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능

꽃할배, 본격 그리스 여행의 서막을 알리다

두바이를 거쳐 그리스로 도착한 꽃할배 일행, 드디어 본격 그리스 여행에 돌입했다. 지난 방송까지 여행 이야기가 풍성하지 못했던 까닭에 못내 섭섭했던 몇몇 시청자들에게는 이번 방송이 참 반가웠을 것이다. 두바이는 경유지였던 탓에 여행의 비중이 그리 높지 않았다면, 오늘부로 첫 걸음을 뗀 그리스에는 본격 여행담이 담겨 있었다.

본격 그리스 여행을 하기 전, 최지우의 센스로 타지에서 설날을 맞이한 할배들은 아침 식사로 떡국을 먹게 되었다. 떡국을 준비하기 위해서 재료들을 손수 바리바리 싸왔던 최지우의 노력으로, 할배들은 각기 고국에 있을 가족을 떠올리며 그리고 타지에서 함께 여행길에 오른 동료들에게 덕담을 건네며 따뜻한 설을 맞이했다.

 

지중해의 아침 햇살을 만끽하며 한 술 떠먹은 떡국의 맛은 어땠을까? 궁금할 노릇이다. 어쨌든 샌드위치, 소시지가 아니라 떡국으로 배를 든든히 한 할배들과 짐꾼들은 그리스 여행 초읽기에 돌입했다. 그리스는 소문대로 배낭 여행객들에게는 꼭 들려야 할 곳인 것 같았다. 문명의 시작이기도 한 아테네는 역사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고, 마치 시계를 거꾸로 돌린 것처럼 역사 유적들이 도시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특히 다른 편과는 달리 그리스 편에서는 유달리 제작진의 친절한 설명이 뒤따랐다. 자막과 참고 자료들로 유적과 관련한 역사, 유래 그리고 신화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설명을 통해서 그리스를 간접 경험하는 시청자들에게 훌륭한 가이드를 해주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지 않나? 자연스레 그리스를 둘러보게 된 시청자에게 지적 갈증을 해소해주는 것은 물론, 그리스 여행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느끼게끔 해주었다.

 

꽃할배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할배들의 여행기다. 그들의 도전만으로 값진 여행이기에 여행지에 직접 발자국을 찍으며 카메라 앞에서 내비친 소감들은 비단 그들 뿐만 아니라 시청자에게도 참 의미 있다. 그리스는 할배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고대 그리스 극들이 공연된 디오니소스 극장에 들른 박근형은 배우로 보낸 숱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것 같았다. 박근형은 디오니소스 극장의 객석에 앉아 물끄러미 무대를 바라보며 “대학교 때부터 내리 들었던 디오니소스 극장에 들렀을 때 폐허 같은 곳이었지만 (예전으로) 다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라며 감회를 밝혔다. 학생 시절 귀에 못이 박히듯 들었을 디오니소스 극장에 발을 디딘 순간, 그는 배우의 꿈을 키워 나갔던 청년 시절을 떠올렸다.

 

또한 고대의 종교와 철학의 집대성이자 가장 중요한 고대 유물이기도 한 파르테논 신전을 방문한 이순재는 고대 유물의 위용을 천천히 살펴보며 “내가 이 세상에 왜 태어났나?”라는 존재에 대한 철학적 생각에 돌입했고, 신구는 파르테논 신전 주변에 잔해들과 조각들을 바라보며 “지금껏 복원하는 일이 참 놀라워”라며 경외를 표했다. 저마다의 여행 방법과 감상 방식이 다르기에, 꽃할배 4명이 모여 만든 그리스 이야기는 다채로운 색깔을 지녔다.

 

그리스의 소설 작가 카잔차키스는 “그리스의 얼굴은 열 두 번씩이나 글씨를 써넣었다 지워버린 펠림프세스트이다”라고 말했는데, 쓴 글자를 지우고 그 위에 다시 써야 하는 양피지 펠림프세스트처럼 그리스 또한 다채로운 색깔을 지닌 나라라고 일컬었다. 사실 그리스라는 나라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신화, 철학, 정치, 사회, 문화, 예술 모든 것들이 한데 질서를 이루며 자리한 곳에서 꽃할배들과 짐꾼들은 여행의 발걸음을 막 뗐다. 여행하던 중 그들이 절로 내뱉은 감탄사처럼 브라운관을 통해 그리스를 간접 경험하는 시청자 역시 똑같은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이제 막 그리스 여행의 시작을 알렸다. 여정의 끝에는 어떤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을까?

 

사진출처 :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