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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죽음'에 대하여 머리를 찧었다. 뒤통수를 부여잡고 황급히 손을 본 순간 흘러내리는 피가 보였다. 흥분이 착 가라앉는 느낌과 함께, '이게 뭐지'란 생각이 든 순간 아득했다. 응급실 병원 의자, 아픈 애기들의 울음소리를 BGM으로 CT 촬영을 기다리던 중 생각했다. 아직 젊다고만 생각한 나이, 나는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것은 내 몫이 아니라고만 생각했다.경계는 한 끗 차이였다. 2015년 12월, 한 해가 다 저물어가는 이 때, 한 해를 되짚어보면서 우리 모두가 주목했지만 곧 다시 잊어버렸던 '죽음'들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뭔가 멀게 느껴지지만, 이 모든 일이 채 1년도 지나지 않았다. 1. 할머니의 쓸쓸한 발인식 이번 달 7일 발인이었던 최갑순 할머니의 장례식은,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발.. 더보기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돌아왔다. 4‧29 재보선을 승리해서일까? 대통령의 언변은 거침없었다. “부정부패는 반드시 도려내겠다”, "국민의 염원을 거스르는 것은 개인의 영달과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를 하는 것" 등 특유의 거센 표현이 빠지지 않았다. 한 가지 빠진 게 있다면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측근들의 비리 의혹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날(4일) 박 대통령의 발언은 대부분 사람들의 예측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재보선 결과만 놓고 보면 야당이 완패한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기실 선거에서 승리한 건 여당이지만 ‘정부=여당’ 프레임이 굳건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재보선 승리로 모처럼 청와대의 분위기가 한껏 고무됐을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했을 박 대통령은 곧장 메시지를 내놓았다. 기가막힌.. 더보기
성완종 리스트를 풀어낼 주심과 부심, 검찰과 언론 얼마 전 축구심판 4급에 도전했다. 평소 축구를 즐기기 때문에 무난하게 따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필기시험과 체력시험을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통과했다. 실기에서는 보다 집중해서 교육에 임했고 그 결과 심판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아직 자격증이 나오지는 않았다). 지난 주말, 친구들과의 축구 경기에서 연습 삼아 주심을 봤는데, 선수로 뛸 때보다 배는 힘들었다.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반칙과 오프사이드를 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팠지만, 무엇보다 어려웠던 건 휘슬 불기였다. 조금이라도 늦게, 혹은 애매한 상황에 휘슬을 불면 선수들이 반발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검찰의 특별수사팀 구성은 시기적절해 보인다. 너무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타이밍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