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살레스 썸네일형 리스트형 <지아장커: 펜양에서 온 사나이> 중국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것 박성원이 단편 「댈러웨이의 창」에 담았던 문제의식은 같은 작품이 실린 소설집 『나를 훔쳐라』(문학과지성사) 전반을 가로지른다.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 어려운 용어가 거북스럽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상상해보자. 여기 어두운 암실에는 사방이 하얀 천으로 둘러싸인 작은 상자가 있다. 상자 속에 들어 있는 촛불만이 유일하게 빛을 밝힌다. 상자 안에는 미지의 물체가 들어 있는데, 우리는 하얀 천에 맺힌 그림자를 통해서 그를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그 형태는 대략적으로 보건대 토끼의 모양이다. 자, 그렇다면 질문. 상자를 둘러싼 천은 토끼라고 추측되는 대상을 보여주는가, 아니면 가리는가? 대답 하나, 보여준다. 정말? 우리는 그저 토끼처럼 보일 뿐인 그림자를 볼 뿐이다. 정말 그 안에 토끼가 들어 있다고 확신할..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