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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소크>, 우연과 기억이 만날 때 *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AISFF에서 봤던 단편영화 제이미 도나휴, 에 대한 리뷰입니다. AISFF 홈페이지에도 게재되었습니다. 나는 막장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에는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 막장 여부를 가르는 기준은 ‘우연’의 수위일 텐데, 일단 우연과 필연의 이분법적 구별에 회의적이기도 하며, 만약 우연이 지나칠지라도 극적인 측면에선 오히려 긴장감을 유지·증폭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에도 우연적 요소가 있다. 이는 서늘한 음악, 창백한 화면, 짧게 이어지는 쇼트들과 더불어 영화의 긴장을 극대화한다. 특히 영화의 후반부, 오키(Oki)가 하필 그때 거기서 빼앗긴 자전거를 마주하는 순간 이후 영화는, 그리고 그걸 보는 관객은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빠진다. 하지만 의 우연에는 .. 더보기
끝내 털어내지 못할 기억, <먼지아이> 먼지와 기억은 닮았다. 털어내려 해도 완전히 털어지지 않는다. 정유미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2009)는 털어버려야 할 것들을 끝내 털어내지 못하는 개인(혹은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다. 감독이 연출의도에서 밝히듯 고독은 근심과 고민을 불러일으키는데 그것은 쌓인 먼지가 산발적으로 일어나듯 발생한다. 는 2009년 미쟝센 단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박찬욱 감독은 본인의 영화 DVD의 Director’s choice로 이 영화를 담아내기도 했다. 영화를 연출한 정유미 감독은 채색 없이 연필만으로 작업하는 작가다. 이후에도 (2010), (2012) 같은 작품을 비슷한 방식으로 작업해 내놓았다. 는 발견과 제거가 주를 이루는 영화다. 마치 처럼 주인공과 먼지아이는 쫓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