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트오브킬링 썸네일형 리스트형 <침묵의 시선>이 <액트 오브 킬링>에 비해 아쉬운 까닭 별 시답잖은 얘기부터. 내 책장에 몇 권 꽂혀있는 들뢰즈나 푸코, 지젝 등을 본 뒤로 나를 포스트모더니즘에 경도된 ‘확신범’이라고 확신한 친구가 있었다. 언젠가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그 친구가 내게 사소한 실수를 했고, 속이 좁았‘던’ 나는 쉽게 화를 풀지 않았다. 몇 번이고 나를 달래던 그 친구는 마침내 그 특유의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진심으로 미안해. 진심이야.” ‘진심’이라는 단어 하나에 풀릴 속이었다면 진즉에 풀렸을 터. 그럼에도 잠자코 있던 내게 지쳤는지 그놈이 이어 내뱉은 말은 조롱에 가까웠다. “아, 맞네. 요새는 진심을 믿을 수 없는 시대지.” 진심을 믿지 못하는 시대. 그 비아냥은 나를 향하면서도, 사실상 나와 그 친구를 둘러싼 포스트모던, 혹은 포스트모더니스트..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