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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

<베테랑> 조태오는 악마인가? (2007)와 (2010) 사이는 류승완에게 이를테면 단절의 시간이었다. 이에 대해 주성철은 류승완만의 ‘오리지널리티’를 향하는 과정이었다는 주석을 달기도 했는데, 당시 류승완은 직접 그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이제는 내 취향의 전시뿐만 아니라 시대적 정서나 환경, 그리고 타이밍에 대한 고려도 중요하다고 여긴다. 더불어 내적으로는 언제나 장인으로서의 명품을 만들고 싶다.” 문화예술계 이곳저곳에서 ‘표절’ 문제로 화끈 달아올라 있는 지금. ‘오리지널리티’를 운운하는 것이 망설여지는 건 차치하더라도, 그게 ‘오리지널리티’든 ‘짜깁기’든 ‘오마주’든 ‘패러디’든지 간에 어쨌든 류승완이 이후 (2012)과 (2015)을 통해 확실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는 건 사실이니까. 말하자면 그의 변화란 액션 혹은 코.. 더보기
삼시세끼 종영이 아쉽다면? 영화 <남극의 쉐프>를 보라 삼시세끼 어촌편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어쩌나, 정말 끝났다. 시즌제 예능이라, 더 방영해달라고 요청할 수 없는 노릇이고, 아쉬움에 볼멘소리만 자꾸 나온다. 내년 겨울에 다시 삼시세끼 어촌편은 방영될 수 있을까? 모르긴 몰라도 제작진들과 출연자들은 그들을 목 놓아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나처럼 삼시세끼의 종영이 아쉬운 사람이 더러 있는 것 같다. 삼시세끼 기사 댓글들의 분위기나, 주변 사람들의 전언으로 미루어 볼 때 아쉬움이 오로지 나의 감정만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감히 영화 한 편을 추천하려 한다. 나처럼 만재도 향수병을 앓는 이들에게, 조금의 위안이 될 수 있는 영화 를 말이다. 영화 는 삼시세끼와 정말 닮아있는 영화다. 물론 둘 사이의 표절 시비를 거는 것.. 더보기
쿡방 예능, 흥행의 열쇠는 남남캐미에 있다 셰프이자 의 저자 박찬일은 인생은 차가우니 밥은 뜨거워야 한다고 말했다. 겨울이 끝나가는 마당에 현실의 바람은 여전히 칼과 같다. 헌데 정말 가끔 현실의 냉혹함을 망각할 때가 간혹 있다. 김이 모락 나는 흰 쌀 밥을 숟가락으로 딱 펐을 때 그 순간 현실을 씻은 듯이 잊어버릴 만큼 벅찰 때가 있다. 이런 가녀린 현대인의 마음을 아는 듯 브라운관에서도 뜨거운 밥을 다룬 예능의 인기가 점점 치솟더니, 이윽고 쿡방이라는 장르를 탄생시켰다. 그렇다. 바야흐로 요리 예능 쿡방의 전성시대다. 한동안 먹방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더니, 먹는 것만으로는 도통 만족하지 못하는 시청자들을 위해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는 예능이 대세를 이룬 것이다. 헌데 이 쿡방을 가만히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더보기
삼시세끼 돼크라테스, 유해진 이 남자의 DIY 어촌편 1회, 차승원과 유해진은 고민에 잠긴다. 내용인 즉슨, 삼시세끼 먹고 잘 살려고 하는 건데 삼시세끼 먹다가 죽겠다는 것. 그만큼 어촌에서 자급자족하는 삶이 참 어렵다는 것이었다. 고민에 연장선 격으로 유해진은 진지하게 차승원에게 질문한다. “배부른 돼지가 나아,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나아?” 삶의 가치관에 대한 질문에 차승원이 어리둥절 하는 사이 유해진은 명쾌하게 본인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내놓는다. “돼크라테스!” 배부른 삶, 지혜로운 삶 두 가지의 삶을 모두 포기하기 싫었던 유해진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리고 1회가 끝난 지 두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 만재도에서 일군 그의 삶은 첫 회의 질문에 대한 대답과 닮아있었다. 우스갯소리 같았던 그의 돼크라테스 선언이 자연스레 현실이 된 것이다. 소크라테스.. 더보기
삼시세끼를 명품예능으로 만든 제작진의 고군분투 나는 삼시세끼 어촌편을 좋아한다. 차줌마 차승원도 좋고, 참바다 유해진도 좋고, 손호준도 좋고, 산체도 좋고, 벌이도 좋다. 좋다 연발이다. 그런데 이제 좋다가 아쉽다로 변하기 시작했다. 막바지로 다다르고 있는 프로그램은 어느새 작별을 고할 채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 기간 약 두 달 만에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만일 삼시세끼가 아니라 다른 예능 프로그램이었다면 이렇게까지 폭발적 인기를 끌 수 있었을까? 1회부터 시청자들의 오감을 만족하게 한 삼시세끼의 무자극 무공해 펀치는 강력했고, 연일 상승세를 타더니 이제는 지상파 예능도 녹다운시킨 괴물 예능이 되었다. 삼시세끼 그 이름 앞에는 바로 나영석이라는 스타 PD가 떡하니 서있다. 그가 만지는 프로그램은 연일 대박을 터뜨리면서, 나영석이면 믿고.. 더보기
불가능이란 없는 삼시세끼, 만재 베이커리 탄생 지난주 제작진의 미션에 차승원은 어묵탕을 보기 좋게 성공했다. 어묵으로 탕을 끓이는 것이 뭘 그리 대수로운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삼시세끼 만재도에서는 상황 자체가 다르다. 이곳에서 냉동식품 어묵 따윈 팔지도 않고 존재하지도 않는다. 직접 어묵을 만들어야만 했다. 어려운 미션에 당혹감을 내비친 것도 잠시, 차승원은 호기롭게 칼을 들고 생선에 달려들었다. 이윽고 우리는 지난주, 차승원이 생선살을 잘게 부수어 어묵 반죽을 만들고 튀겼던 장면을 그리고 그 어묵으로 어묵탕을 끓였던 것을 두 눈으로 지켜봤다. 그리고 브라운관을 여과 없이 통과해 전해지는 어묵탕에 뜨끈함에 말라가던 아밀라아제가 마구 샘솟았던 경험을 한 사람이 나 말고도 더러 있을 것이다. 차승원의 뛰어난 요리 솜씨에 제작진은 고난도의 요리 .. 더보기
삼시세끼 정우 손호준, 만재도까지 이어지는 그들의 인연史 나영석 PD(이하 나PD)의 섭외 법칙 가운데 하나는 바로 출연자들(게스트 포함)이 이미 알고 있는 사이냐는 것이다. 한 번 봤던 사이, 데면데면한 사이, 죽고 못사는 돈독한 사이까지, 바로 출연자들 사이에 이미 조성된 친밀도의 여부를 섭외의 중요한 법칙 중 하나로 삼는다. 예컨대, 영화 무영검에서 주연이었던 이서진은 카메오 출연한 최지우를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녀를 옥순봉으로 데려온다거나, 꽃할배 출연으로 인연을 쌓았던 이순재와 백일섭을 이서진과 또 한 번 옥순봉에서 만나게 한다거나, 삼시세끼 어촌편에서 두말할 것 없이 영화판에서 오랜 인연을 쌓아온 차승원과 유해진을 만재도에 살림 차리게끔 했던 것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왜 나PD는 출연자들이 프로그램에 나오기 전에 어떤 인연을 쌓았는지 주목.. 더보기
결코 다다를 수 없는 삼시세끼 판타지 TV를 통해 사람들은 대리만족한다. 현실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TV가 구현해주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어 이상형인 상대 배우의 눈빛에 떨려보기도 하고, 지구 반대편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를 불과 30분 안에 돌아본다. 이처럼 TV는 불가능한 것들을 가능하게 해준다. 사람들이 그토록 TV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가끔은 대리만족하는 경험이 비루한 현실을 들출 때가 있다. 나는 할 수 없고 TV속 그들은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열등감이 가슴 깊숙한 곳에서 밀려오며 한숨을 발사시킨다. 그리고 현실과 TV 사이에서 이내 좌절한다. 마치 TV 전원 끄기 버튼을 누르는 나를 TV가 ‘훗훗, 이 세계에 얼씬도 하지마’라고 하며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추방해버린다고나 할까? 비현실적.. 더보기
쿡방의 선두주자, <냉장고를 부탁해>와 <삼시세끼 어촌편>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짓인데...” 그렇다. 먹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일을 데려다 놓아도 먹는 일 앞에선 죄다 작아진다. 사람들은 점점 먹는 것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먹는 것을 단순히 때우는 것으로 여겼던 시대는 다소 지났다. 보다 맛있게 끼니를 때우는 법에 대해서 관심을 보였고, 이런 관심은 자연스럽게 방송 콘텐츠로 이어졌다. 흔히 먹방이라 불렸다. 먹방은 음식을 먹는 방송을 지칭하는 말로,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하는 모든 방송이라 할 수 있겠다. 단순히 나 같은 음식 프로그램만 먹방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었다. 음식이 주인공이 아니어도 단순히 먹는 모습을 담아내도 먹방이라 일컬었다. 예컨대, 일요일 의 후와 의 사랑이가 복스럽게 음식을 먹었던 모습도 먹방으로 .. 더보기
삼시세끼 어촌편의 위기, 브로맨스로 해법을 찾다 유난히 뜨거운 관심 속에서 삼시세끼 어촌편이 드디어 첫 방송을 마쳤다. 첫 방송이 전파를 타기 전까지 프로그램과 제작진은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장근석의 탈세 논란에 이어 손호준의 겹치기 출연 논란까지.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었다. 이에 제작진은 첫 방송을 1주일 미루며 장근석의 촬영본을 최대한 편집할 시간을 확보했다. 본디 프로그램이 논란에 휩싸이면 시청자들은 줄곧 외면하거나 거부하기 일쑤였는데 삼시세끼 어촌편 만큼은 예외인 듯했다. 제작진의 이후 발 빠른 대처가 사태를 수습하는 데 공헌한 면은 있으나, 원체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도가 높은 프로그램이었기에 시청자들은 논란과 별개로 프로그램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래도 다른 때에 비해 시청자들은 삼시세끼 어촌편에 대해서 예민해져 있었다. 잔뜩 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