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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酒일기] 마지막(12.1)

category 에세이/今酒일기 2016.12.02 11:52




마지막을 얘기할 때마다 남아있을 것들이 눈에 밟힌다. 그러고 보면 오롯한 관념론자란 불가능한 게 아닌가.

 

"우리는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에요."

 

두루뭉술한 말로 공허를 채운다. 많지 않은 술병을 에워싸고 우리는 취한 건지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셋이 왕십리에 갔다. 다만 거리상 그쪽이 '공평'했다.

 

지인의 추천을 받아 ''이라는 삼겹살집에 갔지만 자리가 없었다. 대신 근처 눈에 띄는 막창집으로. 삼겹살과 막창을 안주로 '처음처럼' 3병을 비웠다. 배가 불러 안주 없이 '바나나에반하나' 하나를 시켰다. 밀키스에 바나나 시럽 넣은 맛. '취하지 않을 술은 술이 아니다'는 한 주정뱅이의 말이 떠오르는 맛.

 

2차로 칵테일집. '파우스트'를 시켰다. 이미 좀 취했던 건지 빨대를 입에 문 채 술잔을 기울이다 술을 쏟았다. 다음 잔은 '섹스온더비치'. 어디선가 '섹스온더비치''SOB'로 줄여 말한다고 들었다. "SOB 주세요." "그게 뭐예요."

 

집에서 '호가든' 1캔을 마셨다. 조갑제 때문이다. 그가 내게 술을 권했다.


by 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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