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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미디어

개편 맞은 비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우려

“하차한 것을 굳이 미화하고 싶지 않다. 떠난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서운한 마음이 든다.”

 

비정상회담 MC 성시경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이다. 김희정 PD와 다른 출연자들은 “하차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 않다”며 하차한 출연진들과 돈독한 우정을 드러낸 것과 대조적이다. 나는 솔직히 성시경의 이런 태도가 훨씬 ‘쿨’하게 느껴졌다. 애써 에둘러 표현하거나 포장하는 것보다는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쿨cool’한 태도에 더 적합하지 않을까?

 

멤버 교체는 이미 일어난 일이다

 

멤버 교체에 대한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12명 중에서 6명을 교체했으니 그도 그럴 법하지만 논란의 핵심은 교체되는 멤버의 수가 아니라 교체 이유다. 김 PD는 “다양한 국가들의 모습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이유를 밝혔지만 뭔가 떨떠름한 게 사실이다. 특히 일본은 그대로 두면서도 기존 출연자인 타쿠야를 유타로 교체한 것에 대해 회의적이다. 또 유타가 SM 소속 연예인이라는 것도 비판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데 한몫 했다. 김 PD는 “유타는 어리지만 일본에 대해 잘 안다”고 말했다. 이 말을 어느 정도 믿어보고 싶다.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어쨌든 개편은 개편이다. 개편은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담당 PD의 엄연한 권한이다. 1년이 지나는 동안 멤버 교체가 없다가 이번에 대대적으로 국가와 멤버를 교체한 데에는 제작진의 깊은 속내가 있었을 것이다. 팬의 입장으로서 굳이 멤버를 교체할 필요가 있었냐고 지적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개편했으니 안 본다’는 식의 심드렁한 태도를 보일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멤버 교체는 이미 일어난 일이다. 이후 프로그램이 어떻게 변모될지는 사실 아무도 모른다. 섣부른 예측보다는 프로그램의 변화과정을 차근차근 따라가는 게 정신건강에도 더 좋다.

 

 

 

새로운 유럽과 국가 간 케미에 대한 기대

 

이번에 새로 투입된 국가는 브라질, 노르웨이, 그리스, 폴란드, 이집트다. 남미대륙을 대표하는 브라질과 중동 문화권을 가졌지만 아프리카 대륙에 포함된 이집트가 단연 눈에 띈다. 기자간담회에서 이집트 출신 새미는 익살스런 표정과 함께 “남다른 토론력(?)을 선보일 자신이 있다”고 했는데 다른 출연진들과의 호흡이 기대된다. 또 노르웨이, 그리스, 폴란드는 우리에게 친근하면서도 낯선 국가들이다. 기존의 출연진들이 주로 서유럽 출신이었던 만큼 이번에는 색다른 유럽의 모습과 문화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제작진에 따르면 새 멤버 투입 후 2번의 녹화가 이미 진행됐고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 새 출연진들과 기존 출연진들 사이의 묘한 신경전과 국가 간의 충돌이 재미있었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브라질과 이집트의 갈등, 중국과 노르웨이의 정치외교적 관계 등에 대해서 접할 수 있을 거라 귀띔했다.

 

비정상회담은 그간 유럽에 지나치게 비중이 크다는 비판을 받아오기도 했다. 고민의 결과 개편을 단행했고 아프리카와 남미 대륙의 국가가 추가됐다. 물론 이번에도 유럽 출연자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유럽은 분명 다양하다. 제작진이 새로운 유럽을 보이겠다고 의지를 다진 만큼 그 색다른 유럽의 ‘새로움’이 얼마나 참신한지 지켜볼 생각이다.

 

유세윤은 살아날 수 있을까?

 

전현무, 성시경, 유세윤 세 MC는 큰 변화 없이 그대로 간다. 처음 시작과 달리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MC들의 역할은 분명해졌다. 전현무는 전체적으로 토론을 진행하고, 성시경은 마지막에 정리한다. 유세윤은? 개그를 하긴 하는데 썩 어울리는 느낌은 아니다. 아무래도 예능과 토론이 결합된 프로그램이니 만큼 개편 이후 유세윤의 포지셔닝이 확실해져야 할 듯싶다.

 

유세윤 역시 이런 부분을 간과하지는 않는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처음에는 의견을 많이 냈는데 어느 순간 멤버들의 지적 수준에 기가 눌렸다”고 말했다. 개편을 하면서 그는 제작진과 MC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앞으로는 눈치 보지 않고 개그도 하고 토론도 한다고 했으니 유세윤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지켜보는지도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것 같다.

 

다른 MC들은 유세윤이 MC들 중에 G12 멤버들과 가장 친분이 깊다고도 했다. 프로그램 외적으로 교류를 활발히 한 결과라 했다. 그러나 예능은 방송 외의 모습을 담아내지 않는다. 유세윤이 살아남기 위해 또 전체적인 프로그램이 개선되기 위해서라도 유세윤은 좀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

드디어 오늘이다. <비정상회담>은 개편 이후에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새로 합류한 멤버들: 카를로스 고리코(브라질), 나카모토 유타(일본), 니콜라이 욘센(노르웨이), 안드레아스 바르사코풀로스(그리스), 프셰므스와브 크롬 피에츠(폴란드), 새미 나샤드(이집트)

 

*사진 출처: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