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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 세상을 쓰다

'왜 그렇게 영화를 진지하게 봐?'에 답함 * 원래 에 대한 리뷰를 쓰려 했는데, 의도치 않게 서문이 길어지고 따른 얘기가 되어버려서 따로 옮깁니다. ‘천만’ 영화가 판치는 세상이라 그런가. 돈 좀 들인 영화의 개봉이 가까워질수록 호들갑은 사방에서 한층 부풀어 오른다. “손익분기점이 얼마야?” “오백 만은 넘어야 뭐라도 좀 남을 거 같은데, 글쎄...” 심지어 경영계에서나 쓰였던 전문용어 ‘비피BP(손익분기점)’가 영화를 얘기하는 와중에 종종 튀어나오기도 한다. 아무리 영화의 실질적인 출발점이 (토마스 인스로 대표되는 헐리우드 영화) 산업화에 있었다고는 하지만, 영화가 그저 자동차나 냉장고, 전자레인지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자동차 시동을 켜며 눈물을 훔치거나, 냉장고 문을 닫으며 벅차하거나, 전자레인지를 작동시키면.. 더보기
<어셈블리> 정치가 인간을 세상에서 구원할 수 있는가? 본격 정치 드라마, 가 시청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지옥 같은 세상이라고 우리가 표현하곤 하는데, 과연 신이 아닌 인간이 누군가를 구원할 때 그 수단이 정치가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차근히 그려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드라마가 끝이 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제작진은 3회에서 새로운 갈등을 엮어내고 또 만들어내면서 진상필(정재영 분)이 진짜 진상을 피는 과정을 그렸다.(당분간은 진상필이 계속 진상을 필 것 같다) 얼결에 국회의원으로 당선이 된 진상필은 3회 초반부터 혼란에 빠진다. 자신이 가장 잘 따르던 형님, 배달수(손병호 분)이 사실상 자신 때문에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정치 생활에 능숙하지 않은 그는 극단적인 선택, 잠수를 타버.. 더보기
[바꼈스오피스] 29주차(7/13~7/19) * [바꼈스오피스]는 저희가 새로운 기준을 통해 제시하는 영화 순위입니다. 현행 박스오피스는 오로지 영화가 벌어들인 수익, 관객수 등 절대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하여 순위를 매기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니까 [바꼈스오피스]는 일종의 ‘대안적 박스오피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새로운 기준에 맞춰 영화 순위를 다시 매긴 뒤 따로 코멘트를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이 작업이 최대한 객관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기준이라는 것도 사실상 주관적인 가치 판단에서 벗어날 순 없을 텐데, 딱 거기까지를 주관적인 개입의 마지노선으로 삼으려 합니다. *** 현재 상영중인 모든 영화를 다 다루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불가피하게 ‘박스오피스’ 20위권 내에 있는 영화들만 다뤘습니.. 더보기
앞뒤가 맞지 않는 노동시장 개혁 국정원 민간 사찰 의혹에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에서도 정부와 새누리당의 관심은 노동시장 개혁에 쏠려 있다. 지난 17일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표를 생각하지 않고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며 향후 노동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내놓은 노동 개혁안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임금피크제다. 내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의 정년이 만 60세로 늘어나는 만큼 55세부터 임금의 일부를 삭감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근로자의 임금이 일정 연령까지는 계속 오르지만 55세를 정점으로 다시 임금이 낮아진다는 의미에서 임금피크제라는 이름이 붙었다. 정부는 정년 연장을 하게 되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근로자의 임금을 일정 부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더보기
<우먼 인 골드> 죽은 자와 죽지 않은 자 사이는 얼마나 먼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이를테면 1980년의 광주. 그곳에서 처참히 죽어간 이들과, 그들과 연대한 시민들, 믿을 수 없이 아름다웠던 광주의 코뮌, 그리고 그들에게 총구를 겨눈 이들. 그런 것들을. 당시의 분위기나 냄새, 함성, 총성은 물론 광주에 발 디딘 모든 이들의 표정조차 나는 가늠할 수 없다. 짐작할 순 있으나,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있다. “나는 왜 광주에서 죽지 않았는가?” 1980년 5월을 지낸 이들은 둘로 나뉜다. 죽은 자와 죽지 않은 자. 죽지 않은 자에게 삶이란 죄책감의 연속이었다. 죽지 않아 사는 삶. 80년 광주에서 죽지 않은 이유를 끊임없이 되물으며 사는 삶. 80년 5월이라는 시간과 광주라는 공간 밖의 모든 존재들에게 삶은 곧 죽지 않음이었다. 그리고 2015년 7.. 더보기
국정원의 해명에는 자기반성이 없다 지긋지긋하다. 잊을 만하면 또 국정원이다.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이라는 원훈이 무색할 정도다. 국가정보원이 국민들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봤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탈리아 ‘해킹팀(Hacking Team)’에 ‘육군 5163부대’라는 고객 명으로 해킹 프로그램(RCS)을 의뢰, 구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국정원도 보도자료로 어느 정도 인정했다. 그런데 뒷맛이 개운치 않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도리어 목소리를 높이는 건 국정원이다. 그들의 항변은 과연 합리적인가? 국정원의 논리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구입한 프로그램으로 최대 20개의 휴대폰을 해킹할 수 있는데 이런 역량으로 무슨 민간인 사찰이 가능하겠느냐는 해명이다. 아울러 이탈리아 해킹팀과 연계되어 있는 만큼 은폐가 불가능한 구조라는 점도 .. 더보기
당신은 <어셈블리>를 봐야한다, 아니 보게 될 것이다. 현재의 정치 상황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드라마가 등장했다. ‘국회’라는 단어로 풀어서 쓸 수 있는 라는 드라마다. 이 글의 제목이 다소 강하다고 생각이 드는가? 하지만 를 한 회라도 제대로 본 사람이라면 이미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것이고, 아직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글을 읽고 한 번쯤 드라마를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제작 발표회를 통해 보도 자료가 나간 시점부터 나는 이 드라마에 대한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 두 가지 때문이었는데, 하나는 드라마를 집필하는 작가였고, 또 다른 하나는 처음으로 드라마에 뛰어든 배우였다. 극본을 담당하는 이는 잘 알려진 대로 KBS 을 집필했던 정현민 작가다. 전작을 통해 이미 자신의 능력을 만천하에 드러냈고, 사람들은 그가 긴 호흡으로 풀어낸 드라마.. 더보기
[바꼈스오피스] 28주차(7/6~7/12) * [바꼈스오피스]는 저희가 새로운 기준을 통해 제시하는 영화 순위입니다. 현행 박스오피스는 오로지 영화가 벌어들인 수익, 관객수 등 절대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하여 순위를 매기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니까 [바꼈스오피스]는 일종의 ‘대안적 박스오피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새로운 기준에 맞춰 영화 순위를 다시 매긴 뒤 따로 코멘트를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이 작업이 최대한 객관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기준이라는 것도 사실상 주관적인 가치 판단에서 벗어날 순 없을 텐데, 딱 거기까지를 주관적인 개입의 마지노선으로 삼으려 합니다. *** 현재 상영중인 모든 영화를 다 다루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불가피하게 ‘박스오피스’ 20위권 내에 있는 영화들만 다뤘습니.. 더보기
<너를 사랑한 시간> 꿈의 '남사친' 이진욱의 매력만을 더욱 부각시키는 드라마 누군가 ‘이 구역의 강자는 나야!’ 라는 말을 에서 한다면, 그 역할은 당연히 이진욱의 몫이 될 것이다. 여전히 시청률 저하로 허덕이고 있지만, 그것 외에도 평가할 지표가 많은 요즘이다. 그래서인지 이 드라마는 신선함과 완성도를 포기하고 이진욱 부각시키기에 주력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글에도 이진욱과 하지원의 연기에 주목하는 글을 썼지만, 5,6회를 보고난 후에도 결국 내게 남는 잔상은 이진욱이 보여준 멋진 행동들과 스타일, 그리고 연기였다. 제작진의 작전은 나름 성공하고 있다. 남자인 내가 봐도 이진욱은 멋있고 자연스러우니까. 연애 드라마에서 연기자들이 특히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을 꼽자면, ‘자연스러움’일 것이다. 실제 연애에서 남녀가 사랑을 논한 것이 이후에 이불킥할만한 상황이 된다 하더라도, 연기.. 더보기
방송인 백종원을 설명하는 다섯 가지 키워드 언제부터인가 그가 나오는 프로그램들을 꼭 챙겨보게 된다. MBC의 , tvN의 , 까지…. 일단 그가 나오는 방송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가 괜히 백 ‘주부’라는 호칭을 얻은 게 아닌 것 같다. 그가 방송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는 퉁명스러움인데 그가 등장할 때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참 희한한 현상이다. 얼마 전 인턴으로 활동하면서 ‘백선생’을 만나볼 기회가 있었다. 경기도 파주 세트장에서 만난 백종원은 천상 사업가였다. 달변에 유머감각까지 타고난 그는 대화의 흐름을 주도했다. 긴 대화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은 간단했다, 그는 정말 타고난 방송인이다.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를 다섯 가지 키워드로 풀어봤다. 1. WOW(월드오브워크래프트) 백종원이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채팅 모니터링을 잘하는 데는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