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끝이 짧지 않겠다.
클라우디아의 희미한 목소리처럼
"사랑하는 법을 모르기 때문"
일까.
아니면 게르투르드의 단언처럼
"아니, 나는 사랑했"기 때문일까.
좀처럼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는 나는 한 번쯤 모든 관계를 끊어버리는 편도 나쁘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한다.
사랑의 언저리를 서성이다보면 반드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될 테니까.
그러나 그때까지 여기에 남아있을 당신은 그 어디에도 없고, 그 사실을 잘 아는 나는 언제까지나 당신들 곁에 충실히 남아있을 것이다.
이기적인 생각.
내일을 생각하니 조금은 쓸쓸해진다.
J의 공연에 가지 못했다. 나 하나 이기지 못해 기어코 미안함을 남기고야마는 사람들이 많다.
수입맥주를 몇 캔 마셨다.
by 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