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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푸디세이아] 12. 시장과 마지막 만둣국 명절이며 제사 때마다 시장을 간다. 이사를 온지는 채 오년도 되지 않건만, 시장만 따라 나온 것이 10번은 훌쩍 넘긴 것 같다. 많이는 안 산다고 하면서도 과일과 야채, 너무 커서 걱정인 밤, 썰어놓은 가래떡, 식혜, 제사용 과자 등등을 사고 나면 두 손 가득 짐을 들어도 다 못 들 때가 많다. 명절 때만 되면 온가족이 다 뛰쳐나와 고기를 파는 정육점에서 이번엔 찜갈비용 LA갈비를 3kg나 산 대신, 큼지막한 가오리나 먹음직스런 민어는 사지 않았다. 간소하게 본다고는 하지만 오가는 시간만 3시간 가까이 걸리는 길. 시장통에서 갓 튀겨내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 어묵과 뻥튀기 등을 사서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나눠먹으며 느릿느릿 집으로 온다. 짐을 다 내리고 냉장고에 넣고 보니, 만두를 덜 가져온 것을 그제서.. 더보기
분명 웃고 있는데 눈물이 나네요. <나의 판타스틱한 장례식> 나는 분명 웃고 있었다. 하지만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행복했다. 하지만 내 마음 어딘가는 울고 있었다. SBS의 추석 특집 드라마, 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이다. 웃고 있지만 울게 하고, 행복하지만 슬픈, 역설과 아이러니한 감정으로 가득한 드라마였다. 후속 기사에서 언급되었듯, 드라마는 명절 첫 아침부터 사람들을 울렸다. 대부분의 댓글은 이랬다. 하릴없이 아침에 뒹굴다 TV를 틀었는데, 보다보니 자세를 고쳐 앉게 되었고, 결국엔 눈물 콧물을 쏙 빼고 말았다고. 정확한 표현이었다. 나 역시 드라마를 보며 똑같은 과정을 겪었다. (옆에 부모님이 계셔 눈물 콧물은 가까스로 참아냈다) “우리가 삶을 사랑하는 것은 삶에 익숙해져서가 아니라, 사랑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니체의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