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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세월호 농성장 앞 호국음악회, 충무공이 통곡할 일이다 오늘은 충무공 탄신일이다. 또 올해는 그가 태어난 지 4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동시에 해군 창설 70주년이라고 한다. 분명히 기념할 만한 가치가 있는 날이고, 즐겁게 맞이해야 할 날이다. 그런데 그게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앞에서라면? 고개를 갸웃할 일이다. 국가적 재난으로 아파하고 슬퍼하는 사람들 앞에서 ‘호국’을 외치며 음악회를 여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어제(27일) 광화문의 풍경은 둘로 나뉘어 있었다. 오늘 있을 나라사랑 호국음악회를 분주하게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세월호 진상규명 서명을 받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이순신 동상을 기준으로 앞에는 비통한 표정의 사람들이 뒤에는 오늘 있을 공연을 기대하는 표정의 사람들이 보였다.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는 행사를 여는 것에 문제의 소.. 더보기
세월호 1주년 팽목항에 다녀왔습니다 오늘 팽목항을 찾았다. 서울 고속터미널에서 진도터미널 그리고 팽목항까지 5시간여를 달려 마침내 도착했다. 나에게는 첫 번째인 곳, 누군가에게는 사무치는 마음을 부여잡고 수십 차례 방문했을 이 곳에는 일 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통과한 연후에도 무거운 기운이 가득했다. 팽목항의 시간은 여전히 2014년 4월 16일을 가리켰다. 1년이 지난 4월 16일의 이곳을, 이 사건을 잊지 못한 사람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고, 원혼을 달래기 위해 천주교, 불교 등의 종교 단체들도 함께했다. 진상 규명과 진실을 인양해달라는 노란 리본들도 곳곳에 묶여 여전히 나부꼈다. 2014년 4월 16일부터 21015년 4월 16일까지 사계절을 돌아왔는데도 결코 봄은 자리할 수 없었다. 더없이 부끄럽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방파제를 .. 더보기
자식 잃은 부모에게 비용 따지는 이들, 정상인가? 벌써 일 년이다. 지난 해 4월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삭발을 감행했다. 무엇이 자식 잃은 부모들을 원통하게 했는가.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상황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바로 이게 문제다. 국민들이 성금을 모으고,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하고, 유가족들이 광화문 광장에 그 오랜 시간 버텼음에도 대한민국의 시간은 2014년 4월 16일에 정지된 채 흐르고 있다. 물론 달라진 게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해경이 해체되고 국민안전처가 신설됐다. 세월호 선장을 비롯한 과실을 저지른 승무원들이 법의 심판을 받고 있다. 안전 규정을 꼼꼼히 점검하지 않은 공무원들과 제때 구조 명령을 내리지 않은 해경 간부 등도 직‧간접적인 처벌받을 예정이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세월호.. 더보기
충무공에 대한 단상(斷想) 며칠 전 광화문을 지나다가 이순신 동상 앞 세월호 유가족들의 천막이 눈에 들어왔다. 매번 무심결에 지나치던 천막에는 ‘여전히’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유가족은 자식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그곳에서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혹자는 이제 세월호법이 통과됐는데 왜 여전히 광화문을 ‘점거’하고 있냐며 그들을 공격하기도 한다. 이제 천막 주위에는 적막함이 가득하다. 용기 있는 누군가는 말한다. “여기서 가장 힘든 분들은 유가족들입니다. 그분들 힘내시라고 격려하는 게 저희들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젠 그런 말이 통하지 않는다. 세월호 사태가 일어난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그동안 소통은 온데간데없고 독선과 아집만이 가득했다. 그럼에도 용감한 시민들은 계속해서 등장했지만 유족.. 더보기
세월호 블랙홀? 핑계 좀 대지 말자 오늘(25일) 세월호 선체가 가라앉은 진도 앞바다에서 탐사작업이 시작됐다. 앞으로 있을 인양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 한다. 작업을 지켜보는 유가족들의 심정은 착잡하기 그지없었을 것이다. 기사를 바라보는 내 마음도 착잡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런데 해당 기사 주요 댓글들을 보고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꼈다. 그들은 유가족들을 감성팔이를 일삼는 무리로 지칭하고 있었고 세금이 아깝다며 성금으로 인양 작업을 하자고 했다. 살면서 저리 이기적인 유족들도 처음 본다고도 했다. 이해한다. 수색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던 사람들도 있었고 세월호 문제 자체가 정치적인 이슈로 부각된 점도 분명 없는 사실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게 모욕의 언어를 내뱉어야만 할까. 자식을 잃고 부모를 잃고 시신조차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