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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정치

분열의 정치와 “열린” 미래 때 늦은 4.13 총선 후기와 향후 짚어 볼 포인트 4.13 총선 직후 방송됐던 JTBC 의 두 패널의 얼떨떨한 표정이 2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잘 잊혀지지 않는다. 유시민과 전원책이라는, 현실 정치에 닳고 닳은 정치의 고단수들마저 제대로 된 판을 읽어내지 못했다. 민심(民心)은 바다와 같았는데, ‘낚시꾼’들은 통통배에 몸을 맡긴 채 여론조사가 짚어주는 잔물결만 바라보다 해일에 휩싸인 셈이다. 하지만 한차례 폭풍이 휩쓸고 간 지금도 딱히 반성이나 성찰하는 이들은 없는 듯하다. 다시 바다가 잠잠해지자, 폭풍이 없었던 것처럼 낚시꾼들은 바닷물을 잔뜩 뒤집어 쓴 채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로 아직도 어망을 놓고 싸울 뿐이다. 총선 직후 딱 2줄짜리 논평을 내놓았던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은 이후 기자간담회 등 후속.. 더보기
총선론 : 본격 4.13 총선 판세 읽기 0. 들어가며 그 어느 때보다 예열 과정이 뜨거웠던 4.13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3월 31일부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여당도, 야당도 이해를 따질 필요가 없을 만큼 각자 충분히 내홍을 겪었고, 크게 번져나갈 것 같은 불길들은 ‘일단은’ 진화된 것처럼 보인다. 필리버스터 정국과 비례대표 논란, 공천 갈등, 친박 대 비박의 대결, ‘옥새투쟁’과 (언론에 의해 야기된) 김종인-문재인 간 노선 논쟁 등 굵직굵직한 정치적 이슈들이 빠르게 소비됐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이제 큰 변수로 좌우할 요소인 야권 연대만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갈등 속에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 그 와중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본인마저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독야청청, 야권연대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과연, 이번 총선은 어.. 더보기
북핵 해법, 급회전으로는 각이 나오지 않는다 설 연휴 간 날아간 인공위성(?)으로 인해 수면 아래서 부글부글 끓고 있던 한반도가 다시 분주해졌다. 각국 정상들 간 긴급한 전화 통화가 이어지고 그동안 줄곧 부인돼오던 사드(THAAD) 배치 논의가 활발해진 데 이어,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라는 극단적 조치들이 숨 가쁘게 이어졌다. 그 와중에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차가 발생하면서, 북핵 문제 관련 6자회담 구성원들 사이의 반목도 심화될 징조를 보이고 있다. 미사일 한 방에 그동안 쌓여있던 잠재된 모순들이 마치 활화산처럼 폭발하고 있다. 그 와중에 개성공단 폐쇄라는 유탄을 맞은 개성공단기업협회만 망연자실한 상태다. ‘그 놈의 미사일’ 때문에 한반도를 넘어 온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결국 이번 인공위성 사태 역시 북핵 문제의 큰 연장선상 아래 있다.. 더보기
청년의 분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석패하긴 했어도 버니 샌더스가 가진 49.6%의 지지율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모두가 힐러리 클린턴의 압도를 예상했을 때, 버니는 고작 0.2%의 차이만을 보였을 뿐이다. 말 그대로 “Feel the Bern”이다. 버니 샌더스 ‘현상’이라도 부르기에도 모자람이 없다.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는 현상의 특징은 만 74세라는 비교적 고령의 나이임에도 그를 지지하는 지지층들이 20, 30대 젊은 층이라는 점이다. 가장 노령인 그가 내세우는 정책이 역설적으로 가장 젊다는 것을 의미하는 일이기도 하다. 잘 알려진 대로 사회주의자(사민주의자)인 그의 정책은, 기존의 미국 대선의 정치인들이 사용하던 정치 문법들에 비해 급진적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것으로만 보였던 미국 상위 1%의 아성에 거침.. 더보기
의회민주주의의 성장통 2016년 2월 1일로 예정되어 있던 정의화 국회의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회동이 2일로 연기됐다. 이날 연기 된 회동에서는 선거구 획정과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등 쟁점 법안들의 직권 상정 여부와 관련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정의화 의장이 중대 발표까지 예고했던 만큼 직권상정 사항에 대한 종결의지가 강했었기에, 이번 직권상정 문제와 관련한 파열음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반증하는 일이기도 하다. 국회에 대한 평이 좋았던 적은 거의 없었지만 그 중에서 19대 국회에 대한 평에는 새로운 말들이 덧붙어졌다. 기존의 비판들에 더해 19대 국회는 일하지 않는, 무기력한 식물 국회라는 수식어가 뒤따른 것이다. 이는 새누리당에 의해 발의 돼 여야합의로 2012년.. 더보기
새누리, 자신감과 자만 사이 “180석 목표”, “과반수 확보를 통한 국회법 개정 목표”, “200석 내심 기대.” 안철수 의원의 탈당과 맞물려 1여 다야(1與 多野)구도가 이뤄진 이후 심심치 않게 들리는 말이다. 설마 이렇게까지 되겠냐며 짐짓 손사래를 치지만 당의 속내는 다르다. 야당의 분열로 인한 호재는 분명 새누리당에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평균 35%가 넘는 소위 ‘콘크리트 지지율’은 여당 내 비박 대 친박의 대립, 선거 공천과 관련한 잡음 등의 변수들의 영향조차 받지 않는다. 모두가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상한다. 이것은 그저 당연한 일일까? 1. 새누리의 자신감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 있어 기대하고 있는 180석, 즉 절대적 과반 의석 확보라는 목표는 국회 선진화법으로 제약 받고 있는 경제활성화법의 처리 등 대통령이 바라.. 더보기
문재인의 승부수 1. 1월 17일의 어떤 사건 16년 1월 17일 여의도, 한겨레 이승준 기자의 스케치.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에는 김종인 선대위원장을 비롯 문재인 대표가 직접 영입한 표창원과 김병관, 오기형, 김빈, 양향자, 김정우 등 새롭게 더민주와 함께하게 된 여섯 명이 무대에 올라 강연을 펼쳤다. 참석자 대다수 역시 문재인 대표의 주도 아래 10만명을 돌파한 온라인 당원들이 대다수. 문재인 대표의 밝은 표정 뒤편으로는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SNS에 올려 화제가 된 '더더더더더더' 머그컵을 비롯한 더민주 굿즈가 판매됐다. 네이버 메인에 오르지 못한 채 조용히 지나갔던 이 기사가 다뤘던 컨퍼런스는 어쩌면 정치인으로 거듭난 문재인이 지금의 위기에 대처하는 승부수를 단적으로 조명해주는 '사건'일지도 모른다. 탈당과.. 더보기
천 명의 전역 연기, 왜곡된 보상심리의 트라우마 병사들이 전역연기 신청을 했다고 한다. 북한의 거듭되는 위협 이후 고조되는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란 설명이 뒤따른다. 국가의 안보와 위기에 충성심과 애국심이 고조된 이들의 자발적 희생에 찬사가 뒤따른다. 그런데, 이 모든 일이 8월의 일이 아니다. 기시감을 들게 하는 1000여명의 병사들이 전역 연기 신청은, 16년 1월에 다시 한 번 일어나고 있다. 이야기에 앞서 다시 군 생활을 되짚어 보자. 대한민국 남자들에 있어 군대는 기피대상이다. 우스꽝스럽고 희화화된 TV 프로그램 속 군대의 모습에 낄낄대면서 웃다가도, 막상 영장이 날아오면 식겁하기 마련이다. 요샌 때리지도 않고 욕하지도 않는다는 말들로 술자리에서 위안을 받고 머리를 밀고 훈련소에 들어간 순간, 모든 것이 생각 이상으로 나쁘지 않다는 것을.. 더보기
쌍용차 대타협의 의미를 생각한다 2015년 12월 30일,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자와 관련된 노-노-사 간의 합의가 마무리된 것이다. 반성한다. 솔직히 잊고 있었다. 노동문제는 뭔가 나와는 별개의 일로 생각했었다. 정부가 2015년 내내 주장했던 노동개혁과 이에 반대하는 노동개악이란 주장 사이에서는 노동개악 쪽에 방점을 찍고 노동개혁 문제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긴 했어도, 그것이 내 피부에 와 닿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는 못했던 것 같다. 반성을 담아, 기록을 남긴다. 2009년, 실질적 이익 없이 기술만 유출해 소위 '먹튀'로 불린 중국 상하이차의 경영권 매각 이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쌍용자동차는 경영정상화란 이유로 희망퇴직과 해고 등의 인원 감축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더보기
위안부 협상, 국제적 연대를 통한 해법마저 생각 못 할만큼 급한 일이었나 2016년 새해가 밝았어도 아픔을 끝내지 못했다. 협상이 타결됐음에도 2015년 12월 30일 1211번째 수요집회는 열렸고, 그 와중에 대학생 30여명은 주일대사관에서의 기습적 반대 시위를 이유로 불구속 기소 처분을 받았다. 위안부 협상의 성과에 대한 평가는 세대 간 이념 간 대립 구도로까지 벌어져 극과 극으로 갈려 분분한 채 사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지난 28일 한일 위안부 협상의 주요 사항이 담긴 기자회견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아베 내각 '총리대신'은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재단을 만들면 기금을 출연, 사업 진행- 일본 정부는 조건이 충족될 시 모든 문제가 최종적이며 불가역적으로 해결된 것임을 확인- 한국 정부도 일본 정부가 조건 충족할 시 모든 문제가 최종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