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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전성시대다. 맛있는 식사를 간편하게 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게다가 저렴하기까지 하다. 편의점에서 식사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에서 식사를 하는 건 그렇게 내키지 않는다. 명확한 근거를 대기 힘들지만 건강을 고려할 때 불안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편의점 도시락을 즐겨 먹지 않는 나는 지난주에 큰 맘 먹고 ‘김치제육덮밥’을 먹었으나 바로 그날 ㅍㅍㅅㅅ를 했다. 


물론 한 번의 경험으로 편의점 도시락을 매도해서는 안 된다. 분명 덮밥을 먹는 당시에는 맛있었고, 나름대로의 포만감도 느꼈다. 또 이따금 라면에 삼각김밥을 먹을 때도 있었는데 소화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한두 번의 경험을 근거로 편의점을 매도하기 싫어 실험을 하고 싶었다. 편의점으로 삼시 세끼를 해결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다행히도 내 몸을 실험 대상으로 삼기 이전에 2015년 11월, EBS 방송 ‘하나뿐인 지구’에서 궁금함을 해결해줬다. 



이름하야 ‘편의점 삼시 세끼’. 제작진은 대표 ‘편의점족’ 기타리스트 김도균의 이야기로 시작해 저렴하고, 간편하며 맛도 괜찮은 편의점 도시락의 특징을 언급했다. 다만 이들이 주목한 건 편의점 도시락을 주로 챙겨먹는 이들이 청년층이라는 점이었다. 어쩌면 이들은 불가피하게 편의점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것이 제작진의 질문이었다. 


그래서 편의점 음식의 영양 정도를 검사하기 위해 4명의 피험자를 모집했다. 그들이 5일간 자유롭게 편의점 음식을 먹도록 하고, 먹기 전후의 영양 상태를 검사했다. 결과는 불 보듯 뻔 했다. 영양의 균형을 고려하지 않고 편의점 음식‘만’ 먹은 이들의 당, 혈압, 인슐린 등의 수치들이 모두 안 좋아졌다. 물론 기존에 채소 위주의 식단만 챙기던 피험자는 ‘다행히도’ 상태가 그렇게 나빠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건강이 좋아진 사람은 없었다. 


제작진은 한 가지 문제를 더 제시했다. 바로 편의점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 피험자 중에 한 명은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며 라면에 치즈를 넣고 뚜껑을 얹은 채로 전자레인지를 돌렸다. 여기서 우리는 과거 엄마가 했던 말씀을 기억할 수 있다. 컵라면을 너무 많이 먹으면 환경호르몬 때문에 몸이 안 좋아질 것이라는 말씀. 실제로 전문가들은 뚜껑을 얹은 채 전자레인지를 돌리는 건 가히 ‘최악’이라고 평했다. 



방송은 너무 과한, 그리고 잘못된 편의점 도시락 섭취법을 알리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했다. 한 업체와 연합해 영양을 고려한 ‘건강 도시락’을 제작한 것. 잡곡이 들어가고, 튀김은 한 가지 이하로 들어가며, 음식 색의 조화와 채소류를 고려한 제품이었다. 이들의 제안이 반영 되었던 걸까. 2016년 편의점 도시락의 유행은 ‘웰빙과 건강’으로 이어졌다. 물론 그것도 우리의 건강을 확실하게 담보할지는 모르지만. 


우리의 먹고사는 문제는 참 중요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먹고사니즘’이 이야기의 전부가 될 만큼 우리의 삶은 팍팍해졌다. 방송에서도 어쩔 수 없이 편의점 도시락을 즐겨먹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나 역시도 하루 식비를 제한하지 않는 입장이라면 무조건 편의점 도시락을 찾지는 않을 것 같다. 가끔 바쁘거나,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을 때 먹는 음식이 되지 않을까. 


우리의 하루 식사 전체가 편의점 도시락인 것은 다소 슬프다. 밥을 건강하게, 잘 먹고 다니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을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사진 출처 : EBS


by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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