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The Restaurant Magazine(http://www.theworlds50best.com)에서 발간한 2016년 세계 50대 식당 순위에 이탈리아 시골 모데나에 있는 마시모 보투라의 Osteria Francescana가 첫 순위에 올랐다. 2015년에 제작된, 넷플릭스의 다큐 시리즈 <셰프의 테이블>이 맨 처음 다뤘던 셰프이기도 하다.

다큐멘터리인 <셰프의 테이블> 시즌 1은 ‘요리’라는 거대한 주제를 토대로 세계 각지에서 인정받고 있는 셰프들의 요리와 삶, 인생의 이야기를 담아 우리에게 보여준다. 다소 개인적인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고,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대신 요리 평론가들의 입을 빌어 ‘찬양’조의 논조로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다소 감상적인 특성을 갖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 다큐멘터리가 가지는 의의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이는 맨 처음 편인 마시모 보투라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지진으로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이자 생활의 터전인 모데나의 주력 산업인 치즈들이 훼손됐을 때 마시모 보투라가 마주한 상황을 통해 이야기를 시작하는 다큐멘터리는, 그가 셰프로 성장해가는 과정과 부인과의 삶을 짚고, 요리철학을 통해 그가 추구하는 가치들을 조망한다. 이 과정들은 클래식 음악 bgm을 배경으로 틈틈이 그가 현재 셰프로서 살아가는 모습들을 조망하며 이뤄지며, 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요리들을 통해 종합된다. 무수히 많은 설명과 이야기들이, 요리라는 결과물로 집약되는 구성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름조차 모르는 작은 시골 지방의 찾기 힘든 식당이 미슐랭 가이드의 높은 평점을 유지하고 세계적인 식당으로써의 높은 순위를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마시모 보투라는 그에 대한 대답으로써 자신의 요리를 설명한다. 즉, 전통과 그를 파괴하는 과정을 통한 새로운 창조가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평론가들과 마시모 보투라, 그리고 그의 부인의 입을 통해 구성되는 그의 요리는 항상 도전의 연속과도 같았다. 강렬한 전통적 요소가 다분한 이탈리아 요리는, 안정되고 오래된 역사만큼 도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저 전통적인 것을 잘 계승만 해도, 중간 이상의 결과물은 유지할 수 있었던 탓이다. 그러나 마시모 보투라의 경우, 이탈리아 요리가 가지는 기존의 전통들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새로운 색깔을 덧붙이기 시작했다. 지역의 좋은 재료를 바탕으로 이탈리아 요리를 만들지만, 그 요리는 이전의 이탈리아의 요리하고는 다른 형태로 전개되는 것이다. 수많은 반발과 비평, 혹평 속에서 이러한 시도들 역시 많은 위기를 겪었지만, 그럼에도 그가 이를 이겨내는 순간, 그의 요리와 식당 역시 기존의 이탈리아 식당이 갖지 못했던 새로운 지평을 여는데 성공한 것이다.

 

요리란 무엇일까. 음식이란 무엇일까. <셰프의 테이블>은 그러한 물음들에 대해 명쾌한 답을 직접 내려주는 대신, 이미지들을 통해 시청자 스스로 그 답을 내려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단순히 보고 즐기며 먹고 마시는 수준으로 그치는 ‘비싼’ 요리로 끝났던 그 요리들에도, 하나의 철학이 있고 인생이 있다는 것을 <셰프의 테이블>은 보여준다. 숨겨져 있는 ‘가치로써의 음식’을 표면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요리가 ‘사물’로써 종결되는 것이 아닌, 셰프와 방문자 사이의 ‘무언의 소통’의 창구로써도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마시모 보투라는 이와 같은 맥락 속에서 기존의 관습과 거부감, 편견을 넘어서는 것을 통해서 요리 역시 1차원적 의미를 넘어서는 다차원의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면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셰프의 테이블>의 이야기들은, 이후의 다른 에피소드들을 통해 좀더 심화되며 고민해볼 여지들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요리로써의 의미도, 사람으로써의 의미도 말이다.(계속)

 

by. 9

 

* 사진 출처 : www.theworlds50best.com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