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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죽음'에 대하여 머리를 찧었다. 뒤통수를 부여잡고 황급히 손을 본 순간 흘러내리는 피가 보였다. 흥분이 착 가라앉는 느낌과 함께, '이게 뭐지'란 생각이 든 순간 아득했다. 응급실 병원 의자, 아픈 애기들의 울음소리를 BGM으로 CT 촬영을 기다리던 중 생각했다. 아직 젊다고만 생각한 나이, 나는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것은 내 몫이 아니라고만 생각했다.경계는 한 끗 차이였다. 2015년 12월, 한 해가 다 저물어가는 이 때, 한 해를 되짚어보면서 우리 모두가 주목했지만 곧 다시 잊어버렸던 '죽음'들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뭔가 멀게 느껴지지만, 이 모든 일이 채 1년도 지나지 않았다. 1. 할머니의 쓸쓸한 발인식 이번 달 7일 발인이었던 최갑순 할머니의 장례식은,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발.. 더보기
호들갑이 어때서? 한 주간 정치권에서 일어난 일들은 ‘호들갑’이라는 단어로 간단하게 정리된다. 호들갑은 경망스럽고 야단스러운 말이나 행동을 의미한다(국립국어원 참고). 그런데 이 말은 꼭 국문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흔히들 쓰는 말이다. 일상에서 쓰는 말이니 일상어라 할 수 있겠다. 필자는 국문학도다. 하지만 국어 쪽엔 영 자신이 없다. 모르는 한자어, 고유어가 수두룩하다. 달리 말해서 국문학을 전공했음에도 국어에 대한 지식은 그리 깊지 않다. 그러나 이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다. 호들갑은 예의 있는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용이 제한되는 비속어는 아니다. 누군가 당신에게 “호들갑 좀 떨지 마라”고 한다면?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먼저 당신이 호들갑을 떨고 있지 않은 상태, 조금 과장해서 아무런 행동도 취하고.. 더보기
메르스 괴담 이면에는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방귀 뀐 놈이 성낸 꼴이다. 초기 질병의 확산을 막지 못한 채 괴담 유포자 엄벌만을 외치는 정부의 모습 말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는 벌써 18명으로 늘어났고,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 1명이 사망했으며, 격리 대상자들 역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물론 근거 없는 괴담은 사람들에게 필요 이상의 불안감을 심어준다. 더군다나 요즘 같은 모바일 시대에 괴담의 전달 속도는 상상 초월이다. 최초의 괴담은 사람들에게 공유되면서 점점 살을 붙인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괴담의 내용은 사람들에게 공포로 다가온다. 이 과정에서 흔히 객관적인 사실은 생략되거나 왜곡된다. 보건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면서 경찰이 괴담 유포를 차단하는 데 공을 들이는 이유다. 실제로 ‘A병원에 가면 메르스에 감염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