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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영화

<숏 텀 12>에 대한 두 가지 키워드 영화 홍보가 부족한 탓인지, ‘힐링’이라는 표현을 여기저기 갖다 붙이는 유행이 지났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그 이유야 어쨌건, 다행히도 을 다룬 글들에는 ‘힐링 영화’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았다. 그런데 도대체 ‘힐링’이란 무엇인가. ‘힐링’은 치유와 다르다. 물론 영어사전을 찾아보면 ‘healing’은 ‘치유’라고 번역되어 있지만, 나는 지금 단순히 사전적 의미를 얘기하고 있는 게 아니다. 중요한 건 지난 몇 년 동안 사회 문화적인 형성물로서 ‘힐링’, 그러니까 우리가 추상적으로 어렴풋하게 떠올리는 개념이 아니라 그동안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직접 느끼고 경험해온 대상으로서 ‘힐링’이다. 이런 관점에서 ‘힐링’의 주요 특징을 두 개 정도로 추려볼 수 있다. 우선 힐러, 즉 치유자가 분명히 존재한다. 곧, 힐.. 더보기
<차이나타운>에 대한 세 가지 키워드 걸작이 나타났다. 실로 오랜만이다. 물론 ‘최근 한국 영화’ 중에서라는 조건이 붙긴 하지만. 이 말은 곧, 역설적이지만 의 가능성과 동시에 결정적인 한계를 함축한다. 말하자면 은 일종의 데자뷰처럼 다가오는 현재 한국 영화의 퇴보하는 경향 와중에 피어난 핏빛 들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더러운’ 냄새를 풍기는 그 꽃은 정갈하게 구획된 정원 위에서 피어났다. 비록 잡초라고 할지라도 의 기반은 현대 영화 시스템이라는 복제된 정원에 있다는 말이다. 결국 의 가능성은 영화 그 자체에서 찾을 수 있으며, 동시에 결정적인 한계는 영화와 그를 둘러싼 영화 산업 구조와의 상호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은 여러 제약을 어느 정도 수용했지만(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