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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외도를 했다. 두 딸은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됐다. 이를 숨기려 했지만 아버지도 진실을 알아버렸다. 어머니는 집에서 도망쳤고 실종됐다. 이에 아버지는 어머니를 살해해 유기한 범죄자로 지목된다. 두 딸 중 첫째는 아버지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밝히기 위한 심리학자로 성장한다. 15년이 지난 뒤, 어머니로 의심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아버지는 다시 한 번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하지만 진실은 달랐다. 범인은 어머니였다. 뒤늦게 후회한 어머니가 외도한 남자와 실랑이를 벌이다 그를 죽였다. 그는 시신을 저수지에 버린 채 공소시효 기간인 15년 간 도망자 신세로 지냈다. 

‘2016 KBS 드라마스페셜’의 대미를 장식할 드라마 <피노키오의 코>는 ‘거짓말과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치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과도 같은 느낌의 단막극을 보는 기분이었다. 다가오는 공소시효를 둘러싸고 가족 사이에 묻혀있던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 그 속에서 각자 받았던 상처를 확인하고 진실을 회복하는 이야기들이 드라마의 줄기를 이뤘다. 


아역과 성인 연기자들의 호연과 나름대로 탄탄한 전개, ‘거짓말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메시지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드라마에 빨려드는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역시나 거짓말을 일상으로 삼는 현실의 권력가들을 너무 많이 본 탓이었을까. 아니면 단막극 시리즈의 말미가 다가오며 내 자신이 지친 탓이었을까. 

그럼에도 드라마의 마지막 대사는 기억에 남았다. 심리학자 세정(이유리 분)은 모든 상황이 정리되고, 진실이 밝혀진 뒤 이렇게 말했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에게는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그들에게는 어떤 사실을 숨겨야 한다는 그 어떤 스트레스도, 불안함도, 분노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 말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거짓말들을 판별하는 기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을 말하는 이들이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아마도 마음속에 스트레스를 품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해소하는 길은 결국 진실을 밝히는 것뿐이다. 결국 드라마스페셜의 마지막 드라마에서마저도 발견한 건, ‘진실 규명’이었다. 


by 건 


사진 출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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