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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시대

지극히 주관적인 2015년의 한국 드라마 이야기 연말연시는 항상 시상식과 위성연결로 보는 보신각 타종 행사와 함께 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방식의 새해맞이일 것이다. 날씨도 춥고, 쉬는 날에는 그저 쉬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방식이다. 그리고 하나 더, 2016년으로 바뀌자마자 우리는 주요 지상파 방송사의 연기대상 발표를 듣는다. 새해를 내줄 만큼 연기대상은 방송사 시상식의 꽃이다. 이번 해의 드라마는 어땠을까. 연기대상 후보들 면면을 들여다보는 일은 꽤 즐겁다. 누가 받을까 예상을 해보고, 내가 좋아하는 연기자가 내심 상을 탔으면 한다. 그런 즐거운 상상은 독자들에게 맡기고, 오늘은 ‘2015 별밤 드라마 회고식’을 해볼까한다. 1. 새해에 일어난 반전, 시청자를 7색 매력에 빠지게 만든 는 확실히 강력했다. 필자는 의 초반 1,.. 더보기
<초인시대> 3회, 유병재가 젊은이를 대변하는 아이콘이 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전형 통과 소식이 속속들이 들려오는 늦봄이다. 동시에 졸업사진을 찍는 초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3회는 현실의 시계에 맞춘 듯, 병재의 친구 창환과 지은이 졸업사진을 찍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우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EP5의 제목도 . 의미심장하다. 학사모를 쓰고 우는 학생들을 보고 어린 아이가 엄마에게 질문한다. 저 형과 누나들은 왜 울고 있냐고. 엄마는 진실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이런 설명을 해준다. 오랫동안 함께 해 온 친구들과 헤어질 생각을 하니 슬퍼서란다. 중고등학교 졸업식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을 보자니 또 그곳에서도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이어지는 다음 장면. 예상했듯 이들은 헤어지는 게 슬퍼서 울지 않았다. 졸업유예제도가 없어지면서 취업을 못한 채 세상으로 .. 더보기
<초인시대> 2회, 삼포(三抛)세대를 위해 삼무(三無)남이 떴다. 드디어 완성되었다. 세 사람의 ‘없음’이 채워졌다는 말이다. ‘없음’이 완성된다는 이 철학적이고도 역설적인 말은 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30분짜리 에피소드 3,4회가 묶여서 방영된 2회는 지난주의 기대를 잇겠다는 듯 쉴 새 없이 웃기고, 젊은이들에게 쓰디 쓴 메시지를 던졌다. 먼저 연애, 취직,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에 대응하는 ‘삼무’에 대해서부터 얘기해보자. 쓸모없는 남자, 유병재와 능력없는 남자, 김창환은 스물다섯까지 동정인 남자들이다. 그 둘은 초능력을 얻게 되었고 첫 회에서 만나 서로 의기투합하며 지내는 관계가 되었다. 하지만 지구의 멸망이라는 엄청난 위기를 막기 위해 두 명의 초능력만으로는 부족했으니, 이들은 한 사람의 동정남이 더 필요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지난 회에서 병재가 좋아하는 .. 더보기
<초인시대> 1회, 범인(凡人)의 일들이 모여 초인(超人)이 되다, 초인(超人)시대라 쓰고 범인(凡人)시대라고 읽는 것이 맞겠다. 살면서 한 번씩 우리가 겪던 불운과 고난을 전부 모아놓은 초인이 바로 드라마 속 유병재였다. 복학생이 되어 ‘개’무시를 당하고, 세면대 물을 틀었는데 샤워기에서 물이 나오고, 월세를 내지 못해 방 빼라는 소리를 몇 번이고 듣고, 어떤 여자와 잘 되가나 했는데 그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있다. 한 편의 드라마로 모아놓아서 그렇지 하나씩 풀어보면 살면서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남자사람’의 사건들이다. 유병재는 이걸 아주 자세하게, 또 재치 있게 살려냈다. 1회는 가히 그의 원맨쇼라고 봐도 무방했다. 극본도 담당했던 그가 직접 연기를 하면서 표현해냈기에 작가의 의도를 100% 살렸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가 오늘 보여준 모습은 연기가 아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