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일기2] 글(4.14) 글이 두렵다. 글을 써야겠다. "재미없게 살기로 했다." 세 번째 막이 올랐다. 반쯤 지친 배우들은 하나같이 벚꽃을 닮아있다. 분장 아래로 금세 땀이 차오른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홈플러스에서 '하디 빈 53 쉬라즈'를 샀다. 30% 할인. '진로와인', '오스카'따위를 제외하고 제일 저렴.. 에세이/今酒일기2 2017.04.14 19:55
[금주일기2] Prologue 나는 그곳에 없었고, 그곳으로부터 나는 도망쳐나오고 있다. 이곳을 향한 여정. 그 어디로도 떠나지 않는 여행이 시작됐다. 그 이름하야 술여행. by 벼 에세이/今酒일기2 2017.04.14 19:53
[금주일기] 나(1.12) 나도 모르게 자꾸 금주일기를 취중일기라고 말한다. 점심에 회사 근처 'Charlee'에 갔다. 파란 계단을 올라갈 때마다 그리스 산토리니에 접어드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생맥주' 1잔을 마셨다. 갖가지 피자, 파스타와 함께."종5역 13번출구로 나와서 뒤돌면 보이는 투썸 끼고 들어오면서 오른쪽 보면 뜬금없이 이자까야가 하나 있음 그것이 야젠" C의 설명에 .. 에세이/今酒일기 2017.01.13 11:40
[금주일기] 술(1.11) 술을 끊을 순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마시되 오늘부턴 2잔을 넘기지 않기로 했다. 얼마 전 술꾼이자 아버지가 비슷한 공약을 내세운 바 있는데 아마 그 영향을 받은 것 같다. R과 흑석에서 만났다. 지난번 여성들과의 술자리에 흠취해 결국 술병에 걸려 귀중한 나와의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던 P형은 이번엔 신경수술을 받았단다. 오늘도 P형은 골방의 것으로 남겨두고 .. 에세이/今酒일기 2017.01.12 09:15
[금주일기] 요새(1.10) 요새들어 가장 아이러니한 것은 37여년간 그 누구보다 많은 사람을 만났고, 사람에 천착했으며, 최소한의 단서―표정, 어투, 눈빛 등―만 확보하는 순간 그를 간파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R이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 낙천적이라는 점이다. 깨나 비관적이고 회의적인 나는 R에게 “사람은 지질하고, 세상은 추악하고, 우주는 지독히 새까맣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렇게 낙천일 수 있는 비결이 뭐냐”고 물었는데, 여기.. 에세이/今酒일기 2017.01.11 10:33
[금주일기] 지향(1.9) 지향과 지양을 구별못해 시험문제를 하나 틀렸다. 고등학교 3학년 중간고사. 윤리시험이었다. 씩씩대며 교무실에 찾아간 내게 선생은 다만 "책 많이 읽고 생각을 넓게 하라"고 타일렀다. 지금 그 교훈인지 꾸짖음인지 모를 가르침은 공염불이 되고 말았지만 최소한 선생 덕분에 나는 그 후로 단 한 번도 지양과 지향을 혼동하지 않을 수 있었다. 10여년 만에 불러본다. 이렇게 말.. 에세이/今酒일기 2017.01.10 09:31
[금주일기] 가열찬(1.8) 가열찬 주말을 보냈다. 계간(quarterly)비난 멤버들과 노량진 '폼프리츠'에 갔다. '클라우드 생주스' 2잔을 마셨다. 감자튀김 라지 사이즈를 안주로 시켰다. 콜펜인지 바닐라생맥인지를 부여잡고 어찌할 바 모르고 있는 갓대홍을 소르피자는 의기양양하게 바라봤다. 그는 자몽생맥을 들고 있었다. 갓대홍이 나의 몫까지 계산했다. 이로써 우리의 채무 아닌 채무관.. 에세이/今酒일기 2017.01.09 09:17
[금주일기] 998(1.7) 998일. 어마어마하다. 이 나라의 업보다. 전문시위꾼들과 광화문 '청일집'에 갔다.북어탕, 녹두빈대떡, 모듬을 시켰다. '장수막걸리' 2 통을 마셨다.by 벼 에세이/今酒일기 2017.01.09 09:13
[금주일기] 티라미수(1.6) 티라미수다. 티라미슈가 아니라. 오후 세시부터 여섯시까지 술을 마셨다는 R이 "술이 모자라다"고 말하는데 잠자코 있을 수가 있나. 대학로 '삼촌은총각'에 가려 했는데 사람이 많아 '코다차야'에 갔다. '맥스 생맥주' 5여잔을 마셨다. 안주로는 크림새우, 나가사끼짬뽕, 물회를 먹었다. 나가사끼짬뽕은 너무.. 에세이/今酒일기 2017.01.09 09:09
[금주일기] 보건의학(1.5) 보건의학에서 규정하는 '고위험 음주'란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의 경우 소주 7잔, 여성은 5잔 이상 마시는 횟수가 한 달에 1회 이상인 경우다. 그렇게 따지면 나는 '개초핵꿀위험 음주'를 하고 있다. 행보카다. 교대 '아는 형님'에서 숙성삼겹살 무한리필에 '타협노선의 생주스' 무한리필을 먹었다. 핵.. 에세이/今酒일기 2017.01.06 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