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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단막극 다시보기

[2016 KBS 드라마스페셜] #0 10주 단막극 안내서 드디어 등장했다, 단막극이. 8월에 시작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올림픽의 여파로 밀렸고, 추석 연휴에도 코빼기도 볼 수 없었던 단막극이 드디어,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2016 KBS 드라마스페셜‘이 오는 9월 25일부터 시작된다. 햇수로 7년째인 KBS 드라마스페셜은 올해 10편이 준비돼 있다.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BS 정성효 드라마센터장은 "진짜 공들여 만든, 진정한 의미의 사전드라마“라고 소개하며 ”이번 시즌을 통해 3명의 PD가 입봉하고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2작품이 공개된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다양한 장르, 시도, 경험이 응축된 것이 드라마스페셜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서 드라마센터장이 밝힌 대로 단막극의 가치는 상당히 소중하다. 새로운 PD/작가/배우가 자신의 이름을 처음으로 내.. 더보기
<페이지터너> 삶의 한 페이지를 넘기고 있는 당신이 공감할 이야기 ‘Page turner'(페이지터너). 연주자 대신 악보를 넘기는 사람을 말한다. 연주자와 호흡이 한 번이라도 어긋나 악보를 잘못 넘기면 연주는 흔들린다. 늘 긴장한 채로 연주에 집중해야 한다. 연주자의 숨소리와 팔 움직임도 신경 써야 한다. 페이지터너는 종이 넘기는 소리를 내서도 안 된다. 튀는 옷을 입어서도 안 된다. 연주자와 관객에게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페이지터너는 철저히 ’소리‘만을 위해 존재하는 ’그림자‘ 같은 존재다. 26일 방송된 KBS 2TV 청춘 3부작 드라마, 는 ‘우리 인생에도 ‘페이지터너’가 존재한다‘는 명제를 던진다. 인생의 페이지를 넘겨야 할 순간에 함께 그 페이지를 넘겨 줄 누군가가 있다고 말이다. 드라마는 세 청춘을 내세워 그들이 서로의 페이지를 넘기는 과정을 3부에 걸쳐.. 더보기
와, 엄마 밥 진짜 맛있었다. <기적의 시간 로스타임> 2회 “인생은 간단하다. 언제나 그놈의 밥이 문제다. 사랑하는 사람하고 잘 먹겠다고 잘 살겠다고 발버둥쳤다. 하지만 난 어느 순간 바쁘다는 이유로 엄마와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나는 언젠가 나중에 돈으로 모든 걸 보상하려 했지만, 엄마가 나에게 바랐던 건 오직 하나, 함께 먹는 따뜻한 밥 한 끼뿐이었다.” 2회의 주인공 28살 취업준비생 선호(임지규 분)이 로스타임의 끝이 다가오며 깨달은 내용이다. 이 내용은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이자, 시청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스포일러일수도 있는 메시지를 첫 문단으로 내세운 건, 이 드라마는 예정된 결말을 향해 달려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는 이야기 자체로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언제나 그놈의 밥이 문제다, 라는 말에 공감하지 않는 젊은이는.. 더보기
<기적의 시간 로스타임> 1회, 뒤늦은 깨달음만큼 늦었던 감동, 그리고 아쉬움 이제는 거의 사라져가는 단막극의 대표주자는 KBS다. 매년 이라는 전통의 단막극 시리즈를 편성하고, 신인 발굴과 새로운 이야기를 발굴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그들이다. 이번 설 연휴에도 KBS는 빼놓지 않고 새로운 단막극을 세상에 내놓았다. , 뭔가 드라마틱한 전개가 있을 것 같은 제목이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사람에게 삶을 다시 정리할 수 있는 로스타임이 추가로 주어진다면 어떨까. 마치 꿈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드라마는 꿈을 현실처럼 가능하게 보여준다. 드라마는 축구의 규칙과 상황을 이용해 색다른 전개를 시도했다. 소개만 들어보면 꽤 흥미로운 소재다. 도대체 어떤 드라마일까. 드라마는 축구선수의 명언으로 시작된다. “포기하면 그 순간이 곧 시합 종료다” 네덜란드의 축구 영웅, 마크 오베르마스의 말이.. 더보기
쓸모 있는 고삼과 세종의 만남, <퐁당퐁당러브> 작년 말, 웹상에서 화제였던 드라마 가 설 특집극으로 돌아왔다. 윤두준과 김슬기가 주연한 이 드라마는 웹에서 먼저 10회 분할 공개된 후 MBC에서 2회의 본방송으로 방영됐다. 워낙 많은 사랑을 받은 나머지, 드라마는 DVD로도 발매됐다. ‘쓸모’ 없는 고3이 조선 시대에 ‘퐁당’ 떨어져 세종을 만나 세상을 바꾸고 사랑을 하는 이야기는 웹드라마의 좋은 ‘쓸모’를 보여줬다. 화제성, 재미, 작품성, 메시지까지 모든 것을 잡은 가 한복이 어울리는 설에 딱 맞게 재편성된 것을 반가워하며 드라마의 ‘쓸모’ 몇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 쓸모 있는 상큼한 사극 연애물의 발견 ‘상큼’이라는 단어를 수식어로만 쓰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두준과 김슬기의 케미는 ‘상큼’하다. 발랄하면서도 진지할 .. 더보기
KBS 드라마 스페셜 2015 계약의 사내, 조지 오웰의 통찰력을 발견할 수 있었던 기자이자 소설가였던 조지 오웰은 소설 『1984』에서 개인이 사회에 통제당하는 전체주의를 그리고 있다. 모든 것을 감시하는 ‘빅 브라더’로 불리는 당은 개인의 원초적인 욕구까지도 통제한다. 소설 속 주인공은 독재와 통제에 반발심을 표출하지만 사상경찰에 의해 체포되고 고문을 당하다 사회를 무기력하게 받아들이는 나약한 인간이 되고 만다. 단막극 를 보다보면 자연스레 『1984』의 이야기들이 떠오른다. 한 요양원을 중심으로 환자들의 행복을 조종하는 간호사 수영(최명길 분)의 모습이 등장한다. 개인의 욕구를 통제하는 ‘빅 브라더’와 닮았다. 그리고 드라마 속에는 개인을 감시하는 감시원들이 있다. 주인공인 감시원 진성(오정세 분)은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간호사를 감시하라는 지령을 받는다. 그녀를 감사하다 진성.. 더보기
KBS 드라마 스페셜 2015 아비, 광기는 타고난 것일까, 만들어진 것일까 11월 21일에 방영된 단막극 는 제목을 붙인 이유가 궁금해지는 단막극이다. 아비보다는 어미의 왜곡된 사랑으로 인해 광기를 품은 아이의 모습에 더 눈이 간다. 어쩌면 아비의 부재라는 사실을 더 강조하기 위해 붙였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살인마의 누명을 쓰기까지 자식을 위하던 또 다른 아비를 부각하려 했는지도. 누군가의 글에서 이런 주장을 읽었다. 아비가 없다는 사실에 아들이 나약해지는 것은 아니다. “아비가 없으니…”라고 편견을 갖고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나도 이 말에 동의한다. 우리는 사실보다 의견에 더 휘둘리는 세상에 살고 있다. 사실이 존재해도 그 사실이 아니라고 내 눈을 가리는 남들의 의견에 마음이 뒤집히는 것이 우리다. 는 입시 대리모를 할 만큼 뛰어난 자녀 교육력을 지닌 엄.. 더보기
KBS 드라마 스페셜 2015 비밀, 외국인 매매혼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 오십이 넘은 남자가 죽었다. 자살은 아니다. 살인 사건이 명백하다. 그에게는 젊은 베트남 아내가 있다. 외국인 아내들은 나이든 한국 남자와 결혼하고 한국에서 자리를 잡은 뒤 돈을 들고 빈번하게 도망간다. 남편은 두려웠다. 남편은 아내를 때리기도 했다. 그리고 죽는 날까지 외국인 등록증과 아내의 여권을 주지 않았다. 아내는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편을 죽였다. 아내는 아이와 함께 고향으로 도망치려다 공항에서 발견된다. 모든 정황이 완벽하다. 단막극 은 앞 문단에서 설명한 대로 살인 사건에서부터 시작된다. 용의자도 확실했다. 하지만 용의자는 외국인이지만 한국말을 아주 잘하며 묵비권을 행사하겠다고 한다. 더욱 의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드라마는 사건에 대한 의심과 과거의 실제 상황이 교차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더보기
KBS 드라마 스페셜 2015 낯선 동화, 포기한 동화에서 피어난 새로운 동화 동화는 참 아름답다.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을 그리며 지은 이야기인 만큼, 동화는 행복을 지향한다. 하지만 어린이 때 좋기만 하던 동화들이 나이가 들면서는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인생의 쓴맛을 너무 많이 봐버렸기 때문일까. 어른들에게 동화는 상상 속의 이야기일 뿐이다. 단막극 는 제목 그대로 낯설게 다가오는 동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화 같지 않은 삶을 사는 동화 속 주인공들의 삶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로 뻗어나갈 만큼 인기를 끌었던 동화 ‘봉봉이’를 만든 작가 상구(김정태 분)과 그의 두 아들은 동화와 정반대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봉봉이’는 작가의 두 아들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하지만 행복하게 사는 봉봉이와 다르게 아들 수봉이(정윤석 분)와 재봉이(길정우 분)은 여관을.. 더보기
<KBS 드라마 스페셜 2015 노량진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 우리가 탈 기차는 어디에 이제는 먹거리 상품 중의 하나가 된 노량진 컵밥.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컵밥은 노량진역 육교 아래에서 만날 수 있던 명물 음식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불법 노점상이라는 사실로 인해 컵밥거리라는 이름으로 이전을 했다. 혼잡도 완화와 불법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전은 필요했다. 다만 아쉬운 건 정돈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매력이 사라졌다는 점이랄까. 이전 컵밥골목을 기억한다면 반가울 수 있는 드라마가 나왔다. 가을을 맞아 다시 시작한 KBS의 단막극, 드라마 스페셜 가 그것이다. 2014년 극본 공모 우수작으로 노량진 고시생의 삶을 담담하지만 절절하게 극화했다. 특히 취업을 준비하고, 각종 고시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한 드라마였다. 드라마는 컵밥골목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