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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수

불편해서 고마웠던 영화, <터널> ※영화 ‘터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경찰 수사결과 겉보기에 멀쩡한 터널 안에 지반붕괴를 막아주는 '록볼트'가 수천 개나 빠진 채 시공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밖에도 진전과 갈평 터널 등 모두 7곳에서 설계 수량인 10만7천여개 가운데 30%인 3만4천여개의 록볼트가 누락됐다. 이렇게 해서 빼돌린 공사비가 20억 원이 넘는다” 영화 터널을 봤다면 익숙한 단어 몇 개가 보일 것이다. 터널과 록볼트, 빼돌린 공사비와 같은 것들 말이다. 앞의 문단에서 언급한 내용은 실제로 지난 2월 17일 KBS를 통해 방송된 뉴스 리포트다. 터널 부실시공은 하루 이틀 보도된 문제가 아니었다. 예전부터 설계도대로 시공되지 않은 터널이 발견돼 꾸준하게 부실 논란이 제기됐다. 어쩌면 영화 을 제작한 김성훈 감독은 이런 뉴스를 접.. 더보기
<베테랑> 조태오는 악마인가? (2007)와 (2010) 사이는 류승완에게 이를테면 단절의 시간이었다. 이에 대해 주성철은 류승완만의 ‘오리지널리티’를 향하는 과정이었다는 주석을 달기도 했는데, 당시 류승완은 직접 그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이제는 내 취향의 전시뿐만 아니라 시대적 정서나 환경, 그리고 타이밍에 대한 고려도 중요하다고 여긴다. 더불어 내적으로는 언제나 장인으로서의 명품을 만들고 싶다.” 문화예술계 이곳저곳에서 ‘표절’ 문제로 화끈 달아올라 있는 지금. ‘오리지널리티’를 운운하는 것이 망설여지는 건 차치하더라도, 그게 ‘오리지널리티’든 ‘짜깁기’든 ‘오마주’든 ‘패러디’든지 간에 어쨌든 류승완이 이후 (2012)과 (2015)을 통해 확실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는 건 사실이니까. 말하자면 그의 변화란 액션 혹은 코.. 더보기
<암살>, 오락물과 시대극의 만남이란 아니나 다를까, 에 대해서도 수많은 상업적 걱정과 염려가 앞섰다. 심지어 어떤 기사에서는 지금까지 ‘일제시대’를 다룬 영화들의 저조한 흥행실적을 일일이 나열하며, 최동훈의 ‘천만’ 기록에 혹여 누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물론 상업적인 이해관계를 떠나서, (2004), (2006), (2009), 그리고 (2012)의 최동훈과 시대극의 만남이 어떻게 펼쳐질지 좀처럼 가늠하기 어려운 점은 있었다. 굉장히 개성적인 캐릭터들, 자극적이고 흥미를 유발하는 이야기. 이를테면 지금까지 최동훈의 영화는 철저히 만화적 상상력에 기반을 둔 오락물에 가까웠다. 그의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캐릭터와 이야기가 전부였다. 그와 그의 영화를 비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동훈은 오로지 캐릭터와 이야기만으로 영화를 유려하게.. 더보기
<국제시장>, 비판적으로 보기 위한 다섯 가지 팁 * 보기에 따라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요새 이 뜨거운 감자다. 하지만 오고 가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영화를 에두른다. 엄밀히 말해, 이 아니라 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고 해야 할 판이다. 사람들은 영화 속에서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요소들을 끄집어낸다. 그러니 정치적 대립 각을 세우게 되고, 피 튀기는 혈전이 불가피하게 된다. 나는 이 글에서 을 비판할 테지만, 영화 자체에 충실해 보려 한다. 곧, 이 글에 대한 원색적 비난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나는 예전 패기 어린 시절과는 달리 영화에 대해 한 마디로 평가 하지 않으려는 편이다. 그러므로 을 '졸작'이라고 단정지을만한 깜냥이 내겐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은 '별로'였다. 그 까닭을 아래 다섯 문항들로 나눠서 적어봤다. 또한 이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