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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 위해 하는 짓인데...” 그렇다. 먹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일을 데려다 놓아도 먹는 일 앞에선 죄다 작아진다.

사람들은 점점 먹는 것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먹는 것을 단순히 때우는 것으로 여겼던 시대는 다소 지났다. 보다 맛있게 끼니를 때우는 법에 대해서 관심을 보였고, 이런 관심은 자연스럽게 방송 콘텐츠로 이어졌다.

흔히 먹방이라 불렸다. 먹방은 음식을 먹는 방송을 지칭하는 말로,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하는 모든 방송이라 할 수 있겠다. 단순히 <테이스티로드>나 <맛있는 TV>같은 음식 프로그램만 먹방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었다. 음식이 주인공이 아니어도 단순히 먹는 모습을 담아내도 먹방이라 일컬었다. 예컨대, 일요일 <아빠 어디가>의 후와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사랑이가 복스럽게 음식을 먹었던 모습도 먹방으로 여겼다. 먹방은 단순히 프로그램의 포맷 차원이 아니라 먹는 것 자체에 열광하는 사회적 분위기나 현상을 아우르고 있는 줄임말이다.

 

그런데 이제는 단순히 먹는 행위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시청자들의 성에 차지 않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남녀의 고정된 성역할의 변화 등 달라진 시대상에 맞춰서 먹방도 변하고 있다. 먹기 전 사전 행위라 할 수 있는 요리에 시선이 쏠리면서 먹방을 넘어서 이제는 쿡(cook)방이 유행하고 있다.

 

요리 프로그램이 프라임 시간대에 등장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여기 월요일 밤과 금요일 밤 야식 시간을 공략하는 두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와 <삼시세끼 어촌편>이 쿡방의 선두주자 격의 위치하고 있다. 한 프로그램은 스튜디오에서 다른 프로그램은 야외에서 진행되는 만큼 서로의 매력은 확실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처치곤란 냉장고와 셰프들의 만남 <냉장고를 부탁해>

 

스타들의 냉장고를 직접 트럭에 싣고 공수해 온다. MC들은 스튜디오에 위치한 냉장고를 서슴없이 뒤지며 급기야 썩은 재료들과 미심쩍은 반찬들을 흉보기 시작한다. 셰프들은 남은 냉장고 속 재료들을 이용해 15분 안에 요리를 선보인다. 15분은 부족한 재료로 최고의 요리를 만들기에 짧은 시간이고 거기에 MC들은 셰프들이 제대로 요리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깐족거린다. 그럼에도 셰프들은 요리를 기어코 완성하고 음식은 브라운관 밖에서 시청자들이 군침을 흘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어쩐지 셰프들이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해 보인다. 다른 방송에서 셰프들의 모습은 근엄해 보이고 무게감이 넘쳤다. 그러나 이 방송은 셰프들을 막대하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권위를 잔뜩 떨어뜨린다. 예전 요리 프로그램에서 셰프들의 요리를 보고서 전혀 따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우리 집 냉장고에도 있을 범한 재료로 요리하는 친근한 셰프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그들의 요리를 따라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하루에 세 번 밥을 짓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풍성 <삼시 세끼 어촌편>

 

배고픔의 시작과 배부름의 끝으로 방송이 완성된다. 참 간단한 포맷이다. <삼시 세끼 어촌편> 또한 전작의 포맷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근데 프로그램의 인기는 더욱 치솟고 있다.

 

삼시 세끼의 하루는 이렇다. 아침 재료 구하고 아침 밥상 차리고, 점심 재료 구하고, 점심 밥상 차리고, 저녁 재료 구하고, 저녁 밥상 차리고, 다음날 아침 재료 구하고… 뫼비우스의 띠처럼 그들의 하루는 반복된다. 그런데도 각 끼니마다 새로운 그림이 펼쳐지고 신선한 풍경을 자아낸다.

 

어촌편은 특히 재료를 구하는 장면에서 재미가 더 배가된다. 파도에 쓸려온 다시마를 줍거나 통발 낚시로 군소와 같은 생전 들어보지 못한 재료를 구해다 요리를 한다. 마치 RPG 게임의 채집 장면을 보듯, 유해진과 차승원은 만재도라는 공간을 끼니를 때우기 위해 적극 활용한다.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차승원은 요리를 준비한다. 그의 요리 실력은 예상 밖으로 뛰어나다. 꽤 오랫동안 요리를 해온듯 그는 탄탄한 내공을 자랑한다. 어떤 재료에도 당황하지 않고 요리를 뚝딱 완성시키며 밥상을 차린다. 몇 첩 되지 않는 반찬이지만, 어느 밥상도 부럽지 않을 만큼 행복이 넘친다.

 

요리 또한 먹는 것만큼이나 즐거운 일이라고 이야기하는 쿡방이 방송가를 주름잡고 있다. 이제는 먹방의 신드롬을 지나 쿡방을 맞이하고 있다. 요리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놀이라고 이야기하는 그들의 목소리에 앞치마를 처음 둘러 본 사람들이 많아졌을 것이다. 이왕이면 좀 더 맛있게 먹기 위한 노력은 현 시대에서 사람들의 권리이자 행복이 된 것 같다. 이게 다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짓이니까!

 

사친출처 : tvN,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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