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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이하 나PD)의 섭외 법칙 가운데 하나는 바로 출연자들(게스트 포함)이 이미 알고 있는 사이냐는 것이다. 한 번 봤던 사이, 데면데면한 사이, 죽고 못사는 돈독한 사이까지, 바로 출연자들 사이에 이미 조성된 친밀도의 여부를 섭외의 중요한 법칙 중 하나로 삼는다.

예컨대, 영화 무영검에서 주연이었던 이서진은 카메오 출연한 최지우를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녀를 옥순봉으로 데려온다거나, 꽃할배 출연으로 인연을 쌓았던 이순재와 백일섭을 이서진과 또 한 번 옥순봉에서 만나게 한다거나, 삼시세끼 어촌편에서 두말할 것 없이 영화판에서 오랜 인연을 쌓아온 차승원과 유해진을 만재도에 살림 차리게끔 했던 것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왜 나PD는 출연자들이 프로그램에 나오기 전에 어떤 인연을 쌓았는지 주목하는 것일까? 어떤 때는 이것이 꽤나 집요해 보이기까지 한다. 거기에 나영석 PD 대신에 답변해 보자면 (에헴), 아마도 그의 프로그램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출된 모습이 아니라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해야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을 삶 속에 던져 놓고 그저 사는 모습을 조명하거나, 혹은 여행지에 출연자들을 보내고는 그들 사이의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속속들이 수집한다.

 

이러한 가운데 만약의 출연자들이 서로가 모르는 사이라면 친해지는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기에, 나PD의 프로그램에서 최대의 재미인 자연스러움을 처음부터 뽑아내기에는 어렵다.(나영석 PD는 그것을 이용할 때도 더러 있기는 하다) 그래서 이미 알거나 친밀한 사이인 출연자들을 대체로 섭외하고서 삶 속에서 혹은 여행지에서 어색함 없는 그들 사이의 캐미를 최대한 부각한다.

 

 

이번에도 나PD의 섭외 법칙 1호는 발동한 모양이다. 만재도에서 몰랐던 선배들 틈 사이에서 어색함에 어쩔 줄 모르는 손호준, 그가 웃음꽃이 활짝 필 때는 차승원과 유해진이 없는 사이 산체와 둘만의 시간을 보낼 때였다. 그런 그에게 든든한 지원군 정우가 다음 주에 만재도에 상륙한다. 정우로 말할 것 같으면 손호준과 오랜 인연을 쌓아온 동료다. 아니, 동료 이상의 감정을 나눴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은 고등학교 동창(영화 바람)이자, 신촌 하숙에서 한솥밥을 먹던 하숙생들(드라마 응사)이었기 때문이다.

 

영화 바람에서 그들은 고등학교 동창으로 나온다. 짱구(정우)와 영주(손호준)는 핫한 시절을 보내기 위해 고등학교 불량서클인 몬스터에 가입한다. 영화는 그들이 불량서클 몬스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 노력하는 모습을 꽤 재밌게 담아냈다, 부산이 배경인 영화 바람에서 그들은 한껏 폼 잡으며 부산 사투리로 설전을 펼치면서 깊은 우정을 쌓았다. 작품 속에 모습이었긴 하지만 어쨌든 여기까지가 우리가 확인한 그들의 고등학교 시절에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응답하라 1994에서 화려한 대학 생활을 보냈다. 불량 서클 몬스터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던 그들은 아이러니하게 신촌에서 소문난 명문대에 다녔다. 영화 바람에서 그들의 연기를 눈여겨 본 응사의 신원호 PD는 그들을 각각 쓰레기와 해태로 섭외했고. 신촌 하숙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시절을 보냈던 그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울고 웃었다. 이 드라마는 누군가의 가슴 시린 추억을 자극하기도 했고, X-세대로 대표되는 문화를 호출하기에 이르렀다. 흥행 열풍에 중심 속에는 드라마의 주인공들 정우와 손호준이 있었다. 쓰레기(정우)는 부산 청년의 진면목을, 해태(손호준)는 순천 청년의 순수함을 보여주었고, 그들은 한 지붕 아래 그 어떤 가족보다 애틋해 보였다.

 

영화 혹은 드라마였다고 하지만, 어찌 됐든 그들이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에다가 하숙집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각별한 사이라 인식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을 것이다. 또한 모르긴 몰라도 정우, 손호준 둘 모두에게 두 작품은 특별했기에, 함께 출연하면서 보냈던 시간을 잊지 못할 것이고 둘 사이 역시 꽤나 각별할 것 같았다.

 

 

그들의 인연은 나PD의 계획으로 만재도에서 이어지게 되었다. 삼시세끼 옥순봉에서부터 어촌편 초반까지 손호준은 그야말로 혈혈단신이었다. 인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나PD는 중심인물로 거듭난 손호준의 옆자리에 누군가를 배치하는 것이 필요했고, 정우를 게스트로 섭외하는데 이르렀다. 손호준 입장에서는 아주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허나, 만재도의 만만치 않은 살림살이와 하늘 같은 선배들의 틈바구니에서 정우와 손호준의 만남은 어째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인다. 다음 주 예고에 등장한 정우는 손호준과 어떤 케미를 보여줄 것인가? 모르긴 몰라도, 차승원-유해진 부부 케미에 대적할만한 또 한 커플이 탄생할 듯싶다.

 

사진출처 : tvN,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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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늙은도령 2015.02.14 13:14 신고

    나영석.. 정말 잘 만들어요.
    1박2일의 신화가 거져 나온 게 아니지요.

  2. singenv 2015.02.15 22:22 신고

    영화 <바람>을 몇 번이나 본 팬으로, '응사'에서도 계속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