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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종영을 앞둔 <프로듀사>를 향한 두 가지 시선

고백에도 예고가 있어야한다는 탁예진(공효진 분) 선배의 충실한 조언에 따라 백승찬(김수현 분)은 본의 아니게(?) 자신의 마음을 예고했고, 10회의 마지막 장면에서 선배에게 키스를 선사했다. 이 장면을 보고 나는 결말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예진과 승찬은 이루어질 수 없겠구나...’ 승찬이 저질러버린 고백은 두 사람의 마음을 흔들고 쥐어짜다 다른 결말을 가져올 것이분명하다. 그리고 제작진은 예진의 마음을 놓고 외줄 타듯 시청자들과 밀당을 하다 결국 준모(차태현 분)을 선택하게 할 것이다.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승찬이 예진과 이루어지길 열렬히 바라고 있다)

이렇게 <프로듀사>는 완벽한 멜로로 성공적인 장르 전환을 하면서 두 가지 평가를 얻었다. 하나는 실험적이면서도 동시에 몰입할 수 있었던 성공적인 멜로, 또 하나는 김수현/아이유만 남긴 이도저도 아닌 작품, 이렇게 두 가지로 말이다. 이 말에 대한 강한 역반응이 나오기 전에 두 의견을 좀 더 깊이 알아보고자 한다.

 

1. 예능국의 속사정을 깨알같이 알리면서도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성공적인 멜로  

제목에서부터 설명이 너무 길었다. 오해를 줄이기 위함이다. 실제로 나는 <프로듀사> 초반에 너무 사적이고, 너무 깨알 같은 이야기 진행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하기도 했었다. 이 비판은 보기 좋게 걷어차였고, 오히려 그런 소소한 재미를 발견하고 응원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메인 피디가 교체되면서도 소소함은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힘이었다. 꾸준함은 결국에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고, 이후에 많은 제3의 창작물과 기사들을 유도했다.

(ize 기사 <김태호 CP의 회고록>

http://www.ize.co.kr/articleView.html?no=2015061410077222904)

 

멜로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확실한 능력을 보이는 표민수 PD와 박지은 작가 덕에, 드라마가 아예 멜로로 방향을 튼 것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백승찬이라 쓰고 김수현이라 읽는 뛰어난 연기자에게 사람들이 집중하기 시작했고, 종영을 앞둔 시점이 되자 역시 시청자들은 백승찬이 누구와 이어질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장 크게 가지게 되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진다는 것은 드라마를 만드는데 아주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드라마는 성공했다. (적어도 멜로를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는)

 

2. 김수현과 아이유만 남은, 이도저도 아닌 드라마 

반면에 강한 비판도 있었다. 위의 이야기를 정반대 시선으로 본, ‘결국 방송국에서 연애하는 이야기잖아’ 라는 것에서부터, ‘김수현만 남긴 드라마’와 같은 이야기들이다. 항상 좋은 면만 볼 수 없듯 반대의 시선도 있기 마련이다. 나 역시 드라마를 계속 보면서 나의 의견이 계속 바뀌어왔다. 결국 드라마에 몰입했느냐 안했느냐의 차이긴 하지만, 비판하는 목소리에도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확실히 올해 초에 우리가 기억하던 tvN 드라마 <미생>과는 달랐다. 더 가벼웠고, 진짜 예능PD들의 삶이라고 하기에는 더 드라마틱하게 표현되었다고 의견이 모아졌었다. 그리고 김수현에게 몰린 분량의 문제도 맞는 말이다. 어쩌면 가장 중심에 있어야 할 차태현의 역할이 조연으로 나오고 있는 김종국의 분량과 맞먹을 때도 있었으니 이것은 엄연한 분량 조절 실패다. 김수현은 더욱더 부각되고(물론 그는 잘하고 있다), 아이유가 의외의 면모(실제 자신의 삶과 비슷했을지도 모른다)를 보이면서 이 두 사람은 계속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KBS가 야심차게 시도한 것에 비하면 아쉽지 않느냐는 것이 비판자들의 생각이다. 우리가 사랑의 순간을 지켜보는 것으로 즐거움을 얻었지만, 이들이 살아가는 현실을 조금 더 깊게 볼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도 계속 남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프로듀사>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수성하면서 유종의 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콘텐츠 파워도 상당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회자하고 있다. 충분히 KBS는 성공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할 수 있겠지만, 과연 투자 대비 효과도 그 정도일 수 있을까? 다음에 더 나은 작품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KBS는 더욱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드라마 속 <1박2일> 시청률(6.8%)을 정확히 맞춘 백승찬의 눈으로 <프로듀사>를 바라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사진 참조 : KB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