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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정치

새누리, 자신감과 자만 사이

“180석 목표”, “과반수 확보를 통한 국회법 개정 목표”, “200석 내심 기대.” 안철수 의원의 탈당과 맞물려 1여 다야(1與 多野)구도가 이뤄진 이후 심심치 않게 들리는 말이다. 설마 이렇게까지 되겠냐며 짐짓 손사래를 치지만 당의 속내는 다르다. 야당의 분열로 인한 호재는 분명 새누리당에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평균 35%가 넘는 소위 ‘콘크리트 지지율’은 여당 내 비박 대 친박의 대립, 선거 공천과 관련한 잡음 등의 변수들의 영향조차 받지 않는다. 모두가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상한다. 이것은 그저 당연한 일일까?

 

1. 새누리의 자신감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 있어 기대하고 있는 180석, 즉 절대적 과반 의석 확보라는 목표는 국회 선진화법으로 제약 받고 있는 경제활성화법의 처리 등 대통령이 바라는 국회의 일을 하기 위해서라는 명분 아래 진행된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고정적 지지층을 기반으로 대통령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여당이라는 컨셉이 새누리당의 총선 전략인 셈이다. 이는 반박, 친박, 진박, 진진박 등 박근혜의 진실된 사람이라는 선거 전략이 통용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기반으로하는 개혁이라는 프레임의 선거전략의 틀 또한 짜지기 시작했다.

 

국정교과서 논란, 위안부 협상 등의 악재들에도 불구 4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고정 지지층의 이탈이 없는 이상 현재의 총선 구도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가칭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의 합은 새누리당보다 높지만, 소선거구 단순다수제의 특성상 이는 무의미한 수치다. 40%대의 지지율만 확보하더라도 야당 표의 분산으로 인해 어부지리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일한 야당지역이었던 부산 사하을의 국회의원 조경태의 영입으로 새누리당은 더불어민주당이 말하는 낙동강 벨트를 붕괴시키는 것은 물론, 경남권의 압도적인 승리를 자신할 수 있게 되었다. 김부겸이란 변수가 있는 대구 수성구의 경우는 상황이 급박해지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카드 등 제시할 수 있는 선택지들도 갖추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호남의 경우는 재선을 바라보는 이정현 의원에 더해 정운천 전 농림부장관까지 당선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하다. 영남의 패권을 기반으로 호남까지 지지기반을 확대해가는 듯한 모습이다. 강원도의 경우, 언제나 그랬듯 여당의 강세다.

 

야당의 분열이란 호재 또한 무시 못 할 요소다. 당장 여당인 새누리당은 야당 심판론을 내세워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 모두를 공격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현재 작금의 국회 상황의 원인을 모두 야당에 돌려 보다 강력한 여당, 일할 수 있는 여당이란 이미지를 내세우기 좋은 배경이 만들어진 덕이다. 선거 전략과 공세 등에 있어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새누리당의 경우 총선 상황이 본격화되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수 언론의 호응을 바탕으로 여당 지지층의 결집을 시도할 것이다. 분당으로 인해 갈라진 야당의 표 결집력은, 접전 지역인 경기, 서울 등 수도권과 충청도의 선거 판세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모든 외적 요소들을 놓고 봤을 때, 새누리당의 압승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들의 위기요소가 그들의 내부에 잠재해 있고, 이것이 어떻게 터져나올지 알 수 없다는 데에 있다.

 

2. 잠재적 위기 요인들

 

새누리당의 첫 번째 위기 요소는 총선 대결 구도 프레임 짜기에 있어 야당에 앞선 전략들을 내세우고 있지 못하다는 데 있다. 경제민주화, 중도권 포섭, 양당 구도 비판 등 선거 관련 이슈들에 있어 야권의 행보는 연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것이 부정적인 요소든 긍정적인 요소든 관계없이 대중의 눈길이 야당의 움직임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다수 언론 매체들조차 야당의 행보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상대적으로 새누리당에 대한 보도 자체가 줄어든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새누리당은 이슈 선점에 있어 야당의 페이스에 말릴 가능성이 있다. 정권 심판론, 경제 민주화 등의 프레임이 선거의 화두가 될 경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적 전략을 제시하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이는 선거의 향방을 좌우할 중도층의 표심 결정에 있어 새누리당에 크게 불리할 수 있다.

 

두 번째 요소는 바로 새누리당 내부의 분열이다. 안철수 의원을 위시한 야당 의원들의 탈당 이후 가속화 된 혼란의 연속에서도 새누리당이 총선 전략의 선점이 불가능했던 이유는 새누리당 내부의 갈등 또한 가시화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친박, 진박, 반박, 비박 등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축으로 갈라지는 여당 내 분열 또한 상대적으로 주목 받진 못하지만 야당의 분열 못지 않은 갈등 상황의 반복이다. 대표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던 기존의 새누리당의 움직임과는 정 반대인 셈이다. 김무성 대표의 여당에 대한 컨트롤이 이루어지지 않는 듯한 모습까지 보인다. 심지어 당 대표가 제시했던 험지출마론마저 안대희, 오세훈 등 예비후보들의 거부로 무산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러한 내부 갈등의 여파는 총선 직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 요소는 총선에 있어 정당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전략인 인물과 정책 등이 미비하다는 데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20명 남짓한 새 인물들을 영입하며 정당 이미지를 개선해나갈 때, 새누리당의 대응 전략은 그저 ‘꽃꽃이론’을 말하며 종편에 출현하던 인사 여섯 명을 영입했을 뿐이었다. 새누리당이 새 인물로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의 경우 현재까지는 이준석 정도라는 현실이, 지금의 상황을 대변한다. 국민의당 세력이 중도 우파 세력을 끌어안기 위한 행보를 시작하고,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역시 중도층 공략 전략들을 세워 김종인 박사 등을 영입해서 경제민주화 이슈를 재 점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때에도 새누리당은 이에 맞서는 가시화된 정책과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개혁’과 야당 심판이라는 프레임이 구체화되고는 있지만, 야당의 공세에 비추어볼 때 아직은 파괴력이 부족하다. 국민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전략이 총선이 세 달 남은 지금까지 부재한 셈이다.
 

마지막 요소는 지금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야당의 분열이 총선 막바지에 이르러 연대, 통합 등으로 이어질 경우 이를 방어할 수단이 새누리당에 부재하다는 점에 있다. 야당의 선거 전략은 항상 연대에 있었고, 이는 분열됐던 지지층을 어찌됐든 결합할 수 있는 요소였다. 1월 현재까지도 안철수 의원의 경우 통합은 없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당 내부에서는 수도권에서는 연대가 가능하지 않겠냐는 말까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나오는 실정이다. 안철수 천정배 의원이 통합을 결정하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총선 연대를 구축하는 현 실정에서, 야권 전체의 통합이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 예단하는 것은 섣부르다. 오히려 중도 층까지 외연을 확대한 야권이 연대를 결정할 경우, 총선 승리의 향방은 쉽게 점칠 수 없다. 문제는 새누리당이 이와 같은 변수들에 대한 대응을 할 여력이 없어보인다는 것이다.

 

3. 새누리의 압도적 승리와 위기 사이, 관전 포인트는?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지만, 새누리당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문제들 또한 무시하지 못할 요인들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지금의 총선 구도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적극적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 총선의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이를 감지하고 위기를 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본격적인 총선이 다가올수록 전략이 세밀해지고 치밀해진다는 데에 그 강점이 있다. 현재의 혼란마저도 위기 상황이란 판단이 드는 순간 순식간에 사그라들고 야당보다 훨씬 공세적인 전략들로 대응할 가능성도 높다. 선거에서의 승리 경험이 많았고, 선거에 있어 강세를 보여 온 만큼 위기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위기라고 느껴지는 순간 순식간에 결집하는 40%에 육박하는 강력한 지지층도 배후에 있다. 여러 위기요인들에도 불구, 대다수가 여당의 압도적 승리를 점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야당세력이 총선에서의 선전을 꿈꾼다면 지금의 판도를 뒤집을 만한 획기적 기획이 계속해서 이어져야 그나마 없던 승산이 생긴다. 갈등과 외연 사이에서 중용을 찾고, 외연을 확장하지 않는 이상 여당의 승리는 명백하다. 분명한 것은, 야당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는 것이다. 졸고 있는 ‘거인’이 깨기 전까지 활로를 찾아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관전 포인트가 많은 20대 총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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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새누리당 누리집, SBS, 리얼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