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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새해에는 재미있는 예능 좀 보자! 신작 예능 기상도

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겨울바람은 더욱 매서워지고,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 역시 칼날 같은 바람을 피하지 못한다. 바야흐로 개편 철이다. 시청자의 사랑을 받지 못한 프로그램은 물러나고 시청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신작 예능이 등장만을 기다리고 있다. 시청률에 의해 프로그램의 흥망성쇠가 결정되는 것은 다소간 아쉽지만, 이것은 엄연한 방송계의 생태계이고 개편은 당연지사다.

그렇지만 알다시피 새로운 프로그램이 꼭 사랑받는 것은 아니다. 높아져 가는 시청자의 기대치, 더욱 치열해진 방송사들 간의 경쟁을 뚫고 신작 예능이 살아남기란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만큼 힘든 일이다. 과연 2015년 숱한 신작 예능 중에 시청자의 선택을 받는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모방이 모방을 낳는 지금의 고루한 예능 판국에 신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예능이 있을까? 신작 예능이 개봉하기 전,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투명인간> KBS 2TV 1월 7일 오후 11시 방송예정

연예인이 회사에 찾아가 직장인과 대결을 펼친다. 대결 방식은 이렇다. 연예인은 특정 직장인을 지목해 자신의 존재를 어필해야하고, 직장인은 그 연예인을 투명인간 취급해야 한다. 직장인이 주인공이 되는 예능, 아무래도 미생이 예능 판에도 관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tvN에서 방영하는 <오늘부터 출근>부터 예능에서도 회사가 중심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회사라는 같은 공간을 활용하는 <오늘부터 출근>과 확실히 구별되는 무엇이 있어야 <투명 인간>은 모방 예능의 탈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강호동이 이끌고 예능에서 익숙한 대부분의 얼굴들이 받치고 있다. 제작진은 벌써 케미에 신경 쓰는 눈치다. 강호동을 중심으로 인물 관계도를 그려가며 정해진 그림 안으로 시청자들을 유도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친숙한 멤버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에 강호동과의 화학작용이 어느 정도 예상된다는 것이다. 의외성, 돌발성에 환호하는 지금 시청자의 요구를 투명 인간 멤버들 간의 상호 작용으로 만족시키기엔 버거운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학교 말고 또 다른 공간인 회사에서 강남의 종잡을 수 없는 행동과 뉴페이스 모델 박성진의 활약은 궁금하다.

MATCH POINT 점점 줄어드는 강호동의 입지, 회사는 강호동에게 기회를 줄까? 기대지수 30%

<작정하고 본방사수> 총 6부작 KBS 2TV 1월 8일 오후 8시 55분 방송예정

TV 속의 모습이 아니라 TV 밖의 사람들의 모습을 주목한다? 작정하고 본방사수하는 시청자의 모습을 그대로 담는다는 얘기다. 일단 신선하다. 그러나 소재만 듣고서는 예능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다큐멘터리의 1부작 소재 정도가 오히려 맞지 않을까 생각된다. 출연자 역시 티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듯, 방송이 되겠느냐며 걱정을 띄운다. 제작진은 아마도 육아 예능에서 그런 것처럼 잔잔함에서 폭발력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신선함을 그저 미약한 시도로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TV 앞 인물들을 세심하게 바라보는 관찰력과 독특한 연출력이 필요해 보인다.

총 10가족이 출연한다. 그중에 2가족이 연예인 가족인데, 장동민-장광순 부자와 김부선-이미소 모녀가 섭외되었다. 날 것의 방송을 구사하는 장동민에게 리얼리티가 부여되면 어떨까? 거기에 반 연예인 그의 아버지 장광순 씨와 나란히 소파에 앉은 부자의 모습은 예측불허다. 최근 난방 열사로 주목받은 배우 김부선은 배우인 딸 이미소와 TV앞에서 어떤 설전을 나눌지 궁금하다. 의문투성이의 방송 <작정하고 본방사수>의 궁금증은 본방사수를 하고 나서 풀릴 것 같다.

MATCH POINT 소재의 참신성이 예능으로 이어질 것인가? 모 아니면 도 기대지수 60%

<용감한 가족> 시즌제 편성 KBS 2TV 1월 중 방송예정

아직 시작도 안 한 예능에 찬물을 끼얹자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그램 소개를 봤을 때는 해도 너무하다. '국내 연예인들이 외국의 한 가정을 찾아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이뤄 함께 생활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 <룸메이트>와 <헬로 이방인>을 짜깁기한 것 같은 프로그램 소개에 한 발짝 늦게 유행을 좇고 따라 하기 급급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프로그램 소개에서 도통 찾아볼 수없는 타 예능과의 차이점을 방송에서는 분명히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나마 좋은 소식은 <룸메이트>와 <헬로 이방인>이 소재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엉성한 가족애와 변변찮은 외국인 예능이라면 사절이다.

MATCH POINT 예능이 종합선물세트도 아니고 기대지수 10%

<삼시세끼 어촌편> tvN 1월 16일 오후 9시 45분 방송예정

<삼시세끼> 역시 대박을 터뜨리며 나영석 PD는 명실상부 tvN의 마이더스의 손이다. <삼시세끼>의 스핀오프(외전)격인 <삼시세끼 어촌편> 이 방송 전부터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화제의 프로그램이 되었다. 앞서 언급한 신작 예능 들이 0에서부터 시작한다면 나영석 PD의 프로그램은 100이 출발선이다. 속된 말로 먹고 들어간다.

나영석 PD 프로그램의 매력은 전작과의 차이에서 온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멤버들의 전면 교체다. 이서진, 옥택연에서 차승원, 유해진, 장근석으로 탈바꿈했다. 차승원과 유해진 둘의 조합은 왠지 익숙하면서 신선하다. 익숙하면서 신선한 이들과 장근석의 조합은 미궁으로 빠트리게 한다. 2+1의 값은 방송 이후에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일군의 섭외력은 분명하다. 또한 농촌에서 바다로 바뀐 이들의 장소는 같은 포맷이지만 신선한 그림의 연속일 것이다. 같은 포맷이지만 공간과 인물을 바꾸는 것만으로 효과를 톡톡히 본 꽃보다 시리즈에서처럼 나영석 PD는 이번에도 그와 비슷한 방법을 취했다. 만재도로 떠난 이들의 행방은 곧 있으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MATCH POINT 완성된 예능의 틀 삼시세끼, 더 배우들을 혹독하게 다뤄줬으면 기대지수 100% 

사진 출처: KBS, tvN, TV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