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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프레임으로 본 노동개혁 프레임은 첫사랑이다. 잊으려 해도 자꾸만 기억이 난다. 논리적으로 따지면 좋을 게 별로 없었던 사랑인데도 대다수 사람들은 첫사랑을 낭만적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항상 첫사랑을 생각할 때면 설레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이 감정은 프레임이 작동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노동개혁으로 청년들에게 일자리를”이라는 정부여당의 구호는 매력적이다. 귀에 쏙쏙 박힌다. 일자리 문제는 청년을 비롯해 그를 둘러싼 가족·친척들의 초미의 관심사다.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위력이 있다. 노동개혁을 하게 되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다는 의미가 머릿속에서 복잡한 계산 없이 바로 떠오른다.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 사람들은 노동개혁을 생각하면 자동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반면에 새정치민주연합과 노동계.. 더보기
뒤주 안에 갇힌 청년세대 언제부터 나를 세자로 생각하고, 또 자식으로 생각했소? 영화 에서 울분에 찬 사도세자(유아인 분)가 영조에게 감정을 드러내며 내뱉은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지금의 청년들에게도 심히 공감 가는 말이다. 아마도 청년들은 최근의 노동개혁 이슈를 보고 이렇게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신들은 언제부터 그렇게 청년들을 생각했소?” 최근 노사정위원회의 노동개혁안이 통과됐다. 내년부터 정년이 연장되는 만큼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취업규칙 개정 조건을 완화시켜 일반해고를 쉽게 하는 게 주요 골자다. 그런데 이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데 있어 정부가 근거로 삼은 논리가 청년실업이다. 십시일반으로 기성세대가 양보해야만 청년들의 구직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년의 입장에서 감읍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방향이 뭔가 잘.. 더보기
'헬조선'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한반도엔 두 조선이 있다. 지독한 독재세습에 의해 간신히 유지되는 북조선과 청춘들의 포기로 유지되는 ‘헬조선’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헬조선은 1997년 외환위기 때도 나오지 않았던 말이다. 그렇다면 그때보다 현재 한국의 경제지표가 더 좋지 않은가? 그렇지는 않다. 당시와 비교하면 경제성장률이나 경상수지는 많이 나아졌다. 그렇다면 헬조선은 어디에서 나온 말인가? 헬조선은 2030세대의 한숨에서 출발한다. 최근 한 대학 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20~30대의 절반이 “대한민국이 부끄러울 때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50~60대의 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헬조선의 거주자는 결국 기성세대가 아닌 청년세대다. 청년세대에게 한국이 헬조선이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단어의 결합에서 쉽게 발견할 수 .. 더보기
앞뒤가 맞지 않는 노동시장 개혁 국정원 민간 사찰 의혹에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에서도 정부와 새누리당의 관심은 노동시장 개혁에 쏠려 있다. 지난 17일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표를 생각하지 않고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며 향후 노동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내놓은 노동 개혁안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임금피크제다. 내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의 정년이 만 60세로 늘어나는 만큼 55세부터 임금의 일부를 삭감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근로자의 임금이 일정 연령까지는 계속 오르지만 55세를 정점으로 다시 임금이 낮아진다는 의미에서 임금피크제라는 이름이 붙었다. 정부는 정년 연장을 하게 되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근로자의 임금을 일정 부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