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프레이저 썸네일형 리스트형 <언더 더 스킨> 거울 앞에 선 자의 불안=안도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심보선이 시에서 청춘을 ‘거울 속 제 얼굴에 위악의 침을 뱉고서 크게 웃었을 때’()라고 정의한 것에 대해, 그걸 말 그대로 ‘마조히스트’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거울은 내가 아니니까. 누워서 침 뱉기가 아닌 이상, 힘껏 뱉은 타액이 내 얼굴을 향하기란 불가능하다. 일그러지는 건 내 표정이 아니라, 거울 표면의 점액질을 통과하며 굴절된 빛일 뿐이다. 하지만 ‘크게 웃’는 그 쾌감은 어디서 오는가. 단지 거울이라는 물질에서일리는 없다. 나의 침이 거울에 반사된 내 얼굴을 향하지 않는다면 그 쾌감은 설명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청춘은 위선을 벗어나지 못하는 위악이다. 청춘은 자기를 학대하고 부정하지만(제 얼굴에 침을 뱉지만), 그 대상은 어디까지나 자기를 벗어나 있..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