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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에 돌란

지극히 주관적인 6월 개봉 기대작 세 편 갑갑한 유월이 찾아왔다. 머지않은 기말고사가 끝나면 방학이다. 방학인데 왜 갑갑하냐고? 지금까진 나한테도 방학은 단꿈이었다. 짧지 않은 꿈은 늘 짧았다. 벌게진 팔뚝과 그 위에 말라붙은 침만이 내가 헤매이지 못한 꿈 밖 시간들을 보증하듯, 방학 이후 남는 거라곤 삭제된 알람 어플과 새까맣게 탄 팔둑, 혹은 두둑하니 불어난 살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방학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맞다. 막 학기가 끝나간다. 이제 대학교를 떠나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할 시기가 왔다. 어쩐지 마지막 방학까지 남은 시간이 금방 갈지도 모르겠다. 단꿈처럼. 어쩌면 지금껏 시험공부를 유예하고 있는 것도 다 얼마나 길지 모를 방학을 맞이하기 두려워서가 아닐까. (물론 팔 할은 변명이지만.) 갑갑한 유월에도 단꿈처럼 여러 영화들이 개봉한.. 더보기
<마미>, 놓쳐선 안 될 세 가지 물음들 는 내가 본 자비에 돌란의 첫 번째 영화이지만, 자비에 돌란에게 있어서는 다섯 번째 영화였다. '칸의 총애', '25살의 천재', '게이', '칸 영화제 최연소 심사위원상'의 감독. 그를 따라다니는 수많은 수식어들을 뒤로 한 채 영화를 보러 갔다. 나는 영화를 보기 전에나 본 후에나 영화 밖의 어떤 문맥도(예컨대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라든지, 감독의 말이라든지, 영화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라든지) 외면하려는 편이다. 영화를 영화 그 자체로 보고 읽는 것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이다. 유일한 예외가 있다면 감독의 자장 내에 있는 다른 영화들의 문맥 속에 영화를 위치시켜보는 것 정도라고나 할까. 아무런 정보도 없이 선뜻 '문제적' 감독의 영화를 보러 간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사전에 영화나 감독에 대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