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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개편 맞은 비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우려 “하차한 것을 굳이 미화하고 싶지 않다. 떠난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서운한 마음이 든다.” 비정상회담 MC 성시경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이다. 김희정 PD와 다른 출연자들은 “하차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 않다”며 하차한 출연진들과 돈독한 우정을 드러낸 것과 대조적이다. 나는 솔직히 성시경의 이런 태도가 훨씬 ‘쿨’하게 느껴졌다. 애써 에둘러 표현하거나 포장하는 것보다는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쿨cool’한 태도에 더 적합하지 않을까? 멤버 교체는 이미 일어난 일이다 멤버 교체에 대한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12명 중에서 6명을 교체했으니 그도 그럴 법하지만 논란의 핵심은 교체되는 멤버의 수가 아니라 교체 이유다. 김 PD는 “다양한 국가들의 모습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이유를 밝혔지만 뭔가 떨떠름한 게.. 더보기
유승민의 자진사퇴가 답일까? 단단히 뿔이 난 듯하다. 메르스 때문에 가뜩이나 힘들어 죽겠는데 야당이 내놓은 국회법 개정안을 들어준 여당 원내대표가 마음에 들 리 없다. 아무리 그래도 배신이란 말까지 써가며 과도한 위압감을 줄 필요까지 있었나 싶다. 박 대통령의 발언 이후 주말 일부 종편 채널에는 자칭 애국보수주의자라는 이들이 나와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이 정도면 대통령의 발언은 효과 만점이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유 원내대표는 몸을 낮췄다.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앞으로 당청관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솔직히 그가 왜 사과를 했는지 진정으로 사과할 마음을 느끼는지 궁금하다. 사과에어떤 확실한 잘못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 대통령의 심중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것? 야당과 각을 세우지 않고 .. 더보기
표절 논란보다 더 실망스러운 작가와 출판사의 태도 소설가 이응준이 신경숙 작가의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그 글은 파장이 컸다. 대중들의 실망은 신경숙 개인을 넘어 문학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신 작가의 해명과 창작과비평사(이하 창비)의 대응방식은 안일했다. 필자는 소설을 좋아하지만 그만큼 소설을 잘 알고 있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래서 이번 논란에 대해 ‘표절이다’, 혹은 ‘표절이 아니다’라고 확신하지 못한다. 논란이 된 신경숙의 을 읽어보지 못했고, 표절의 원전인 미시다 유키오의 역시 접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논란이 된 구절들을 비교한 뒤 가장 처음 든 생각은 ‘비슷하다’였다. 남녀의 격렬한 정사 장면과 남녀의 심리를 표현한 대목이 너무도 유사했기 때문이다. 오래전 '금각사' 외에는 읽어본 적이 없는 작가로 해당 작품 '.. 더보기
호들갑이 어때서? 한 주간 정치권에서 일어난 일들은 ‘호들갑’이라는 단어로 간단하게 정리된다. 호들갑은 경망스럽고 야단스러운 말이나 행동을 의미한다(국립국어원 참고). 그런데 이 말은 꼭 국문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흔히들 쓰는 말이다. 일상에서 쓰는 말이니 일상어라 할 수 있겠다. 필자는 국문학도다. 하지만 국어 쪽엔 영 자신이 없다. 모르는 한자어, 고유어가 수두룩하다. 달리 말해서 국문학을 전공했음에도 국어에 대한 지식은 그리 깊지 않다. 그러나 이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다. 호들갑은 예의 있는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용이 제한되는 비속어는 아니다. 누군가 당신에게 “호들갑 좀 떨지 마라”고 한다면?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먼저 당신이 호들갑을 떨고 있지 않은 상태, 조금 과장해서 아무런 행동도 취하고.. 더보기
메르스 괴담 이면에는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방귀 뀐 놈이 성낸 꼴이다. 초기 질병의 확산을 막지 못한 채 괴담 유포자 엄벌만을 외치는 정부의 모습 말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는 벌써 18명으로 늘어났고,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 1명이 사망했으며, 격리 대상자들 역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물론 근거 없는 괴담은 사람들에게 필요 이상의 불안감을 심어준다. 더군다나 요즘 같은 모바일 시대에 괴담의 전달 속도는 상상 초월이다. 최초의 괴담은 사람들에게 공유되면서 점점 살을 붙인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괴담의 내용은 사람들에게 공포로 다가온다. 이 과정에서 흔히 객관적인 사실은 생략되거나 왜곡된다. 보건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면서 경찰이 괴담 유포를 차단하는 데 공을 들이는 이유다. 실제로 ‘A병원에 가면 메르스에 감염된다’.. 더보기
또 다시 농구계를 찾아온 승부조작의 악령 또 다시 승부조작이다. 지난 25일 SBS는 현직 프로농구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다수 언론에 의해 확인된 연루자는 안양 KGC인삼공사의 전창진 감독인 것으로 드러났다. 2년 전에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한국 농구계의 아이콘, 강동희 전 원주 동부 감독이었다. 그는 2011년 불법 스포츠도박 브로커에게 4700만원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2013년 징역 10개월과 추징금 47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에 농구팬들은 분노했고 그로 인해 농구계는 홍역을 앓았다. 불과 2년 만에 같은 맥락의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전 감독이 일부러 기량이 떨어지는 후보 선수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경기에 패하고, 그것도 모자라 큰 점수 차로 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는 혐의는 코미디에 가.. 더보기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공개토론회가 남긴 세 가지 화두 개인적으로 북 콘서트, 저자와의 대화 등의 행사를 좋아하지 않는다. 책을 감상하고 해석할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그럼에도 (이하 ) 공개토론회를 신청하고 직접 찾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책의 내용을 우리나라 현실에 적용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비가 내리는 애꿎은 날씨 탓에 토론회는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늦게 시작됐다. 청년기고가 노정태 씨가 사회를 맡았으며 김민전 경희대 교수,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 이상돈 중앙대 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진보와 보수, 중도를 아우르는 적절한 패널 구성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칭은 공개토론회였지만 실상은 각 학자들의 해석을 듣는 자리였다. 시간 관계상 독자들의 질문은 3개밖에 나오지 않았고 따라서 아쉬운 마음도 컸던 게 사실이다(준.. 더보기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 아베의 역사왜곡과 다를 게 없다 노래에는 힘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힘이다. 그런데 노래 하나가 사람들을 둘로 나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노래에 대한 국가보훈처의 입장이 분열을 만들어냈다. 5‧18을 상징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한 이야기다. 국가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는 이유를 들며 국민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며 합창 방식을 선택했다. 여기에 작사가인 황석영 씨가 90년대 방북 경력이 있다는 이유도 추가로 들었다. 그러나 노래가 처음 등장한 건 1981년이고, 노래가 북한영화에 배경음악으로 사용되고 황 씨가 방북한 시기는 그 이후의 일이다. 보훈처의 설명이 동의되지 않는 배경이다. 사실 이 노래는 1997년 5‧18 민주화운동이 정부 공식 기념일로 제정된 이후 .. 더보기
씁쓸함과 고민거리를 남긴 예비군 총기사고 기어코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다. 두 달 전 예비군을 다녀온 터라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뉴스채널과 종편방송 등에선 하루 종일 예비군 총기사고를 다뤘다. 총기를 난사한 예비군을 포함해 2명이 사망했고, 부상당한 3명 중 1명은 머리에 관통상을 입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라 한다. 사고 후 국방부는 사고대책반을 구성해 후속조치를 취했고, 한민구 국방장관은 희생병사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하지만 희생자와 가족들에겐 사실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나 다름없다. 서울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의 총기사고 비극을 해결하기 위해선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고민을 해야만 한다. 국방부의 종합발표가 있어야 확실하겠지만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예비군 총기 관리‧감독 부실이라 할 수 있다. 사고를 일으킨 최모 씨(23)가 어떤 .. 더보기
‘잔혹동시’ 뒤 숨어 있는 진짜 문제는 ‘학원 가기 싫은 날’ 이른바 ‘잔혹동시’라 불리는 ‘학원 가기 싫은 날’을 접한 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2가지 이유에서였다. 첫째는 세간의 평가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시가 잔인하다고 느꼈기 때문이고, 둘째는 그 같은 잔혹한 표현의 원인이 제목에서 드러나듯 학원에 있다는 점이었다. 도대체 이 아이는 얼마나 학원에 가기 싫었으면 이런 표현을 쓰면서까지 시를 썼을까? 하지만 ‘잔혹동시’ 논쟁은 전혀 다른 측면에서 진행됐다. ‘아이의 정신상태가 의심이 된다’ ‘잔혹함을 넘어 패륜성이 엿보인다’ ‘동시로는 적합하지 않다’ 등의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 과정에서 출판사는 논쟁이 확대재생산 될 것을 우려해 시집을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시를 쓴 아이의 어머니인 시인 김바다 씨는 출판사의 결정에 반발하기도 했지만 결국 받아들였다. .. 더보기