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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의 정치와 “열린” 미래

category 이슈/정치 2016.04.29 16:21

때 늦은 4.13 총선 후기와 향후 짚어 볼 포인트

4.13 총선 직후 방송됐던 JTBC <썰전>의 두 패널의 얼떨떨한 표정이 2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잘 잊혀지지 않는다. 유시민과 전원책이라는, 현실 정치에 닳고 닳은 정치의 고단수들마저 제대로 된 판을 읽어내지 못했다. 민심(民心)은 바다와 같았는데, ‘낚시꾼’들은 통통배에 몸을 맡긴 채 여론조사가 짚어주는 잔물결만 바라보다 해일에 휩싸인 셈이다. 하지만 한차례 폭풍이 휩쓸고 간 지금도 딱히 반성이나 성찰하는 이들은 없는 듯하다. 다시 바다가 잠잠해지자, 폭풍이 없었던 것처럼 낚시꾼들은 바닷물을 잔뜩 뒤집어 쓴 채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로 아직도 어망을 놓고 싸울 뿐이다.

 

총선 직후 딱 2줄짜리 논평을 내놓았던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은 이후 기자간담회 등 후속 조치들을 내놓고는 있지만, 딱히 입장의 변화가 보이지는 않는 듯하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소통”이라고 조선, 중앙, 동아일보까지 논조를 빠르게 바꿔 역설 중이지만, 외침이 닿기에는 ‘구중궁궐’은 너무 먼 것일까. 노동개혁, 양적완화 등 기존의 정책들을 예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관철’시키려고만 하는 대통령의 행보가 계속되는 한, 대통령이 맞이하기 시작한 ‘레임덕’은 물론 여당이 처한 어려운 현실마저 개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여당인 새누리당 역시 아직까지도 ‘총선 패닉’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초반 원유철 비대위원장 논란으로 혼선을 빚었던 시기에 비하면 표면적 잡음은 줄었지만, 아직도 비박 대 친박의 뿌리 깊은 갈등의 골은 수면 아래에서조차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서청원, 최경환 등 대표적 친박 세력들이 고개를 숙이는 ‘액션’은 취하고 있지만, 유기준 의원의 원내대표 경선 출마 등을 두고 ‘친박’ 내의 파열음조차 감지된다. 현재 당내 유력이자 ‘유일’하다시피 한 김무성 의원은 당선자 간담회마저 나오지 않을 만큼 두문불출 중이다. 윤상현, 유승민 등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과 관련한 마찰 역시 각자 다른 입장들이 쏟아져 나오는 등 당 내적으로 일치된 의견들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 참패 이후에도 ‘천막당사’ 등을 통해 당을 추스렸던 새누리당 특유의 정치적 ‘내공’마저 전부 다 상실한 듯한 모양새다. 이후 선출될 당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의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더불어 민주당의 갈등은, 모두가 예상했던 바였지만 그 규모는 아직까지는 생각보다 크지는 ‘않은 듯’하다. 세월호 유족 참배와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당대표 추대 논란 등 가장 뜨거운 정치적 이슈들은 계속해서 터져나오지만, 생각 외로 큰 정치적 분열 현상은 아직까지는 드러나진 않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갈등’ 역시 조금씩 노출은 되지만,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기엔 문재인 대표의 양산 ‘칩거’ 시작 등으로 그 위세가 아무래도 약하다. 중앙 정치로 치고 올라올 것으로 보였던 김부겸 당선자나, 타이밍은 놓쳤지만 당내 세력은 넓어진 손학규 전 대표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행보를 진행 중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의 위기는, 오히려 표면적 갈등보다는 지지세력 내부의 갈등이 더 큰 문제가 될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외연의 폭을 넓힌 만큼 친노 대 비노, 친문 대 반문, 김종인 대 문재인 등 ‘보이지 않는 축’들을 중심으로 당내 세력 간의 간헐적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고, 이는 지지 세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분열을 잡지 못하는 이상, 더불어 민주당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4.13 총선의 최대 수혜자인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 당은 이후 출구전략도 현재까지 가장 안정적으로 진행 중이다. 4.29 발표된 한국 갤럽의 여론조사에서, 안철수는 차기 대권주자 경쟁에 있어 선두로 치고나온 것으로 발표됐다. 세월호 특별법 등 이슈 제기도 잊지 않으면서 전당대회도 12월 이후로 연기, 당내 잡음을 최소화했다. 박지원 원내대표, 김성식 정책위의장 체제를 합의 추대함으로써 당내 안철수계 – 호남 세력의 균형도 유지했다. 안철수가 박근혜 대통령의 양적완화에 정면으로 비판하는 등 자신의 목소리를 부각하고 있으며, 박지원 원내대표는 연정론 등을 제기하며 여야 간 제 3당으로서의 이점을 살리는 중이다. ‘분열’의 정국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구체성 등 제 3당으로서 제시해야 할 대안의 이미지가 아직까지는 희미하다는 문제들이 향후 국민의 당의 정국운영에 있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가시화된 위험은 아니다.

 

20대 국회는 국회의장, 부의장 문제부터 시작해 세월호 특별법, 국정 교과서, 지금부터 발동이 걸리기 시작한 구조조정 문제,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 등 지금도 쏟아지기 시작한 산적한 정치적 이슈들이 본격적으로 점화될 것이다. 경제 위기를 타개하라는 국민들의 요구 사항이 더 높아질 것 역시 명약관화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아직까지 정당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기대를 품기에는 이전투구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 슬픈 현실이기도 하다.

 

민주주의의 발전에 있어 정치적 싸움 역시 소중하다. 갈등이 없는 한, 정치는 발전하지 못한다. 다만 그 ‘갈등’은, 스스로 통제가능한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 ‘분열’의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화답은 황금비율에 따른 ‘분할’이었다는 점을, 싸움에만 골몰하다 잊는 순간 살아있다는 걸 증명한 민주주의 철퇴가 언제 다시 등장할지 모른다. 5월 30일 예정된 20대의 국회 전까지, “열린”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할 정당의 미래 역시 ‘열려’있다는 것을, 정당들이 잊지 않았으면 한다. 

 

by 9.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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