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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 세상을 쓰다

냉장고를 부탁해, 제작진의 고심이 예상되는 대가 이연복의 등장 최현석이 해외출장을 떠난 사이, 이번 방송에서는 43년 중식 대가 이연복 셰프가 등장했다. 그의 풍문은 레이먼 킴이 극찬에 마지않는 탕수육 요리의 주인공이라고 전해 들었다. 셰프가 추천하는, 셰프가 경애하는 대가의 솜씨는 어떨까, 그의 등장은 냉장고를 부탁해의 여타 세프들에게 볼 수 없었던 장인의 느낌이 물씬 났다. 이연복 셰프가 준비한 요리는 바로 짬뽕이었다. 게스트로 출연한 이규한의 국물 요리 요청으로 그는 짬뽕을 선택했고, 상대는 육개장 국수를 준비한 이원일 셰프였다. 인턴 셰프의 패기냐, 아니면 대가의 관록이냐. 흥미로운 대결 구도였다. 43년의 시간이 벤 짬뽕의 이름은 바로 완소짬뽕! 헌데 대결 시작을 맞이하면서 그는 긴장의 기운을 내비쳤다. 대가와 긴장은 뭔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냉장고.. 더보기
해마다 계속되는 방산비리, 문제해결 안 하는 건가? 못 하는 건가? 점입가경이다. 지난 11일 공군 장비 납품 비리 혐의로 체포된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의 비밀의 방이 열렸다. 방산비리 정부 합동수사단은 오늘 이 회장의 교회 내 위치한 비밀구역과 도봉산 인근 한 컨테이너에서 방산비리 관련 각종 문서가 보관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증거가 발견됐고 주변인 진술을 확보한 만큼 이 회장은 구속 기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제 합수단에게 남은 과제는 이 회장의 처벌 수위와 추가 혐의 관련자 소환이다. 그러나 얼마나 강력한 처벌이 내려질지는 의문이다. 역대 정권에서 방산비리로 강력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찾기가 어렵다. 단군 이래 가장 거대한 규모의 방산비리 사건이었던 율곡비리 때도 대부분의 관련자들은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이종구 전 국방장관은 3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로비.. 더보기
꽃보다 할배, 네 번째 여행이 품은 새로운 이야기 이 끝나니 가 막 바로 시작했다. 아닌 게 아니라 나영석 PD는 참 바쁘겠다. 와 두 프로그램의 수장으로서, 금요일 밤에 tvN 채널을 고정적으로 기웃거리게 된 수많은 시청자들의 맥이 빠지게 하지 않기 위해서 그는 불철주야 자신이 책임진 프로그램에 매진하는 것 같다. 방송이 중반을 넘어섰을 때 즈음인가? 믿음직한 삼시세끼 제작진에게 편집의 권한을 일임한 채로 그는 꽃보다 할배 팀과 함께 네 번째 여정의 길에 올랐었다. 이번이 무려 네 번째다. 처음 유럽편이 방영했던 재작년, 시청자들은 할아버지 4명이 여행을 떠나는 단순한 포맷의 프로그램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형식, 예능 프로그램과는 뭔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출연진들의 조합, 그리고 케이블 채널의 한계성까지, 3년 뒤 가 .. 더보기
<위플래쉬>가 단순히 '스승-제자' 영화가 아닌 이유 놓쳐선 안 되는 건, 를 제자와 선생을 다룬 영화로만 보기에는 어딘가 찜찜한 구석이 계속 남아 있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는 (구스 반 산트, 1997)에서 ‘선생-제자’의 관계를 풀어나가는 방식과 달랐다. 자신의 천재성을 깨닫지 못하고 평범하지도 못한 삶을 사는 제자와 그의 상처를 치유하고, 천재성을 발휘시키고자 분투하는 선생. 에서 헌팅(맷 데이먼 분)과 맥과이어(로빈 윌리엄스 분)가 그랬다면, 의 앤드류(마일스 텔러 분)와 플렛처(J.K. 시몬스 분)는 조금 다르다. 는 차라리 제자(와 선생)의 얘기며, 단순히 한 개인(우리 중 누구인들 제자가 아니었으며, 선생을 두지 않았을까)의 이야기다. 둘의 차이를 좀 더 명확히 해보자. 에서 제자와 선생은 명확히 일대일의 관계를 맺는다... 더보기
가능성과 아쉬움을 동시에 남긴 언프리티 랩스타 종영 치타가 마지막 트랙을 차지하면서 언프리티 랩스타는 8화로 마침표를 찍었다. 시청률은 1% 정도였지만, 방송이 끝나고 포털을 장식하는 실시간 검색어와 연예 뉴스 헤드라인을 차지한다는 점 그리고 주변 지인들의 뜨거운 반응으로 미루어볼 때 언프리티 랩스타의 콘텐츠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쇼 미더 머니의 스핀오프 격으로 제작된 언프리티 랩스타는 오로지 여성 랩퍼들을 위한, 여성 랩퍼들에 의한 방송이었다. 방송 초기에는 쇼 미더 머니의 등장하는 남성 랩퍼들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여성 랩퍼들을 대동했던 것이 시청자들에게 과연 통할 수 있을까 의구심도 많이 들었다. 그런데 나의 의구심을 깨부수듯,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제작된 트랙들은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을 장식하며 방송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대략 실감할 수.. 더보기
이영돈 PD는 어디로 가려 한 걸까 김영란 법 적용대상에 언론인이 포함됐을 때 언론에 대한 가혹한 처사라고 여겼다. 그러나 최근 시사저널USA와 가수 태진아 씨의 공방전을 보며 스멀스멀 언론인에 대한 의구심이 피어올랐다(모든 언론인에 대한 의구심은 아니니 오해 마시라). 그리고 오늘 JTBC의 이영돈 PD가 출연했던 방송프로그램을 중단한다는 발표 소식을 접하고는 이 의구심이 실망감으로 진화했다. 이영돈은 스타 PD다. 특히 시사/교양 분야에서는 베테랑으로 평가 받는다. KBS에서 SBS로 , 다시 KBS로, 채널A로 이동했다가 지금은 프리랜서 신분으로 JTBC와 계약한 그다. 이동이 잦았던 것은 그만큼 그가 인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인기의 바탕은 타고난 방송 구성능력과 진행 솜씨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에 대한 대중의 신뢰감이 컸.. 더보기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 다큐멘터리의 존재방식 는 연출을 맡은 사라 폴리 자신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그녀의 가족, 특히 어머니에 관해 얘기하지만 그건 사실상 폴리에 대한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영화 내내 폴리는 가족과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좇는다. 그 과정에서 폴리의 이야기가 은연중에, 혹은 직접 드러난다.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니다. 단지 가족, 어머니를 경유해 궁극적으로 폴리를 향하는 것이 영화의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다. 중요한 건 그녀가 활용한 영화라는 형식이며, 중간중간 ‘의도적으로’ 배치한 과잉적인 요소들이다. 그런 것들을 통해, 궁극적으로 폴리는 기록으로서 영화(엄밀히는 다큐멘터리)에 대해 얘기한다. 과잉적 요소의 배치 – 인터뷰와 이야기의 어긋남 영화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있다. 우선, 녹음 스튜디오 씬이 있다. 거기서 폴리의.. 더보기
힐링캠프의 힐링을 되찾아 준 김제동 어제 힐링캠프의 게스트는 500인의 관객이었다. 500인의 관객들이 게스트라니 조금 의아했다. 공동 MC인 이경규와 성유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고, 김제동이 홀로 무대 위를 지켰다. 그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났던 토크 콘서트 형식을 힐링캠프에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나는 기존 힐링캠프의 ‘힐링’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성공한 사람들이 혹은 유명한 사람들이 하는 말들은 거기서 거기였고, 마음 속 깊게 파고드는 말들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최근 힐링캠프가 표방하는 힐링이 시청자들에게 허울 뿐인 위안, 대책 없는 희망을 전달하는 무(無)개념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언젠가부터 힐링 없는 힐링캠프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늘의 힐링캠프는 조금 달랐다. 아니 아예 달랐다. .. 더보기
[인생은 드라마다] 우리 현실의 삶과 드라마의 깊은 관계에 대하여 오늘은 조금 특별한 기획을 준비해봤다. 이전까지는 드라마 리뷰를 주로 했었다. 드라마를 보고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재미난 요소들, 메시지를 전달했었다. 하지만 이번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현실을 먼저 보고 드라마를 떠올리는 일을 하고자 한다. 항상 우리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를 수동적으로 보면서 작가의 메시지를 주입받았었는데 이건 좀 색다르지 않은가? 드라마의 본질을 알면 지금 드라마들이 왜 방영되고 있는지, 왜 그런 이야기를 꺼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작가보다 앞서서 내 나름의 시각으로 드라마를 본다는 것, 왠지 설레는 일일 것 같다. 드라마를 한자로 풀면 劇(극) 이라고 할 수 있다. 무언가를 연기하고 보여주는 일인데, 이 한자어에는 작은 비밀이 있다. 극이라는 한 개의.. 더보기
주진우가 소송을 맞이하는 자세 처음 책을 펼치게 된 동기는 ‘애국소년단’이 컸다. 우연히 들었던 방송은 2~3회가 넘어가자 활력소가 되고 있었다. 사실 나는 시사IN의 주진우 기자가 누군지도 잘 몰랐다(어렴풋이 그가 우리 학교 국문과 선배라는 사실만 들었다). 무엇보다 그가 왜 소송전문기자인지도 알지 못했다(처음엔 법률전문기자인 줄 알았다). 그럼에도 책을 산 이유는 2가지였다. 첫 번째는 주진우 기자 개인에 대해 알아보고 싶었고, 두 번째는 혹시 모를 소송에 도움이 될 실용서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있었다(사실 첫째 이유가 더 컸던 것 같다). 무작정 책을 펼치고 읽어보니 처음 접하는 사실들이 많았다. 나는 박근혜 대통령의 5촌 사건에 대해 무지했다. 언론사 입사 준비를 하면서도 그런 일에 대해 상세하게 알지 못했다. 그렇다고 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