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페어 웨딩>에 대한 두 가지 키워드
결혼식에서 ‘서로 인사하고 축하하고,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고. 거기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은 앞에 서서 사랑을 맹세하는 두 남녀뿐이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청춘을, 사랑을, 연애를 매번 풀어내는 소설가는 언젠가 이렇게 썼다. ‘결혼식을 치르고 난 뒤에야 광수는 결혼이 남녀 사이가 아니라 집단 사이에 성립되는 상호증여의 한 형식이라는 레비스트로스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이런 말도 덧붙였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결혼은 제도고, 계약이자 규약이다. 속 김조광수의 말을 빌리자면, 연애에서 ‘일 번’은 사랑이지만, 결혼에서 ‘일 번’은 계약이다. 결혼의 밑바닥에는 감정적 상호작용(사랑)이 아니라, ‘계약 기간 동안 당신만을 사랑하겠다.’는 암묵적 의무이자 금기가 굳게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