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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등장했다, 단막극이. 8월에 시작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올림픽의 여파로 밀렸고, 추석 연휴에도 코빼기도 볼 수 없었던 단막극이 드디어,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2016 KBS 드라마스페셜‘이 오는 9월 25일부터 시작된다. 



햇수로 7년째인 KBS 드라마스페셜은 올해 10편이 준비돼 있다.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BS 정성효 드라마센터장은 "진짜 공들여 만든, 진정한 의미의 사전드라마“라고 소개하며 ”이번 시즌을 통해 3명의 PD가 입봉하고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2작품이 공개된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다양한 장르, 시도, 경험이 응축된 것이 드라마스페셜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서 드라마센터장이 밝힌 대로 단막극의 가치는 상당히 소중하다. 새로운 PD/작가/배우가 자신의 이름을 처음으로 내거는 자리가 된다. 1인 미디어를 비롯해 수많은 방법으로 크리에이터(제작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라지만 전통적인 제작 경험을 온몸으로 배워 소화한 작품들을 보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10주 동안 일요일 밤 11시 40분에 찾아올 단막극이 방영되는 족족 상세히 들여다보고자 한다. 이번에는 나름대로 보면서 고려할 기준을 정했다. 참신성(PD)/메시지(작가)/연기력(배우)를 중심으로 단막극의 매력을 얼마나 살렸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10주의 긴 여정, 우리 생각과 마음을 70분 만에 들었다 놓았다 할 작품들을 보는 것에 함께하지 않겠는가.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간단히 일정을 안내한다. 아직 공식홈페이지에는 1회를 제외하고 각 작품의 제목만 공개된 상태다. 그간 출연진 캐스팅과 관련된 기사를 간단히 모았다. 일명 ‘2016 KBS 드라마스페셜 10주 안내서’다. 

1. 빨간 선생님(2016/09/25(일) 오후 11시 40분)  

- 1985년 경상도의 한 여고에는 ‘변태’로 취급받는 노총각 선생이 있다. 하지만 실상은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해보고 기껏해야 학생들에게 큰소리치는 게 전부다. 어느 날 선생은 동네 서점에서 ‘빨간책 1권’을 발견하게 되고, 그 금서는 여고에도 퍼지게 된다. ‘다음에 계속’이라는 말을 남긴 채 끝나버리는 1권 이후의 내용을 모두가 궁금해 하지만 2권의 행방은 묘연하기만 하다. 

- 기대 포인트 : tvN ‘응답하라 1988’에서 맛깔 나는 연기를 선보인 이동휘가 변태 노총각 선생 역할로 나선다. 묘하게 전작의 모습이 겹치면서 기대를 하게끔 한다. 전작과 다른 더욱 발전한 연기를 보일지 비슷한 모습을 반복할 지가 궁금하다. 


2. 전설의 셔틀(2016/10/02(일) 오후 11시 40분) 

- ‘빵셔틀’에서 ‘학교짱’이 되기까지, 왕따를 극복한 전학생의 이야기를 담은 코믹 학원극.  

- 기대 포인트 : 이지훈, 서지훈, 김진우가 주연을 맡았으며 유오성, 유민상, 류담, 전현무 등이 깜짝 출연한다. 카메오가 너무 싱겁게 공개된 걸까. 주연 라인업보다 카메오가 더 화려하다. 그렇기에 주연들이 더욱 빛날 수 있다. 주연을 맡은 배우 이지훈은 우리가 잘 아는 ‘왜 하늘은’을 부른 그가 아니다. ‘학교 2013’에서 ‘이지훈’을 맡았던 그 배우다. 이번에는 어떤 연기를 선보일지 기대해보자. 

3. 한 여름의 꿈(2016/10/09(일) 오후 11시 40분)

- 한때 잘나가는 부농이었지만 현재는 농사를 지으며 근근이 딸과 함께 살아가는 미혼부 만식과 룸살롱에서 일하다 빚을 지고 도망쳐 시골 다방에서 일하는 미희가 얽히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드라마.

- 기대 포인트 : 김희원, 김가은, 류승수가 출연하고 카메오로 김현숙이 등장한다. 연기하면 빠지지 않는 김희원의 미혼부 연기가 기대된다. 더불어 지난해에 ‘그 형제의 여름’이라는 작품에서도 아내 없이 아이를 키우는 남성으로 유오성이 등장했었다. 그 작품과 비교하는 것도 흥미로운 포인트. (링크) 


4. 즐거운 나의 집(2016/10/16(일) 오후 11시 40분)

- 사랑하는 남자를 사이보그로 만든 여자의 판타지멜로. 

- 기대 포인트 : 이상엽, 손여은, 박하나 출연. 카메오로는 송윤아, 옥택연, 이일화가 이름을 올렸다. 흥미로운 건 이 작품은 지난해 KBS 2TV에서 방영된 드라마 ‘어셈블리’에 참여했던 최윤석 PD의 입봉작이고, 그 인연으로 어셈블리 출연진이 카메오로 등장한다. 한 가지 더, 주연은 KBS 2TV ‘국수의 신-마스터’에서 호흡한 배우 이상엽, 손여은이 남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5. 사제(평양까지 이만원)(2016/10/23(일) 오후 11시 40분)

- 가톨릭 사제 출신 대리기사의 휴먼드라마. 

- 기대 포인트 : 한주완, 미람, 김영재가 출연한다. 눈에 띄는 건 한주완이라는 이름이다. 그는 단막극과 인연이 깊다. 3년 전 배우 한예리의 얼굴을 알린 단막극 ‘연우의 여름’에서 한예리와 마음을 나누는 상대역으로 출연했다. 2년 전에는 웹드라마로 사전 제작됐다 단막극으로도 방영된 실험적 드라마 ‘간서치열전’에도 출연했다. 이번에는 다소 특이한 소재의 현대극이다.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 

6. 동정 없는 세상(2016/10/30(일) 오후 11시 40분)

- 혈기왕성한 10대들의 넘치는 호기심을 유쾌하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성장 드라마. 박정욱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했다.

- 기대 포인트 : 유일한 소설 기반 드라마다. 원작 책 소개는 “공부는 죽어도 하기 싫고 어떻게 하면 여자하고 한번 자보나, 오로지 동정 딱지 떼는 일에만 앉으나 서나, 자나 깨나 골몰하는 10대의 성의식을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라고 나와 있다. 우리가 상상한 ‘동정’ 그 의미다. 이 역할을 감당할 이는 배우 이주승이다. 지난해 KBS 2TV '프로듀사'에서 분장실 FD로 익살스런 모습을 보여준 그를 생각하면 이 드라마, 기대할 수밖에 없다. 

7. 국시집 여자(2016/11/06(일) 오후 11시 40분)

- 서울에서 알 수 없는 사연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고 안동으로 내려와 이모와 국시집을 운영하는 여자 미진과 소설가의 꿈을 버리지 못하는 남자 진우가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점점 빠져들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 기대 포인트 : 박병은, 전혜빈, 심이영이 출연하고 카메오로 김태우가 나선다. 전통적인 감성적인 멜로를 볼 수 있을 듯 하다. 박병은의 깊은 연기와 tvN ‘또 오해영’에서 서현진과 더불어 매력을 발산한 전혜빈이 의뭉스럽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를 어떻게 분할지 기대된다. 


8. 웃음실격(2016/11/13(일) 오후 11시 40분)

- 모든 걸 확률로 분석해 꼼꼼하지만 남을 웃기지 못하는 기상예보관 이지로가 남자들에게 절대 웃지 않는 기상캐스터 신나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웃음사냥에 나서며 벌어지는 과정을 블랙코미디로 그린 작품. 

- 기대 포인트 : 조달환, 류화영, 박철민이 출연한다. 인물 소개에서부터 기상예보관 이지로는 조달환과 참 잘 어울리겠다 싶었다. 오정세도 떠오르나 과연 어떤 차별점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기상캐스터 역도 얼마 전까지 JTBC ‘청춘시대’에서 맹활약한 류화영이다. 전작과의 연장선에서 외형적으로 아름다우면서도 반전 있는 캐릭터를 잘 소화하면 배우로서 입지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9. 아득히 먼 춤(2016/11/20(일) 오후 11시 40분)

- 연인의 유작으로 연극공연을 준비하는 극작가의 휴먼 드라마.

- 기대 포인트 : 연출 임세준, 극본 이강이라는 것 말고는 밝혀진 것이 없다. 두 사람의 단막극 경력은 다음과 같다. 임세준 PD는 2015년 ‘계약의 사내’를 연출했고, 이강 작가는 2014년 ‘다르게 운다’ ‘액자가 된 소녀’를 썼다. 짧은 소개뿐이지만 ‘연인의 유작’ ‘연극’ ‘극작가’ 라는 단어들에서 분명 마음을 울릴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10. 피노키오의 코(2016/11/27(일) 오후 11시 40분)

- 자신의 아버지를 의심했던 심리학자의 휴먼 형사극. 

- 기대 포인트 : 이유리, 이하율 출연. 기대가 되는 부분은 단연 배우 이유리다. 2014년 ‘왔다! 장보리’에서 국민악녀 연민정으로 분하며 MBC 연기대상을 거머쥔 그녀가 단막극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통속극과 다른 문법인 단막극에서는 어떤 매력을 선보일지, 또 상대역을 어떻게 세워줄 것인지 관심이 간다.  


P.S

사실 드라마스페셜의 편성 시간대를 보고 상당히 맥이 빠졌다. 일요일 밤 11시 40분. 70분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월요일 새벽 1시께가 될 것이다. 아무리 장기백수가 18만명이고, 유연근무제에 출근시간이 중요하지 않으며, 정해진 시간에 TV를 보지 않는 시대라지만 너무하다 싶었다. ‘역대급 퀄리티’를 자랑할 정도면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편성을 하지 않을까? 


몇 달 전 기존 드라마 방영 시간대인 오후 10시에 편성한 4부작 ‘백희가 돌아왔다’의 성공과 호평을 그새 잊은 듯 했다. 일요일 밤 10시 40분만 되었어도 참으로 반가웠을 것을. 그래서 더 많이 알려야겠다. 제 시간에 TV를 보지 않는 시대니 온디맨드(필요할 때 보는) 상품으로라도 단막극을 찾아보시라고 말이다. 


by 건


사진 출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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