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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국수

[푸디세이아] 19. 취재 후의 잔치국수 답답한 마음에는 출구가 없다. 삶은 이를테면, 아무리 기를 쓰고 봐도 답을 알 수 없는 거시경제학 문제와 같다. 이제까지의 모든 삶을 부정하는 듯한 막막함에는 샛길조차 없다. 올해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미래는, 르뽀를 쓰기 위해 스스로를 내던져 조우했던 잊혀진 도시의 기억과 같다. 알 수 없다. 그 어딘가에는, 정답이란 게 있는 것일까. 겨울 어느 날 2시간 내내 동네를 빙글빙글 돌며 맞췄던 퍼즐은 끝내 완성할 수 없었다. 길은 보였지만, 삶을 내던져 그 답을 끄집어 올려낼 자신이 없었다. 동네의 옛 이름에 인상이 변해가는 방앗간집 남자들, 고개를 돌리며 신경질을 냈던 노인. 전화 너머로 프로파간다와 신념과 공식적 멘트를 쏟아냈던 이들과, 마치 허상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온라인.. 더보기
[푸디세이아] 5. 학교 앞 멸치국수, 오뎅 추가 벌써부터 머릿속이 온통 낯선 경제학자들과 정치학자, 정당 관련 이론들과 제도경제학적, 정치인류학적 내용들로 포화가 되기 시작한 한 달이다. 바빠져야겠다고 스스로 무덤을 판 결과라 어디 누구한테 딱히 하소연할 곳도 없다. 공부를 하고 지식을 쌓는 일은 빠져들면 진심으로 재밌는 일이지만 부끄럽게도 꾸준히 앉아 뭔가를 공부해본지가 너무 오래된 일이라 사실 사는 것이 영 만만하지가 않다. 지금의 삶과는 달리, 머릿속에서 딱딱 정리가 깔끔하게 돼 있는 기분을 선호하는데, 뭔가를 정리하기도 전에 책장이 와르르 쏟아져 내려오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그 때문일까. 아침 수업이라 아침을 먹고 출발해도 수업을 다 듣고 나면 배가 고파 꼭 빵을 한두 개를 사먹는데, 오늘은 그럼에도 여전히 배가 고프다. 설상가상으로 망중한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