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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이란 이름의 콩깍지와 끝. 그리고 <내 여친은 지식인 3부> 시리즈의 대망의 피날레. 미국 유학을 가는 것에 마냥 심란해하던 공대남 김문하는 여자친구 인문녀 임채영의 집 앞에서 혼자 5도짜리 과일소주를 마시며 기다린다. 한참을 심란해하는 문하 앞에 나타난 것은 전 여자 친구였던 4살 누나인 선배. 오랜만에 본 그는 직장인이 돼 있었고, 헤어질 때만 해도 세상이 무너지고 죽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문하는 그 이별 후에도 자신이 생각보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그가 떠나고 그 장면을 지켜보던 채영과 문하는 살짝 티격태격. 하지만 주요한 갈등은 여전히 채영의 미국 유학 문제다. 문하는 다시 한 번 채영을 잡고, 그런 채영은 마음 속으로 흔들리면서도 단호하게 미국에 갈 의사를 밝힌다. 결국 소원 들어주기라는 다소 뻔한 연애 드라마적 전개를 보여주는 커플. 첫 .. 더보기
더 발전적인 또 다른 ‘또 오해영’을 기대하며 수많은 이들에게 ‘우리 해영이’가 되어 사랑을 맘껏 받았던 tvN 이 지난달 28일 종영했다. 남자 주인공으로 열연한 에릭은 종영 이후 이 전원일기처럼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서현진이 예쁘게 연기한 ‘사랑이 넘치는 해영이’를 만나 퍽퍽한 삶을 살던 우리는 더 없이 행복했다. 그런데 ‘우리 해영이’에게도 비판적인 시선은 존재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깊게 뿌리 내고 있는 기존의 인식들, 성에 대한 고정관념들을 재생산하는 것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불편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주장에도 분명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지점이 있다. 이 비판은 주로 제작진에게 가해지는 것이지만 보는 우리의 시선도 해당될 수 있다. 잘 만들어진 드라마에 대한 예찬은 충분히 많이 했다. 오늘만큼은.. 더보기
<러브액츄얼리>와 2015년의 크리스마스를 맞아 보내는 기도 2015년 크리스마스를 맞은 영화계에 재밌는 일이 벌어졌다. ‘크리스마스’와 ‘사랑’이라는 키워드가 나오면 회자되던 영화, 가 재개봉한 것이었다. 제작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영화가 가진 힘은 유효하다. 많은 사람들(특히 현재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재개봉 소식만으로 설레어했고, 12월 25일 기준으로 26만이 넘는 관객이 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결말까지 다 아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과다. 사람들은 내용보다 영화가 전하는 특유의 분위기를 선택했다. 에는 수많은 커플들이 나온다.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은 커플, 권태기를 맞은 중년 부부, 만천하에 사랑이 공개된 수상 커플, 어느 누구보다 깊이 사랑에 빠진 아이 커플, 그리고 스케치북으로 마음을 고백한 아름다운 짝사랑의 이야기까지. 특징만 .. 더보기
분명 웃고 있는데 눈물이 나네요. <나의 판타스틱한 장례식> 나는 분명 웃고 있었다. 하지만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행복했다. 하지만 내 마음 어딘가는 울고 있었다. SBS의 추석 특집 드라마, 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이다. 웃고 있지만 울게 하고, 행복하지만 슬픈, 역설과 아이러니한 감정으로 가득한 드라마였다. 후속 기사에서 언급되었듯, 드라마는 명절 첫 아침부터 사람들을 울렸다. 대부분의 댓글은 이랬다. 하릴없이 아침에 뒹굴다 TV를 틀었는데, 보다보니 자세를 고쳐 앉게 되었고, 결국엔 눈물 콧물을 쏙 빼고 말았다고. 정확한 표현이었다. 나 역시 드라마를 보며 똑같은 과정을 겪었다. (옆에 부모님이 계셔 눈물 콧물은 가까스로 참아냈다) “우리가 삶을 사랑하는 것은 삶에 익숙해져서가 아니라, 사랑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니체의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