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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싸이코’의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CJ CGV는 이번 추석을 맞아 특가로 영화 예매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정 영화를 선정해 7000원에 제공하는 행사.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에게는 고마운 일이다. 늘어선 영화들 중에 눈에 띄는 작품이 몇 개 있었다. 잘 됐다 싶었다. 평일/휴일 없는 취업준비생이라지만 그래도 평일과는 다르고 싶었다. 알프레드 히치콕, 상식으로만 외던 그의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다니, 어느새 난 극장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었다. 



우선 바로 밑에 걸린 동영상을 재생시켜보자. 4분 남짓 재생될 이 음악 하나면 사실 영화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 본 것만 같은 기분을 제공할 것이다. 

이날 내가 만난 영화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스릴러물, ‘싸이코’(PSYCHO)였다. 흔히 싸이코는 히치콕 감독의 대표작으로 분류된다. 현재 재생되는(재생되고 있다고 믿는) 음악과 더불어 유명한 샤워장 살인 장면과 함께 서스펜스와 스릴의 진수라고 말이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크게 1부와 2부로 나눌 수 있다. 1부는 한 여성이 돈을 들고 도망가는 이야기. 2부는 살해된 여성을 찾는 사람들과 진실을 밝혀가는 이야기로 말이다. 


빚을 진 애인과 결혼하길 원하는 한 여성은 회사일로 인해 4만달러를 현찰로 갖게 되자 돈을 들고 도망친다. 거금 때문에 내내 불안해하던 그녀는 도망치던 중 우연히 인적이 드문 모텔에 묵게 된다. (방이 12개인데 빈방이 12개라는…) 모텔 주인은 곧장 그녀에게 저녁을 주는 등 친절을 베풀며 대화를 이끌어간다. 정신적으로 아픈 상황인 어머니와 함께 산다며 의뭉스러운 대화를 이끌어가던 모텔 주인과의 시간을 마무리한 후 여성은 샤워를 하다 어머니라는 인물에 의해 살해당한다. (유명한 샤워장 살인 장면이다) 


이후 여성을 찾기 위해 그의 언니가 등장하고, 애인과 사립탐정까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점입가경으로 진행된다. 이들은 모텔 주인이 돈을 노리고 여성을 살해한 것이라 추측하며 수사를 전개하다 결국 또 한 명의 피해자가 발생하게 된다. 긴장된 상황이 이어진 끝에 (다행히도) 범인은 밝혀진다. 범인은 제목에서 예고한 대로, 이중인격의 정신병을 지닌 싸이코였다. 


얼핏 보면 내용은 큰 반전이 없는 예측 가능한 스릴러인 듯하다. 하지만 영화 시작 후 15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영화는 급격히 긴장감(서스펜스)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 긴장의 시작점을 가르는 기준이 바로 동영상을 통해 들었던 음악, ‘Psycho'다. 


히치콕은 의도적으로 관객을 서스펜스로 인도하는 순간에 이 음악을 삽입했다. 하나의 호흡이 마무리된 뒤 이 음악이 훅 치고 들어오면 보는 이의 몸은 자연스레 움츠러든다. 과격하거나 잔인한 노출이 등장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두려움이 관객을 압도한다. 여성이 돈을 들고 도망치기 시작할 때 회사 사장과 눈이 마주친 뒤 깨달음을 얻을 때라던가, 여성이 모텔 주인과 의뭉스러운 대화를 마친 뒤 모텔 주인이 몰래 뚫어 놓은 구멍으로 여성을 엿볼 때라던지. 그럴 때마다 흘러나오는 이 노래는 강렬하게 다가온다. 


음악 하나로 좌중을 압도할 수 있다는 건 신기한 일이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궁금하다면 다음의 영상을 참고해보길 바란다. 영화 싸이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인 ‘샤워장 살인’ 장면이다. (일부 장면은 보는 이에 따라 잔인하게 느낄 수 있으니 주의하길 바란다) 

이밖에도 히치콕의 영화에 대해 논할 점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짧은 식견으로 모든 걸 발견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히치콕의 영화를 상영관에서 만남으로 인해서 일반적은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드는 그의 놀라운 연출력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무서워서 놀라기도 했고, 영리한 연출에 놀라기도 했다. 한가롭게 쉬어갈 수 있는 추석이지만 온몸에 감각을 곤두세울 수 있었던 작품이 되기에 충분했다. 54살의 나이를 자랑하는 영화이지만 지금도 그 가치를 논하기에 충분하다. 이미 현실은 충분히 오싹하지만, ‘연출물’로서의 고전적인 오싹함을 누려보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알프레드 히치콕의 싸이코를 한 번 보길 권한다. 


by 건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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