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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젠타비스, 알젠타, 천둥새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전설의 새. 날개를 펼치면 8m에 달하는 몸길이 때문에 혼자서 날지 못했다고 한다. 절벽을 뛰어내려 바람을 이용해 하늘 높이 날았다는, 뛰어내려야 날 수 있는 역설적인 존재다.

‘알젠타를 찾아서’라. 일단 제목이 궁금했다. 처음 듣는 단어이기도 했고, 절대반지를 찾는 것도 아니고 알젠타를 찾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드라마는 장대높이뛰기 선수에 대한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장래가 촉망받는 여자 장대높이뛰기 선수 승희(이수경 분)은 시작부터 무릎의 고장으로 선수 생명이 위험하다는 진단을 받는다. 국가 대표가 되기 위한 목표를 멈출 수 없던 그녀는 약물에 손을 대려고 하나 육상연맹 간부인 아버지에게 들키고 만다. 한편 나라를 떠나 배신자로 불리던 여자 장대높이뛰기 감독 강진아(김희정 분)이 한국으로 돌아온다. 승희의 아버지는 진아와 이미 인연이 있었다. 뛰어난 능력을 자랑하는 진아에게 승희를 부탁한다.

여기까지는 새로울 것이 없는 평범한 성장물이다. 하지만 여기서 출생의 비밀이 등장한다. 진아는 사실 승희의 친모다. 하지만 승희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친모가 딸을 버리고 떠났기 때문이다. 딸과 친모는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고, 딸은 친모를 모른다. 하지만 두 사람은 코치와 선수 관계다.

 

어머니와 딸의 꼬여버린 관계가 드라마의 톤을 내내 이끌어갔다. 일부러 담백한 톤을 유지하려 했던 것이 느껴졌다. 가볍지 않게 두 사람의 묘한 긴장감이 서로에 대한 끌림으로 변하는 과정, 이것이 드라마에 주축이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딸은 친모를 알아본다. 아버지와 진아의 실수로 생겨난 것이 자신이고, 촉망받는 유망주였던 진아는 재기의 기회를 찾다가 딸을 두고 체코로 과감히 떠나버린 것. 승희는 자신이 버려졌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입고, 진아는 자신이 과거에 내린 선택에 대한 묘한 감정 때문에 복잡해했다. 설상가상으로 진아는 심장병에 걸려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 또다시 진아는 승희를 두고 떠나 버린다.

승희는 태어날 때부터 버려졌지만, 커가면서도 내내 갈등을 겪는다. 친모의 존재를 알게 되고, 주변의 시기를 받고, 또 고장난 무릎을 딛고 대회에 출전하려 한다. 하지만 이 갈등은 진아가 승희의 나이 때 겪던 것과 닮았다. 딸은 부상, 어머니는 임신이라는 큰 갈등요소를 안고 꿈을 이루려 했던 것. 어머니는 딸을 버린다는 조금은 무모한 선택을 했고, 딸은 약물을 시도하려 했지만 어머니를 다시 만나 재기에 도전한다. 둘 다 절벽에 뛰어내리는 시도를 한다. 바로 알젠타를 찾으려 노력한다.

 

두 사람은 결국 함께 하지는 않지만, 같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긍정적인 결말이다. 하지만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절벽에 뛰어내리는 새만큼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했던, 승희와 진아의 모습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하는가. 드라마가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다.

 

- by 건

 

사진출처 :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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