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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 세상을 쓰다

여우주연상의 그녀, 천우희의 영화 <한공주> 나는 와 를 비교한다든지, 한공주를 보고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든지 하는 얘기들을 선뜻 이해할 수 없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어떤 감정의 과잉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은 나도 마찬가지였으나, 그걸 분노라고 생각진 않았다. 누군가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도대체 어떤 인물에게 분출해야할지 몰라 답답했노라 말했다. 당연하다. 는 결코 고발영화가 아니니까. 는 밀양 성폭행 사건을 재구성하여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목적으로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 "소녀가 포기하지 않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감독의 작의(作意)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허구입니다' 라는 흔한 문구조차 제시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는 허구와 실화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지 않다. 감독은 이 영화가 단지 허구로 읽혀도 좋다고.. 더보기
K팝스타4 감성천사 유희열의 따뜻한 말 한마디 아무래도 K팝스타4의 최대 수혜자는 우승자가 아닌, 유희열일 것 같다. 이미 지난 시즌에서도 보아의 빈 자리를 완벽히 채운 평을 들은 그지만, 경력 2년차의 그는 이제는 옆의 두 심사위원인 박진영과 양현석을 뛰어넘는다. 단순히 심사위원으로 바라보기엔 그의 매력은 흘러 넘친다. 참가자를 정확하게 관찰하며 음악적인 요소 요소를 짚어주는 '매의 눈' 유희열을 보는 것도 재밌지만, 심사위원이기 이전에 음악과 사람을 좋아하는 감성천사 유희열의 모습을 통해 참가자와 덩달아 마음이 뿌듯해진다. 사실 탈락과 합격의 저울질을 하는 심사위원의 입장에서 따뜻해지기란 쉽지 않다. 냉철한 판단으로 참가자들을 걸러야 하기 때문에 칭찬 이외의 심사위원들의 말들은 가혹하기만 하다. 그러나 유희열은 마치 오랫동안 봐온 옆 집 이웃 아.. 더보기
더할 나위 없었다, 미생 최종회 이 시대의 미생들을 웃고 울린 드라마, ‘미생’이 마침표를 찍었다. 기대 속에 방영된 최종회는 원작과 다른 면모를 보였다. 제작진은 오히려 최종회를 만드는 과정이 가장 수월했을 것이다. 첫 회에서 보여준 장면에서 드러났듯, 드라마는 이미 ‘완생’이었기 때문이다. 첫 회에서 할애한 요르단에서 장그래의 추격 장면 5분은 최종회에 와서 30분이라는 분량으로 완성됐다. 수미상관이 되는 장면과 이야기를 보면서 시청자는 이런 생각을 떠올렸을 것이다. ‘아!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완성된 것이었구나.’ 90분이라는 영화 러닝타임에 버금가는 최종회의 호흡을 따라가면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기획단계에서 이미 마지막 장면을 그리던 제작진의 모습을 상상했기 때문이다. 마치 바둑의 수를 마지막까지 읽은 고수들이 아닐까라는 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