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하게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지나치고나서 고개를 돌리게 되는 것들, 이를테면 앙상한 나뭇가지와 그 아래 떨어진 낙엽들, 혹은 황정은과 박준, 그리고 박형준의 문장들이 그렇다.
한숨과 후회로만 남을 나날과
그럼에도 언제나 그 자리에 남아있기를, 그런 기대로나마 끝끝내 버티는 삶들도 마찬가지이며 무엇보다
이젠 단 한번도 반복될 일 없는 2016년 12월 23일의 당산과, 그날 그곳에서 어둠의 빛으로 남을 당신들이 그렇다.
당산에서 3명이 먼저 만났다. '당산 양꼬치'에 갔다.
양꼬치 3인분, 즉 30개와 옥수수국수, 볶음밥을 먹었다.
'하얼빈 주스'와 '칭따오 주스'를 1병씩 시켰다.
뒤늦게 9가 합류했다. 옥수수국수를 하나 더 시키고 '칭따오주스'도 하나 더 주문했다.
고량주가 눈에 밟히긴 했지만 주문하지 않았다.
by 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