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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하

<페이지터너> 삶의 한 페이지를 넘기고 있는 당신이 공감할 이야기 ‘Page turner'(페이지터너). 연주자 대신 악보를 넘기는 사람을 말한다. 연주자와 호흡이 한 번이라도 어긋나 악보를 잘못 넘기면 연주는 흔들린다. 늘 긴장한 채로 연주에 집중해야 한다. 연주자의 숨소리와 팔 움직임도 신경 써야 한다. 페이지터너는 종이 넘기는 소리를 내서도 안 된다. 튀는 옷을 입어서도 안 된다. 연주자와 관객에게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페이지터너는 철저히 ’소리‘만을 위해 존재하는 ’그림자‘ 같은 존재다. 26일 방송된 KBS 2TV 청춘 3부작 드라마, 는 ‘우리 인생에도 ‘페이지터너’가 존재한다‘는 명제를 던진다. 인생의 페이지를 넘겨야 할 순간에 함께 그 페이지를 넘겨 줄 누군가가 있다고 말이다. 드라마는 세 청춘을 내세워 그들이 서로의 페이지를 넘기는 과정을 3부에 걸쳐.. 더보기
“사는 게 숨이 차요.”, <거인>의 화법 *보기에 따라 약간의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태용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은 한 마디로 요약하면, 사실상 부모가 부재한 영재(최우식 분)의 지독한 성장기다. 영화는 계속해서 영재의 비극적인 행보를 아슬아슬하게 따라다닌다. 집에서 뛰쳐나온 영재는 보호원(이삭의 집)에서도 '집으로 돌아가라'는 암묵적인 압박을 받는다. 거기서 영재는 신부가 되겠다는 가녀린 희망 하나로 아등바등 삶을 버텨낸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사리 허락되지 않는다. 감당할 수 없는 사건들이 계속해서 쏟아진다. 말하자면 영재는 불쌍한 아이다. 영화 초반. 사건이 아직 시작되기도 전, 그러니까 영재가 놓인 생활환경부터 안타깝다. 사건이 진행될수록 영재는 더욱 더 불쌍해진다. 영화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영재는 연민과 동정의 대상이다. 여기까지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