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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문장을 그리다

[문장을 그리다] #2 한강, "흰"


by 리카


지금 이 도시에서 그녀가 통과하는 시간은 흰 밤일까, 혹은 검은 낮일까?

...


완전한 빛이나 완전한 어둠이 되지 않은 하루들은 과거의 기억들로 일렁거린다. 반추할 수 없는 건 미래의 기억뿐이다. 

무정형의 빛이 그녀의 현재 앞에, 그녀가 모르는 원소들로 가득찬 기체와 같은 무엇으로 어른거리고 있다.


한강, "흰", 난다, 2016, p.96 <백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