멋진 단어지만 남자들의 세계에서는 이중적으로 해석되는 단어다. 그들에게 ‘마법사’는 스물다섯이 넘도록 연애를 하지 않았거나, 경험이 없는 남자로 마법을 부릴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그런 ‘연못남(연애 못하는 남자)’를 조롱하는 ‘마법사’라는 단어로부터 하나의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만들어졌다. 방학 시즌을 맞아 다시 시작된 의 첫 작품, 가 바로 그 드라마였다. 사실 KBS가 내치려했던 단막극을 PD들이 사수해서 지켜낸 만큼, 현재 방영되는 단막극의 가치는 더욱 귀중하다. 신인 제작진, 배우들의 등용문이기도 하며, 크게 주목받지 못한 사람들이 재조명 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름 그대로 단막극은 ‘짧고 굵게’ 시청자와 승부를 봐야한다. 70분이라는 시간.. 더보기
[단막극 다시보기] 로맨틱코미디의 정석 <조금 야한 우리 연애> 세상엔 많은 정석이 있다. 어떤 것의 기본이 되는 지침서와 같은 것. 이를테면 같은 것들이 있겠다. 드라마에도 정석이 있다. 갈등은 이렇게 구축하고, 대사는 이렇게 써야한다는 기본 원칙을 아주 잘 따른 드라마들을 우린 본받아야 할 정석이라고 본다. 이번엔 단막극 중에서도 로맨틱코미디의 정석이라고 불리는 드라마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조금은 자극적인 단어가 있지만 그래도 평범한 제목이다. 내용도 평이하게 흘러가지만 이 드라마, 꽤 재밌다. 2010년작 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봐도 웃을 수 있을 만큼 잘 만들어졌다(2010년작 단막극을 내가 유난히 좋아하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사실이다). 5년이 지난 지금도 이따금씩 블로거들이 리뷰를 할 정도로 오랫동안 회자되는 작품이다. 이선균과 황우슬혜. 로맨틱 코미디.. 더보기
[단막극 다시보기] <위대한 개츠비>에 바치는 드라마 <위대한 계춘빈> 지독한 짝사랑을 한 남자의 이야기. 위대한 (짝사랑을 한) 개츠비의 이야기다. 피츠제럴드의 이 위대한 소설은 지금도 수많은 사람에게 회자되며 이 세상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정말 단순한 사랑 이야기지만 이 소설은 몇 번을 분석해도 모자를 만큼 위대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쓰는 나도 를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고 그 남자의 위대한 사랑에 대한 숭고함만 어렴풋이 깨달은 정도였다. 2010년에 KBS2에서 방영된 을 볼 때의 나는 를 알지 못했다. 그 때 나는 이 드라마 특유의 밝은 분위기와 “정유미”라는 순수한 매력을 지닌 배우에 반했었다. 그리고 이라는 드라마로 멋지게 이름을 알린 윤난중 작가의 독특한 이야기 구성에 빠졌었다. 5년이 흘렀고 나도 그 때보다는 조금 달라졌다. 도 읽었.. 더보기
설날, 온 가족의 만남이 더욱 화기애애해질 단막극 두 편 벌써 설 연휴의 이틀이 거의 지나갔다. 우리는 오늘을 맞이함으로써 진정한 2015년 1월 1일 새해를 맞이했다. 설날에는 온 가족이 모여 서로 세배를 하고 덕담과 함께 세뱃돈을 주고받는 것이 미덕인데, 요즘 세상은 너무 퍽퍽해 오가는 말에 상처를 받고 홧병 나는 일이 더 많은 것 같다. 특히 무언가를 준비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불편한 것이 명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가족이다. 1년에 몇 번 보지도 않는 친척인데 그래도 핏줄이라고 안 보면 또 괜스레 미안해지고 서운하지 않겠는가. 특히 서로 말하기 싫은 가족들이 대화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바로 TV보기다. 설 연휴만 되면 방송사는 기다렸다는 듯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방송, 실험적인 파일럿 방송 등을 편성해 가족들의 대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