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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바꼈스오피스

[바꼈스오피스] 20주차(5/11~5/17)

한국 영화 산업의 독점화라는 이슈는 이미 진부한 토론거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스크린 수는 물론이고 상영 시간대 등에 있어, 거대 자본의 손길을 받지 못하거나 뿌리친 영화들은 지독히도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간혹 그렇게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아 스크린 수를 늘려 나가며 부활하는 영화도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건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불과합니다. 애초에 적은 수의 상영관에서부터 시작한 영화들이 살아남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박스오피스’는 그저 이러한 경향을 악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는 듯합니다. ‘박스오피스’는 단지 절대적인 수치만을 가지고 영화를 판가름합니다. 애초 척박한 환경 속에 떨어진 영화들은 거대 자본에 힘입은 다른 영화와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는 상황인데도 말입니다. 이를테면, ‘박스오피스’는 차라리 자본의 순위를 매기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보이는 결과만을 갖고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것입니다.

 

이러한 판단으로 저희 별밤러는 (특히 ‘자본’이라는) 전제를 최대한 고려하지 않은 새로운 영화 순위를 매겨보려 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순위가 눈앞에 떡하니 나타나는 순간. 궁극적으로는, 어쩌면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모든 것들은 단지 하나의 시선일 뿐일지 모른다는 동요. 저희의 작은 시도가 이런 거대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 별밤러가 새로 선보이는 코너, [바꼈스오피스]는 저희가 새로운 기준을 통해 제시하는 영화 순위입니다. 현행 박스오피스는 오로지 영화가 벌어들인 수익, 관객수 등 절대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하여 순위를 매기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니까 [바꼈스오피스]는 일종의 ‘대안적 박스오피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현재 상영중인 모든 영화를 다 다루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불가피하게 ‘박스오피스’ 20위권 내에 있는 영화들만 다뤘습니다. 해당 기간 이후에 개봉하는 영화는 제외했습니다.

 

*** 두 가지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습니다. 1. 스크린 당 관객수(관객수/스크린수) 2. 상영횟수 당 관객수(관객수/상영횟수) 둘을 나눈 이유는, 스크린 수도 문제이긴 하지만, 어떤 영화들은 하나의 스크린을 나눠서 상영되는 경우가 다반사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상영횟수 당 관객수는 어떤 영화에 배정된 스크린이 하나라고 할지라도, 사실상 1/n인 경우를 최대한 고려하기 위한 기준입니다. 

 

**** 매출액이 아닌 관객 수를 기준으로 하는 까닭은 아무래도 조건에 따라 표 값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비상업영화나 독립영화들은 사람들이 몰리지 않을 시점, 즉 아침 일찍이나 밤늦게 시간이 편성되곤 합니다. 그렇다면 만약 상영횟수가 같다 할지라도, 매출액이 다를 수 있습니다. 거기다 아이맥스라든지 골드 클래스 등 돈을 더 내고 좋은 환경에서 영화를 보는 경우도 많아졌는데, 대부분 이에 해당하는 영화들은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영화에 국한됩니다. 이러한 경향은 매출액과 상영횟수의 간격을 더 벌릴 것입니다.

 

***** 물론 [바꼈스오피스]가 완전한 대안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보이지 않고,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 수없이 많기 때문이죠. 가장 아쉬운 점은, (아직까지) 영화관의 규모, 즉 전체 좌석 수를 고려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것마저 고려한다면 더 완벽한 수치가 나올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보류 중입니다.

 

 

- 박스오피스(영진위)

 

 

 


- 바꼈스오피스 A : 스크린 당 관객수(관객수/스크린수)

 


주목할 만한 순위 변화)

 

<스틸 앨리스>: 12위 → 9위 (-3)

 

<말할 수 없는 비밀>: 10위→ 6위 (-4)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21위 → 16위 (-5)

 

<리틀 포레스트 2: 겨울과 봄>: 22위 → 17위 (-5)

 

<분노의 질주: 더 세븐>: 18위 → 12위 (-6)

 

<신은 죽지 않았다>: 20위 → 5위 (-15)

 

 

 

<위험한 상견례>: 7위 → 11위 (+4)

 

<위아영>: 9위→ 13위 (+4)

 

<트래쉬>: 14위 → 20위 (+6)

 

<기생수 파트2>: 11위 → 19위 (+8)

 


- 바꼈스오피스 B : 상영횟수 당 관객수(관객수/상영횟수)
 

 

 

 

주목할 만한 순위 변화)

 

 

<다이노 타임>: 8위 → 4위 (-4)
<스틸 앨리스>: 12위 → 6위 (-6)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21위 → 14위 (-7)

 


<노아의 방주: 남겨진 녀석들>: 15위 → 7위 (-8)
<리틀 포레스트 2: 겨울과 봄>: 22위 → 10위 (-12)
<신은 죽지 않았다>: 20위 → 3위 (-17)

 

 

<위아영>: 9위 → 13위 (+4)
<트래쉬>: 14위 → 19위 (+5)

 

<차이나타운>: 4위 → 9위 (+5)

 

<연애의 맛>: 5위 → 12위 (+7)

 

<언프렌디드: 친구삭제>: 6위 → 15위 (+9)
<기생수 파트2>: 11위 → 20위 (+9)
<위험한 상견례>: 7위 → 17위 (+10)

 


* 자료출처: 영화진흥위원회(http://www.kofic.or.kr)
* 사진출처: 다음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