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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마음을 고백한다면 지성준처럼, <그녀는 예뻤다>

드디어 찾았다. 성준(박서준 분)은 진짜 혜진(황정음 분)을 우여곡절 끝에 만났다. 그 방법이 꽤 아름답지는 못했지만.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고, 마음을 나누고, 화해로 나가는 것만으로 시청자는 ‘사이다’를 마신 것처럼 즐거웠을 것이다. 그 시원함의 중심에는 성준의 고백이 있었다.

성준은 우수호텔리어로 상을 받은 하리(고준희 분)를 발견하고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리의 변명을 듣기도 전에 그는 혜진에게로 달려간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오랫동안 보고 싶었던 옛 동창이었음을 확인한다.  

혜진에 대한 마음이 더욱 확고해진 성준과 달리, 혜진은 성준만큼 하리를 신경 썼다. 성준을 좋아하게 된 나머지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결국 이렇게 들통난 것에 대해 후회하는 하리를 보는 것이 혜진은 불편했다. 그래서 계속 성준에게 거리를 두었다. 하리마저도 예전 같지 않은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진실을 드러내자마자 오히려 상황은 더 악화됐다.

 

하지만 여기서 성준은 남다른 모습을 보인다. 혜진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말한다. 11회에서 말한 그의 고백은 따뜻하다 못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진심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너의 상황이 어떻게 변했든, 어떤 모습으로 나타났든, 아무 상관 없었을거야, 난.”
“후회하지 말자, 돌아보지도 말자 우리. 이제부터 지금만 보자, 혜진아.”
“내가 좋아하는 건 너야. 예전에도 너고, 네가 너인 줄 몰랐을 때도 너고, 지금도 너고. 앞으로도 너야. 재촉 안할게. 그냥, 도망만 치지 마. 그것만 해줘.”

 

11회가 흐르는 내내 그는 마음을 뒤흔드는 말을 건넨다. 진중하지만 따스한 눈길과 함께. 다행히도 진심을 알아본 혜진은 그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이 모든 상황을 온전히 돌리기 위해 노력하기로 다짐한다.

성준과 혜진의 마음이 확인되자마자 이곳저곳에서 갈등이 일어난다. 혜진에게 용기 내 고백했다 거절당한 이후 신혁(최시원 분)은 삶의 의욕을 잃는다. 결근을 일삼고, 경쟁 잡지사로 이적한다는 소문이 돈다. 하리는 그동안 만나지 못한 엄마가 사죄하며 나타난다. 그리고 자신과 함께 해외에서 살자고 제안한다. 엄마의 손길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하리다. 그녀는 엄마를 따라서 떠난다. 혜진과 처음으로 심하게 다투고 난 뒤에 말이다.  

성준이 기자들과 함께 살려야 하는 ‘모스트’도 위기에 다다랐다. 약속된 업계 1위의 기한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이것을 해내지 못하면 잡지는 폐간되고, 성준도, 혜진도, 함께 일하는 모든 기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 두 사람의 마음을 얻은 대신 해결해야하는 문제가 산적했다.

 

드라마는 앞으로 꼬인 관계들과 ‘모스트’살리기에 치중할 것이다. 신혁과 혜진이 지금까지 보여온 케미는 혜진과 성준의 것으로 옮겨갈 것이다.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향해 갈 것이 확실하지만 ‘어떻게’ 행복한 결말로 갈 것인지, 그것이 관건이다. 부디 수목 드라마 시청률 20%라는 이례적 성공을 향해 쫄깃한 구성으로 나아가는 <그녀는 예뻤다>가 되길 바란다.

 

- by 건

 

사진 출처 :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